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한성백제 문화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등재와 관련해 백제를 알리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한성백제 문화유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한 기념공연이 열린다. 백제 신화가 판타지 액션 뮤지컬로 다시 깨어난 것이다. 뮤지컬 '매의 아들'이 지난 10일부터 11월 8일까지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다. 우리금융아트홀은 올림픽공원에 있는데, 이곳은 한성백제의 왕성 중 하나인 몽촌토성이 있는 곳이다. 이곳은 약 2천 년 전, 백제인들이 꿈꿨던 세상이고 그 역사가 현재와 미래로 이어지고 있는 장소다.

한류의 기원, 그 현장에서 막이 오르는 뮤지컬 '매의 아들'은 약 천 석의 대형공연장에서 50여 명의 출연진이 참여해 창작뮤지컬로는 대규모로 만들어지는 작품이다. 백제의 왕자 '부여구'가 계왕의 반란으로 다친 몸으로 대장장이 마을로 들어오게 되고, 그곳에서 백제의 건국을 이끈 청년 온조가 등장한다는 내용이다.

뮤지컬 '매의 아들'의 프레스콜이 13일 오후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진행됐다. 약 한 시간의 하이라이트 시연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성우 출신의 최재익 제작총감독이 진행을 맡은 가운데, 작곡도 겸한 송시현 연출, '부여구'를 맡은 오원빈, '선화'를 연기한 한수연, '고흥' 역의 아이돌 그룹 AJAX 멤버 맹윤영, '온조' 역의 이동웅이 참석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부여구'를 맡은 오원빈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지난주부터 초연이 시작됐다. 소감을 듣고 싶다.
ㄴ 최재익 : 작품이 송파구 대표 뮤지컬로 지정됐다. 송파구에선 내년 한성백제문화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백제를 알리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 확신하고, 사명감 있게 이 작품에 임하고 있다. 노래 가사 하나하나 들어보면 백제가 가지고 있는 정신과 의미, 온조왕과 근초고왕이 어떻게 백제를 건국하고 나라를 건설했는지에 대한 정치 철학 등을 녹여내리 했다.

송시현 : 저와 함께 연출을 진행해주신 송주현 연출도 있지만, 두 사람과 이번에 같이 연출했다. 3년 전부터 작곡부터 시작해 연출까지 꾸준히 작업했던 작품이라 자신 있고 즐거운 마음이었다. 하지만 창작뮤지컬 모두가 그렇지만, 첫 공연이 임박하면서 느껴온 압박감이 60편 작품을 만들어오면서 이번이 가장 심했다. 뮤지컬 이전에 대중음악을 작곡하거나 노래를 하는 가수였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가 가진 한류의 당위성과 자부심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작품을 쭉 진행하다 보니 우리 민족 최초의 한류 원조가 바로 저희가 이야기하는 근초고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적으로 최초의 다문화 정책을, 바다를 통해 전 세계에 나아가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이 있다. 이런 점을 느낀 것이 즐거웠고, 사명감도 들었다.

오원빈 : 사실 제가 다른 분들보다 조금 늦게 팀에 합류했다. 검무 전투 씬 등 다양한 작품의 좋은 점들이 있다. 정말 정신없이 연습했고, 부담도 됐지만, 감사히 생각하고 열심히 배우면서 공연 중이다. 이번 공연도 잘 할 테니 많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 한수연(왼쪽)과 맹윤영(오른쪽)이 각각 '선화'와 '고흥'을 연기하고 있다.

한수연 : 이번 작품은 공개 오디션을 도전하면서 임하게 됐다. 창작 초연이라 큰 매력을 느꼈다. 나름으로 열심히 연습에 임했고, 매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것이 제 각오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

맹윤영 : 아이돌 그룹 활동을 하다 뮤지컬 첫 출연을 하게 되어 긴장도 되고 설렘도 있었다. 주변 멤버나 회사 식구분들이 조언해주셨고, 같이 연기하는 배우 형, 누나들도 같이 해주셔서 '첫공'까지 서게 됐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

