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영-최해찬 이후 3년 만에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노려

▲ 지난해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준우승의 주역들. 올해에도 리틀리그 대표팀은 2년 연속 윌리암스포트로 향한다. 사진=한국리틀야구연맹 제공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최근 프로야구가 전직 최 모 심판의 금품 수수 사실, 이로 인한 문화체육관광부의 본격적인 조사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프로보다 나은 활약으로 야구팬들의 우울한 마음을 달래주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어 화재다. 청룡기 선수권이 한창인 목동야구장에서는 벌써 6개의 홈런이 나오면서 프로야구 못지않은 경기 내용을 선보이고 있으며, 우연찮게 중계 방송을 통하여 고교야구의 참맛을 느낀 일반 야구팬들도 목동구장을 찾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한 야구팬은 "아니, 저 덩치가 정말 고등학생 맞냐? 구속은 왜 저렇게 빨라? 이거 참 프로야구보다 재미있네!"라며, 흡족한 마음으로 목동구장을 찾았다는 '훈훈한'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아마야구 '동생'들이 프로선수 '형님들'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여기, 또 다른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이번에는 리틀야구였다. 12세 이하 리틀리그 대표팀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예선 결승전에서 타이완에 6-1로 승리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경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13세 이하 대표팀은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아예 노히트노런 경기를 만들어내며, 3년 연속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훈훈한 소식은 앞서 언급합 프로야구 심판매수 의혹, 승부조작 등으로 얼룩진 프로야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약속의 땅 윌리엄스포트에서
황재영(휘문고)-최해찬(성남고)의 재림을 기대한다

사실 13세 이하 대회는 역사가 짧은 편이다. 불과 4년 전인 2013년부터 지금의 인터미디어트(13세 이하) 대회가 추가됐다. 12세 이하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메이저 대회)보다는 참가팀(11팀)이 적다. 그런데, 이렇게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대표팀은 2015년 우승에 이어 지난해에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역시 지역 예선 결승에서 선발 유윤재(13)의 노히트노런을 앞세워 숙적 일본에 2-0으로 승리, 2년 만에 우승 타이틀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케이블 TV로도 중계됐던 12세 이하 리틀야구 대회가 메이저급 대회다. 리틀야구의 성지라 할 수 있는 미국 윌리암스포트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며, 대한민국 대표팀은 1984년, 1985년 대회에서 김경원(두산 코치), 심재학(넥센 코치) 등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014년에는 황재영(현 휘문고 1학년), 최해찬(현 성남고 1학년) 등을 앞세워 무려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인터네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최종 월드시리즈에서 미국팀에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리틀리그 대표팀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셈이다.

이렇게 2년 연속 '약속의 땅' 윌리암스포트로 향하는 리틀리그 국가대표팀은 함여훈(영등포구 리틀) 감독 지휘 아래, 총 14명의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그 중 '포스트 황재영'으로 손꼽히는 유망주로 에이스 안겸(12)을 뽑을 수 있다.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물론, 팀의 중심 타자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결승타를 친 김예준(12)은 찬스에 강한 분위기 메이커. 밝고 성실하다는 것이 함 감독의 평가다. 포수를 맡고 있는 주장 김동헌(12)도 큰 체구에서 비롯된 장타력이 일품이다.

▲ 2014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 황재영(사진 좌)과 최해찬(사진 우). 벌써 고교 1년생이 됐다. 사진ⓒ김현희 기자

그러나 이러한 실력에 앞서 어른들을 감동하게 만드는 장면은 따로 있다. 경기 직후 만난 대한민국과 타이완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이었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울먹이는 타이완 선수들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함은 물론, 한 명씩 짝을 지어 기념촬영도 했다. 리틀야구에서는 경기 전 기념품을 교환하고, 경기 후 하이파이브로 서로를 격려한다. 승부는 승부일 뿐, 그라운드에서 만나는 이들 모두 '친구'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 2014년 인터네셔널리그 결승전에서도 황재영이 홈런을 기록하자, 상대팀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선수가 기꺼이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프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참으로 훈훈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남은 기간 동안 아마야구에는 몇 차례 굵직한 행사를 남겨 두고 있다. 12, 13세 이하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를 비롯하여 18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의 세계 야구 선수권대회, 이에 앞서 열리는 대통령배 고고야구, 여기에 정점을 찍는 것이 오는 9월 열리는 2018 신인 2차 지명 회의다. 어수선한 프로야구계가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이들이 '형님'들을 대신하여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결국 이 친구들이 추후 프로무대에서 활약하게 될 선수들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제72회 청룡기 선수권이 열리는 목동 구장을 찾아와 예년과는 다른 고교 선수들의 수준 높은 플레이를 관전해 볼 것을 추천한다.

※ 참고자료 : 리틀야구의 참가 기준은?

2013년을 기점으로 13세 이하 대회가 열렸지만, 사실 리틀야구는 통상적으로 중학교 1학년(만 12세) 이하 선수들까지만 참가할 수 있다. 딱 중학교 1학년 여름 방학까지만 참가하고, 이후에는 학교 야구부로 복귀하여 본격적인 중학 야구부 생활을 이어간다. 13세 대회 개최 이후에는 이러한 패턴도 조금씩 변화하는 듯 보이지만, 기본적인 큰 흐름은 변화하지 않고 있다. 다만, 김라경이나 박민서처럼 여자 선수들이 합류하는 경우에는 중학교 3학년까지 리틀리그에서 뛸 수 있다. 현재 언론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성동구 리틀야구단의 박민서는 행당중학교 1학년에 재학,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성동구 리틀야구 연습장이 행당중/덕수고 인근에 있어 수업 이후에는 바로 연습에 합류할 수 있다고 하다.

※ 2017 리틀리드 월드시리즈(U-12) 엔트리는?

감독 = 함여훈
코치 = 박형식, 이종목
선수 = 이민준, 황준성, 이효성, 최현석, 나우현, 신진원, 심현보, 김예준, 김재현, 김동헌, 안겸, 이형철, 김준상, 이성현

※ 2014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멤버들의 근황은?

3년 전 엣된 모습으로 윌리암스포트에서 우승기를 들어 올린 유망주들이 중학 야구부를 거쳐 이제는 고교 1년생이 됐다. 워냑 올해 3학년 선수들이 뛰어나 주전으로 뛰는 이는 거의 없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그라운드에 나설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선수들은 대타/구원 투수로 나서면서 데뷔전을 치른 바 있다.

▲ 2014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멤버들의 근황. 이민을 간 김재민의 근황만 알 수 없을 뿐, 나머지 인원들은 그대로 고교에 진학했다. 표 구성=김현희 기자

서울 목동,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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