[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지난 7일 일본의 인기 만화 중 하나인 '은혼'의 실사영화판이 한국에 공개되었다. 영화 '은혼'은 2010년 일본에서 개봉했던 '은혼' 애니메이션 극장판 '신역홍앵편'을 그대로 실사화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해당 애니메이션은 일본 현지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으며 '은혼' 열풍에 크게 기여한 바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일본의 인기게임 '드래곤 퀘스트'을 패러디한 드라마 '용사 야시히꼬' 시리즈를 연출한 후쿠다 유이치는 이 '신역홍앵편'을 바탕으로 실사영화하는 데 주력했고, 최대한 원작에 가깝게 연출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은혼'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 실사영화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원작의 맛이 살아나지 못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그래서 실사영화판과 원작 애니메이션 극장판, 어느 점에서 차이가 나는 지 자칭 '은혼' 마니아가 직접 짚어보았다.

 

1. 영화 '은혼', 애니메이션 극장판 '신역홍앵편' 기반이라고 하는데...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 극장판의 첫번째 차이점은 바로 이야기다.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은혼'을 잘 모르는 관객들도 가장 이해하기 쉬우면서 단조롭고 권선징악 구도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애니메이션 극장판 '신역홍앵편'을 기반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사영화는 '신역홍앵편'에서 원작 만화의 독립 에피소드인 '쇼군의 투구벌레 잡기'를 도입부에 집어넣으며 영화만의 성격을 강화하려고 했다. 즉, 초반부는 애니메이션 극장판에는 없는 내용.

 

2. '신역홍앵편'에선 존재감도 없던 진선조의 중요도가 커졌다
'은혼' 원작에서 '해결사 3인방(긴토키, 신파치, 카구라)' 못지 않게 큰 존재감을 차지하는 집단이 있는데 바로 '진선조'다. 일종의 경찰 집단이나, 해결사 3인방 못지 않게 개그와 패러디, 진지한 액션을 담당하며 많은 '은혼' 팬들에게 사랑받았다. 하지만 해결사 3인방에게 초점이 맞춰진 '신역홍앵편'에서는 진선조의 비중은 없다고 볼 정도로 미비했다. 처음과 후반에 나오면서 사건을 수습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실사영화에선 반대로 직접 '귀병대'와 전투하는 등 비중이 컸다.

 

3. 귀병대의 또다른 인물 '카와카미 반사이'가 안나온다?
영화에 등장하는 사카타 긴토키의 오랜 전우이자 적으로 돌아선 '다카스키 신스케'와 현재 체제를 뒤엎기 위해 그가 조직한 과격테러집단 귀병대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이 바로 이 '신역홍앵편'이었다. 물론 실사영화판에도 이 귀병대는 등장했다. 단 한 사람 카와카미 반사이를 빼고 말이다. 항상 선글라스에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면서 전투시엔 샤미센으로 공격하는 인물이다. '신역홍앵편'에서 많이 등장하지 않아서인지, 영화에선 아예 없는 인물이 되어버렸다.

 

4. 긴토키 VS 신스케의 1대1 대결? 애니 극장판에선 사실 나오지도 않았다.
이 '신역홍앵편'이 주목받았던 것은 과거의 전우였던 긴토키와 신스케가 적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실사영화판에서는 두 사람의 1대1 대결장면도 연출하여 극의 긴장감을 올려놓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이 두 사람은 이 이야기에서 단 한 번도 칼 대 칼로 맞붙은 적이 없다. 정작 원작에서는 '장군암살편'이 되어서야 두 사람의 진정한 대결을 관람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긴토키와 그의 전우 '카츠라' 두 사람이 애니 극장판에서 선보였던 전투 장면이 극장판에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5. 실사영화에서만 나오는 패러디: '천년돌', '건담', '원피스',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등등
그렇다고 '은혼'의 실사영화가 "너무 재미없어요", "별로에요"였던 건 아니었다. 후쿠다 유이치가 나름대로 '은혼'의 콘셉트에 맞게 원작식 패러디와 애드리브를 살려내려고 했다. '천년돌'이라는 별칭을 지닌 하시모토 칸나가 카구라 분장으로 천년돌 포즈를 취하면서 패러디하는가 하면, '건담' 시리즈의 '샤아 자쿠'가 언급되는가 하면, '원피스'의 '악마의 열매'가 등장하고,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에 나오는 글라이더를 타고 긴토키는 귀병대 전함으로 쳐들어갔다.

syran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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