이동웅 : 크게 말하면 저에게 소중한 작품이다. '온조'를 하면서 온조 왕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부여구'(젊은 근초고왕)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에 대해 노력했다. 열심히 한 만큼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 이동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출하면서 어떤 부분에 힘을 주어서 무대연출을 했나? 음악적으로도 어떤 연출이 있었나?
ㄴ 송시현 : 백제 시대는 우리에게 고증으로 남겨진 자료가 많지 않다. 그 부분에서 더 큰 매력을 느꼈다. 상징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부분이 역으로 더 많이 있을 것 같았다. 음악으로 백제 시대의 국가를 생각해봤다. 서곡은 우리 입장으로 보면 백제의 '애국가' 같았고, 후렴구처럼 나오는 "오에오에 어이야차"는 백제의 '아리랑' 같이 정치적, 정서적으로 꾸며봤다.

공연 중간 '신녀'가 등장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무당과 굿, 행위예술들이 사실 초기엔 이러한 것이 아니었겠느냐는 것을 배우들과 고민하면서 넣게 됐다. 포괄적으로 지금 꾸며놓은 무대의 메커니즘이 어떻게 보면 흔할 수 있지만, 사실 엄청나게 도전적이고 실험적이다. 암전보다 컷 아웃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등장 퇴장 사이의 템포가 매우 빠르다. 러닝타임은 2시간이 훌쩍 넘지만, 관람할 때 템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연출자의 입장이다.

'매의 아들'에서 '매'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ㄴ 송시현 : 매의 아들에서 매가 의미하는 것은 백제다.  오늘날 우리 국화가 무궁화이듯이, 국가를 상징하는 가장 큰 매개체가 백제에선 매였다. 모든 문양이나 깃발이 매를 사용했다. '매의 아들'은 백제의 아들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저희 작품에서 가장 재미있던 시도는 300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온조'와 '근초고왕'이 만나는 것이다. '매'를 상징하는 '온조'는 준비하는 자, '근초고왕'은 활기차게 하고 완성하는 자의 의미가 있다. 그래서 제목을 '매의 아들'로 정하게 됐다.
 

   
▲ 송시현 연출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근초고왕'의 가장 큰 업적은 무엇인가?

ㄴ 송시현 : 지금 한성백제의 이 땅에 두 개의 왕성을 쌓은 것이 크다. 쉽게 말하면 고대 국가를 우리 민족에서 가장 명분 있게 완성한 왕이다. 문화 예술적, 정치적 메커니즘은 고구려, 신라가 감히 넘볼 수 없을 정도로 완성한 왕이다. '온조' 못지않게 '근초고'에 대한 역사적 부각을 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왜 '근초고왕'이 재위하기 전의 이야기를 다뤘나?

ㄴ 최재익 : 이야기를 만들면서 모태가 된 것이 '이도한산', '근초고'라는 행사성 뮤지컬이었다. 근초고왕의 업적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를 했다. 이 작품이 왜 왕이 되기 직전의 이야기를 했냐면, 관객들을 위한 재미라고 본다. 역사적 사실을 다큐멘터리로 꾸며내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 '근초고'에 접근하려 했다. 근초고왕이 고난을 겪는 내용은 저희가 만든 이야기다. 이런 역경을 이겨내 그 후 훌륭한 왕이 될 수 있다는 '근초고왕 비긴즈'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토의를 많이 해서 근초고왕의 재위 기간이 아니라 어떻게 왕이 될 수 있는지를 온조의 건국 이야기와 같이 넣게 됐다. 백제는 온조가 하루아침에 세운 것도 아니고, 300년에 걸쳐서 만들어진 것이다. 고증 적으로 무대에서 미약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이 부분은 앞으로 2~3차 공연을 하면서 고쳐나가도록 하겠다.

   
▲ 뮤지컬 '매의 아들'의 한 장면.

이 작품을 통해 어떤 의미를 전하고 싶었나?
ㄴ 송시현 : 우리는 보통 서울시의 역사를 조선 시대 '정도 600년' 정도만 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역사책이나 교과서에도 그렇지만 백제 시대의 수도가 한성 백제였기 때문에, 작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서울시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되면 서울시의 역사는 2천 년이 된다. 감히 말하면 이탈리아 로마, 그리스 아테네 등 굴지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국민적 자부심을 고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공연하면서 채워 넣고 싶은 장면이 외국 사신의 등장 장면을 더욱 강조해 세계 안에서 '근초고'를 부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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