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매의 아들' 출연 배우들이 '운명은 역사가 되리' 넘버를 부르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온조, 근초고를 통해, 나아가 백제의 부흥과 희망찼던 시절을 통해서 오늘날을 재조명하고 희망을 불어넣는 것이 제작진의 꿈이었다."

한성백제 문화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한 기념공연이 열린다. 백제 신화가 판타지 액션 뮤지컬로 다시 깨어난 것이다. 뮤지컬 '매의 아들'이 오는 10월 10일부터 11월 8일까지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다. 우리금융아트홀은 올림픽공원에 있는데, 이곳은 한성백제의 왕성 중 하나인 몽촌토성이 있는 곳이다. 이곳은 약 2천 년 전, 백제인들이 꿈꿨던 세상이고 그 역사가 현재와 미래로 이어지고 있는 장소다.

한류의 기원, 그 현장에서 막이 오르는 뮤지컬 '매의 아들'은 약 천 석의 대형공연장에서 60여 명의 출연진이 참여해 창작뮤지컬로는 대규모로 만들어지는 작품이다. 백제의 왕자 부여구가 계왕의 반란으로 다친 몸으로 대장장이 마을로 들어오게 되고, 그곳에서 백제의 건국을 이끈 청년 온조가 등장한다는 내용이다. 두 인물은 약 300년이라는 시간의 차이가 있는 실재 인물이다. 어떻게 이들이 한 자리에 등장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비밀은 16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한성백제박물관 백제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이날 제작발표회엔 송시현 연출 및 작곡, 송주현 공동연출, 강세영 음악감독 등 스태프를 비롯해 '부여구'를 맡은 오원빈과 장은철, '선화'를 연기한 한수연, 최지이, '온조' 역의 이동웅, '고흥' 역의 맹윤영, 임강원이 참석해 무대 인터뷰를 진행했고, 솔로와 듀엣으로 이뤄진 갈라쇼 공연과 합창 공연이 이어졌다. 성우이자 제작총감독을 맡은 최재익과 '과부댁'을 연기한 장유경이 진행을 맡은 가운데,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소감을 들어본다.
 

   
▲ 뮤지컬 '매의 아들' 출연 배우들이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매의 아들'은 어떤 작품인가?
ㄴ 송시현 : 누구나 '매의 아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의 아들'은 부여구를 이야기하고 있다. 부여구는 훗날 백제의 최전성기를 누린 근초고왕이 된다. 작품은 300년이라는 기간을 두고 태어난 온조와 근초고왕의 청년기가 교차하는데, 작품을 구상하면서 성공적이라 생각하는 장면은 이 둘이 교차하면서 만나는 것이다. 뮤지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판타지다. 30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뛸 수 있는 어떤 장치가 있었을까에 초점을 두면 재미있을 것 같다. 이 두 주인공의 감정적 변화를 포인트로 보시면 좋을 것 같다. '매의 아들'인 부여구는 오늘날 우리를 대변할 수 있는 훌륭한 젊은이라 생각한다. 관객 중에도 훌륭한 젊은이들이 있을 텐데, 다가오는 우리 역사 앞에 준비되고 완성하는 자가 되길 바라며 작품을 만들었다.

'매의 아들' 만의 매력 포인트는?
ㄴ 송주현 : '매의 아들'이라는 제목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전신이라 할 수 있는 2013년 '이도한산', 지난 1월 '근초고' 등 작품을 거쳐 오늘 '매의 아들' 제작발표회까지 힘써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싶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재미 등 여러 부분에 신경을 썼다. 드라마 속에 또 다른 이야기의 드라마가 나오는 장면도 있다. 300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온조', '근초고'와의 조우 장면이라든지, 우리가 익히 역사적으로 알고 있는 기본 장치와 다른 또 다른 이야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혹시 이러진 않았을까 등에 테마를 두고 있다.

송시현 : 재미난 장치 너무 많아서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공연 속의 공연이 있는데, 기억전달자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다루는 역사는 과거 문자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기엔 어른을 통해 아이에게 전달되고, 그 아이가 커서 후손에게 전달되었다고 본다. 부여구가 등장하는 마을엔 기억전달자들이 있어서 300년 동안 온조의 유지를 남겨주는 퍼포먼스 부분이 있다. 힘을 주는 장면이라 이 정도만 말하고, 실제로 보시면 재밌을 것 같다.
 

   
▲ 송시현(왼쪽), 송주현(오른쪽) 두 연출가가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조선 시대나 고려 시대처럼 실록이나 사서가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파편 같은 정보들만 있어서 역사를 예술로 승화시키기엔 백제가 참 좋았다. 그것도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좋은 사료들로 자료들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인숙 관장님 등 좋은 분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리고 싶다.

지난해 개막한 뮤지컬 '온조'와 다르다고 하는데 정확한 차이점은 무엇인가?
ㄴ 최재익 : 송파구에서 계속 공연한 '온조'가 있어서, 그 작품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다. 같은 장소와 기간에 했지만,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 '온조' 공연이 잘 됐지만, 송파구나 한성백제박물관 입장에서 저희 작품의 좋은 점이 있다는 판단에 지원작으로 선정했다. '온조' 공연을 했을 때도 '근초고'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도한산', '근초고'를 통해 이어져 온 저희 작품은 새롭게 기획됐고, 연출부터 제작사, 배우까지 하나도 겹치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작품의 넘버가 상당히 많다. 특징이 있다면?
ㄴ 강세영 : 매의 아들이 송스루(Song Through,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하는 뮤지컬) 형태다. 그래서 넘버가 많은데, 장르도 많다. 탱고도 있고, 팝, 그루브적인 요소도 있다. 송시헌 대표님이 작곡하셨을 때 우려된 것은 이 많은 것들이 작품에 조화될 수 있을까였다. 하지만 배우분들이 잘 소화해 주셨고, 연출님이 잘 잡아주셨는데 이게 창작뮤지컬의 묘미인 것 같아서 좋았다.

