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1년생 주전 멤버로 맹활약. 공-수-주 합격점

▲ 중학 시절부터 국가대표급 내야수로 주목을 받은 대구고 1학년 신준우. 손경호 감독의 중용 속에 주전 내야수로 활약중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2017 시즌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야구팬들이 주목할 만한 이슈가 많다. 먼저, 오프시즌에는 4년 만에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이 열린다. 비록 야구 선진 3국(한국, 미국, 일본)이 베스트 전력을 구성한 것은 아니지만, 1회 대회 이후 국내에서 1라운드가 열린다는 점은 꽤 흥미로운 일이다. 특히, 네덜란드와 이스라엘은 현직 메이저리거를 대표팀으로 선발했다.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축한 양 국을 상대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는 것도 오프시즌에 야구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슈는 고교야구에 있다.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대어들이 대거 신인지명 시장에 나오는 가운데, 그 중 일부는 메이저리그 계약을 바라보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오고 있다. 또한, 중학 시절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던 고교 2년생 멤버들의 구성도 탄탄한 가운데, 2014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들도 올해 고교 1학년으로 첫 선을 보인다. 황재영(휘문고), 최해찬(성남고), 신동완(인천고)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 이들 역시 '큰 물'에서 놀았던 경험이 헛되지 않았음을 중학 무대에서 증명해 보인 바 있다. 그러나 굳이 세계무대 우승 멤버들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고교 1학년생 멤버들의 구성이 좋다는 점도 이번 고교야구의 큰 특징 중 하나다.

2017 슈퍼루키, 대구고 신준우를 주목하라

대구지역만 해도 좋은 1학년 인재들이 많다. 중학 무대에서 우승 경험이 적지 않았던 경상중학교 멤버 중에서는 투수 여도건, 서명현 등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원민구 감독이 이끄는 경복중학교는 투수 김현준과 정동근을 배출했다. 모두 이번 시즌부터 고교 1학년 멤버로 그라운드에 나타날 수 있는 재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들 중 일부는 시즌 전 윈터리그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번 시즌 활약을 예고하기도 했다. 경운중학교 졸업 이후 대구고교로 진학한 전천후 내야수 신준우(16) 역시 마찬가지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신준우는 중학 시절 내내 '특급 야수 요원'으로 분류됐던 유망주다. 특히, 지난해에는 15세 이하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되면서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에 신준우를 두고 대구 지역 3개 고교 사령탑들이 일제히 스카우트 전쟁을 펼치기도 했다. 경북고 박상길 감독을 비롯하여 상원고 박영진 前 감독, 대구고 손경호 감독 모두 신준우를 탐냈다. 그리고 세 사령탑 모두 신준우를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중용할 것임을 약속하기도 했다.

사실 그의 스카우트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이는 지난해까지 상원고를 이끌었던 박영진 전임 감독이었다. 이미 친형이 상원고에서 야구를 했기 때문에, 그 동생 역시 같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도 당연시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전다남(대구 옥산초 코치)의 졸업 이후 공석이 된 3루 자리에 신준우를 중용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이번 시즌 청사진을 그리기도 했다. 그 정도로 누구나 탐을 냈던 유망주였다. 그 스카우트 경쟁의 최종 승자는 대구고였지만, 그를 놓친 학교들은하나같이 입맛을 다셔야 했다.

신준우의 형은 한때 지난 시즌 프로 지명이 유력시됐던 좌완 에이스 신준영(성균관대)이다. 좌완투수인 형과는 달리, 우타자인 신준우는 형 못지 않은 운동 센스로 자기 자리를 만들어갔다. 서로 무심한 듯 하면서도 야구를 하는 어려움을 알기에 애틋한 점도 많다. 더구나 신준영이 졸업 후 대학 진학으로 고향 대구를 떠나 있기에, 자주 연락을 취하면서 서로를 격려한다.

▲ 유신고와의 대구 윈터리그에서 안타를 치고 1루에 출루한 신준우. 사진ⓒ김현희 기자

윈터리그를 기점으로 선발 내야수로 꾸준히 기용되는 신준우는 팀이 필요할 때마다 포지션을 변경한다. 어제 2루수로 뛰다가도 오늘 3루수로 출전한다. 타고난 야구 센스가 아니라면 어려운 일이다. 재미있는 것은 주 포지션은 유격수다. 손경호 감독 역시 "유격수도 볼 수 있지만, 그 자리는 당분간 2, 3학년들이 맡게 할 예정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하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라며, 3년 내내 그를 중용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방망이 실력이다. 이미 윈터리그에서 3점 홈런을 기록하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20일 열린 유신고와의 윈터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면서 팀 전체 안타 숫자의 약 40%를 책임졌다. 방망이 중심에 맞추는 재주가 빼어나다보니, 유인구에 잘 속지 않고, 높은 볼을 밀어쳐 외야로 보내기도 한다. 경험을 통하여 작전 수행 능력까지 배양한다면, 2년 후 신인지명 회의에서 또 다른 대형 내야수의 등장을 기대해 볼 만하다.

비록 프로 직행에는 실패했지만, 형인 신준영 역시 4년 후 신인지명 회의를 바라보고 있다. 과연 두 형제가 고교/대학 무대가 아닌, 프로 무대에서 만나 투-타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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