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그저 '서울시극단의 연극 중 하나'로 두기에 아쉬운 작품이다.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는 인간 내면의 여러 모습이 어떠한 외부의 작은 균열로 인해 순식간에 드러나는 작품이다. 인간에 대한 탐구를 꾸준히 해왔던 장우재 작가와 김광보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러한 면모를 잘 드러나게 한다.

여느 때와 다름 없는 허름한 동네 빌라의 풍경을 기가 막히게 적확하게 묘사하면서도 그 안에 메시지가 담긴 간결한 대사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애초에 하나로 묶을 수 없는, 서로 다른 '사람들'일 뿐인 진보진영의 분열, 악마를 잡기 위해 악마가 된 사람들, 평생을 선이라 믿으며 악을 행해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뒤섞여서 우리 사회의 민낯 위에 고스란히 올려진다.

이를 실제로 무대 위에서 해내는 인물들에게 빨려들다 보면 어느새 관객의 뇌리에는 하나의 큰 물음만이 남는다. 타인에게 가해지면 폭력적일 수도 있고, 스스로에게 주어지면 복잡하기도 한 '왜?' 라는 물음이.

허름한 빌라, 옥상 창고의 고물, 옥상밭에 매달린 고추와 강아지는 대체 무엇을 잘못했을까.

* 공연 정보
- 공연 제목 : 옥상 밭 고추는 왜
- 공연날짜 : 2017. 10.13. ~ 10.29.
- 공연장소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 작 : 장우재
- 연출 : 김광보
- 출연배우 : 이창직, 유성주, 최나라, 이지연, 장연익, 김남진, 문경희, 한규남, 백지원, 문호진, 한동규, 고수희, 구도균, 이창훈, 송종현, 강주희, 박진호, 정대곤, 장석환, 김유민, 신정웅, 유원준, 한정훈, 박현
-'연뮤'는 '연극'과 '뮤지컬'을 동시에 지칭하는 단어로, 연극 및 뮤지컬 관람을 즐기는 팬들이 즐겨 사용하는 줄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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