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을 건네는 마음'

[문화뉴스 MHN 권혜림 기자] 사비나미술관이 '테리 보더(Terry Border) - 먹고, 즐기고, 사랑하라' 전시를 국내 최초로 개최한다.

테리 보더는 철사를 이용해 음식과 사물에 팔다리를 붙여 인격화된 캐릭터를 창조하는 사진가이자 메이커, 아티스트다. 그의 작품에는 빵, 과자, 계란, 과일, 수저, 손톱깎기, 립밤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나 사물이 등장한다. 그는 이런 익숙한 소재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외견상 연관이 없어 보이는 요소들을 연결해 평범한 사물에서 우리의 삶과 일상을 발견하게 한다. 특히 테리 보더 예술세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인 벤트 아트(bent*구부러진 뜻을 지닌 단어)는 관람객의 흥미 유발과 감정 이입,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큰 힘을 발휘한다. 

▲ '뇌를 먹는 땅콩 좀비'

사물에 생명력을 부여해 의인화하는 기법은 예술분야에서는 익숙하지만 사물의 특징을 파악한 후 매일매일 철사를 접고 구부려 인격화된 캐릭터를 창조하는 테리의 벤트 아트는 오직 그만이 구사할 수 있는 참신하고 독창적인 작가만의 전략이다. 테리에게는 값싸고 흔한 철사만 주어지면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매일 무궁무진하게 탄생한다. 테리 보더의 작품세계는 마치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처럼 사물의 세상을 엿보는 듯한 유쾌함과 재미를 선사한다.

▲ '매끄러운 피부 관리'

세상에서 가장 웃기는 동시에 가장 시니컬한 작가로 유명한 미국 소설가 커트 보네거트(Kurt Vonnegut)는 블랙 유머를 "울 수 없으니까 웃기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고 재치 있게 비틀어 비극성을 더욱 강조하는 테리표 블랙유머는 감상자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지혜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늦은 후회'

또한 이번 전시는 테리 보더의 대표적인 사진작품 뿐만 아니라 입체작품, 애니메이션과 메이킹 영상까지 테리 보더의 예술세계를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 하였다. 작가의 총 8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우리의 삶의 이야기를 사물에 빗대어 보면서 관객은 먹고(eat), 즐기고(play), 사랑하는(love) 우리의 일상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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