'선화'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소감을 말해 달라.
ㄴ 한수연 : '매의 아들'은 저에게 도전이라는 의미가 컸다. 처음으로 하는 시대극이다. 항상 현대극만 접하다가 "왕자님"이라는 대사도 하게 됐고, 서곡을 할 때도 처음 불러보는 음을 내보기도 했다. 뮤지컬을 여태까지 해보면서 처음 내보는 고음이라 지금도 극복하고 있고 열심히 하고 있다. (웃음) 많이 와주셔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최지이 : 저와 많은 연결고리가 있다. 제 나이를 밝힐 순 없지만, 제 나이만큼 송파구민으로 살고 있다. 뮤지컬 '매의 아들'이 송파구 지원으로 만들어졌는데, 송파구민으로 자랑스럽다. 두 번째는 뮤지컬 '이도한산', '근초고', '매의 아들'까지 세 작품에 모두 출연할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 개인적으로 제 '최애정작'이 될 것 같다. 책임감도 느끼고 있어서, 무대 위에 살아있는 '선화'를 연기하겠다.
 

   
▲ (왼쪽부터) 한수연, 장은철, 오원빈, 최지이가 포토타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온조'와 '부여구'를 연기하게 된 소감은?
ㄴ 이동웅 : '온조'를 맡으면서 '온조'에 대해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부여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줘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열심히 하고 있다. '매의 아들'은 저뿐 아니라 배우들에게 사랑인 작품이니 기대 많이 해 주셨으면 좋겠다.

오원빈 : '매의 아들'이라는 큰 공연에 초연으로 참가해서 영광이다. '고흥' 역을 맡은 막내 다음으로 제가 어리다. '삼총사'라는 뮤지컬을 저 나이 때 해서 많이 공감 가고 챙겨주고 싶다. 이번 작품에 참여하면서 모범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매의 아들' 작품은 예전에 백제 역사 공부를 하면서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됐고 연기적인 것도 많아서 좋아하는 작품이다. 열심히 하겠다.

장은철 : 저도 지이 씨처럼 '이도한산'부터 시작을 함께했다. 우리나라의 역사인데, 역사를 많은 분께 자세하게 보여드리고 싶다. 그런 '부여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선생님과 선배님, 많은 동생이 저에게 힘을 주고 있어서 이번 '매의 아들'이 대박날 것 같다.

첫 뮤지컬 데뷔작이다. 소감이 있다면?
ㄴ 맹윤영 : 소속사에 레인보우, 카라 선배님이 뮤지컬을 많이 접하셔서 조언을 잘 들었다. 뮤지컬과 노래를 부르는 무대가 다르니 여러 경험을 할 기회라고 하셔서 이번 작품에 들어오게 되어 영광스럽고, 열심히 임하겠다.

임강원 : 우선 이렇게 큰 작품에 역할을 맡게 됐는데, 대단하신 배우님과 선배님들과 함께 데뷔작을 해서 영광스럽다. 데뷔작인 만큼 잘하려고 하니 실수도 많이 할 것 같은데, 더 발전하고 발달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여자 배우 중엔 사회자인 '과부댁' 역의 장유경만 키스신이 있다고 한다.
ㄴ 한수연 : 대본상엔 키스신이 전혀 없던데, 넣어주신다면 감사히 하겠다. ('부여구' 멤버 둘 중에 뽑는다면?) 두분 다 감사하다. (웃음) 열심히 하겠다.
 

   
▲ (왼쪽부터) 임강원, 이동웅, 장은철, 오원빈, 최지이, 한수연, 맹윤영이 뮤지컬 '매의 아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AJAX 같은 팀원인 형곤은 뮤지컬 '국화꽃 향기'부터 '레미제라블'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처음 뮤지컬을 하면서 어떤 조언을 해줬나?
ㄴ 맹윤영 : 아이돌 가수이기 때문에 뮤지컬 노래를 하는 방식, 드라마 연기하는 방식이 차이가 있다고 말해줬다. 처음은 굉장히 힘들 거라고 해줬다. 처음이다 보니 많이 틀리는 것도 있고, 어려운 것도 있을 테니 기죽지 말고 열심히 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ㄴ 송시현 : 공연을 만드는 입장에서 요즘 같은 시대가 공연 만들기 어렵고 힘든 시대임엔 틀림없다. 저희 작품은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는지, 물방울을 처음 떨어뜨린 사람들의 노력이 대단해서인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방울이 점점 커질수록 여러분들이 힘을 합쳐줘서 오늘이 있다고 본다. 온조, 근초고를 통해 나아가 백제의 부흥과 희망찼던 시절을 통해 오늘날을 재조명하고 희망을 불어넣는 것이 제작진의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이 순간도 노력하고 있다. 이 시대의 필요한 교훈이 분명 남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2시간 30분 동안 재치 있는 장면에서 마음껏 웃어주시고, 심각한 장면에선 마음속에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

함께 노력하고 계신 배우분들이 옆에 있으니 마음이 짠하다. 연습실에선 자주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배우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많다. 제가 가해자인 것 같다. 넘버가 50여 곡 정도 되어서 너무 많은데, 그게 죄송스럽기도 하다. 숫자만 많은 것뿐 아니라 장르도 다양해서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너무 많은 물의를 드려 죄송하다. 공연 전까지 한 사람도 다치지 않고, 우리가 보여드릴 수 있는 가장 좋으며,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할 수 있도록 분투해주시기를 바란다. 이 공연이 올해뿐 아니라 계속 이어져서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의 부흥과 세계화에 일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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