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모두의 삶 속 깊숙이 자리한 웹툰. 과연 어떻게 만들어질까?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보는 건 '도깨비'도 아니고 '엑소'도 아닌 '웹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0년 넘게 꾸준히 연재한 웹툰계의 대표작 '마음의 소리'의 경우 누적 조회 50억을 돌파했을 정도.

그중 요즘 대세는 유료 웹툰 플랫폼이다. 과거 개인 블로그나 커뮤니티에서 연재되던 일상툰 위주의 시대를 거쳐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 사이트를 통해 보는 2세대를 거쳐 지금은 수십 곳의 유료 플랫폼에서 돈을 내야 볼 수 있는 웹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검열, 대여점 등 힘든 과정을 겪으며 성숙해진 만화 매니아 층과 처음부터 유료 플랫폼을 통해 입문한 독자들 역시 '컨텐츠를 즐기려면 돈을 내야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 웹툰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투믹스 홈페이지 캡쳐 ⓒ투믹스

문화뉴스는 이중 투믹스 편집부와 만났다. 투믹스는 2015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웹툰 플랫폼으로 누적 매출 250억 이상을 달성한 인기 플랫폼 중 하나다. 현재 1,000편 이상의 웹툰 및 출판만화를 서비스 중이며 우리에겐 '양세바리' 개그맨 양세형이 등장한 CF로 잘 알려져 있다.

(거의)모든 사람들이 (거의)매일 보고 있는 웹툰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질문해 봤다.

편집부의 인원 구성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각자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ㄴ 크게 파트를 나누자면 편집, 제작, 운영으로 구성된다.

운영 팀에서 CS도 직접 받고 있는지.

ㄴ CS는 저희가 직접 받진 않고 별도로 팀이 있고 내용을 취합해서 전달주시면 저희가 답변하는 식이다. 작품 외에도 사이트 운영이나 기술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웹툰 작가와의 계약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ㄴ 워낙 다양한 과정이 있다. 보통 아마추어 작가들 작품은 저희가 포털 등의 연재처를 직접 검수를 하고 이후 저희와 잘 맞는다 싶은 작품이 있다면 메일로 정식 연재 제안을 한다. 보통 제안 기준이 있다면 현재 구독자 수가 어느 정도 되는지를 본다. 그 이후 작화와 스토리가 저희와 어울리는가. 다음으로는 연재 속도가 주간 연재가 가능한 수준인지 본다. 댓글과 리뷰, 독자들의 반응도 본다. 내용이 괜찮은데 소위 '그림판' 작품(지나치게 단순하게 그렸거나 작화의 의미가 없는 작품)의 경우 원 소스를 제공 받아 작화가를 붙여 재탄생시키는 경우도 있다. 또 최근에는 포털 등을 넘어서 SNS로만 연재하는 작가도 있다. 그런 분들도 저희가 눈 여겨 보고 있다. 계약은 작가마다 세부 내용이 전혀 다르기에 일괄적으로 하지 않는다. 쉽사리 모든 걸 작가에게만 맞춰주진 않는다(웃음). 에이전시를 통해 계약할 경우 이미 작품을 어느 정도 만든 뒤 저희 플랫폼들에 제안을 하는 형태라고 보시면 된다. 기존 연재 작가들의 경우 연재 종료 시점에서 다른 작화가나 스토리 작가를 콜라보 해드리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저희 투믹스에게 직접 투고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 경우 편집회의를 거쳐서 검토한다.

연재 계약을 할 때 '이번에는 30회 짜리를 만듭시다' 하고 만드는 식인지, 아니면 우선 만들어 온 이야기를 보고 볼륨을 결정하는지 궁금하다.

ㄴ 두 번째다. 그렇지만 최소한 연재를 보장하는 회차를 정한다. 왜냐면 독자들의 반응이 없는 작가는 스스로 무너진다. 스스로 재미없는 작품을 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작품을 대충하고, 신작에 눈을 돌린다. 이런 걸 저희(편집부)가 잡아줘야 한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6개월(24~30화) 정도 연재를 보장하고 그 안에서 잘 마무리하게끔 한다. 처음에 작품 들고 올 땐 다들 100화 이상 한다고 말한다(웃음). 하지만 동력을 잃을 경우 점점 전개 속도를 빨리해서 조기에 끝내게끔 한다. 웹툰 초창기, 편집부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던 시절에는 그냥 '작가님 사정으로 중단됩니다' 같은 식으로 갑자기 마무리 짓는 작품도 있었다. 작가와 회사 모두에게 상처가 되는 경우다. 물론 정말 일방적으로 작가가 야반도주하는 경우도 있었다(웃음). '도저히 더 못하겠습니다'하고.

직접 투고 작품 중에도 괜찮은 경우가 있는지. 대부분 수준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알고 있다.

ㄴ 플랫폼 초창기에는 그런 작품이 사실 많았다. 말도 안 되는 작품이 들어오기도 한다(웃음). 하지만 플랫폼의 인지도가 오르면서 점점 투고 작품도 수준이 올라간다고 보시면 된다.

댓글 외에는 작품의 반응을 어떻게 확인하는지. SNS 반응도 확인하는가.

ㄴ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조회수, 결제 수를 우선적으로 본다. 물론 SNS 반응도 저희가 확인하고 있다.

▲ 투믹스 편집부에서 편집회의를 열고 있다.

편집회의 과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ㄴ 보통 주간 단위로 열리고 다 같이 모여서 스크린에 작품을 띄워놓고 함께 검토하며 진행한다. PD들이 투고 작품이나 섭외해서 가져온 작품 등 1주일간 수집한 원고를 검토 후 이야기한다. 거기서 우선 반응이 별로인 작품들을 걸러낸다. 이후 작품을 보는 기준 역시 연재작들과 똑같다. 우선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 이후 작화나 스토리, 기존 라인업 사이에서 새롭고 경쟁력이 있는지 등을 체크한다. 저희는 꼭 다수가 찬성해야 하는 건 아니고 소수 의견이어도 괜찮다고 하는 작품은 진행하려 하는 편이다.

작품을 마감하는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ㄴ PD 한 명이 많은 작가를 관리하기 때문에 사무실에 없을 때가 많다. 보통 작가가 시간이 맞을 때 메신저를 통해 콘티를 보낸다. 이후 검수가 되면 컬러로 작업해서 다시 받는다. 이후 최종 검수를 통해 작품을 완성한다. 저희는 1화의 완성본이 만들어져야만 검수를 한다.

▲ PD가 웹툰을 편집하고 있다.

작품 기획, 제작 단계에서 가장 먼저 검토하는 '투믹스 스타일'이 있는지.

ㄴ 특별한 스타일이라기보단 우선 저희 현재 고객층을 먼저 분석한다. 일반 작품은 우선 스토리가 어필하는지 살펴본 뒤 작화를 본다. 학원 액션이라면 주인공이 멋지고 액션 씬이 좋아야 하고, 개그물이라면 무조건 웃겨야 한다. 이런 장르별로 포인트를 잘 잡는 게 중요하다. 성인은 작화가 우선이다. 예쁜 그림이 선호된다. 물론 스토리가 지나치게 엉망이면 당연히 안 된다. 또 단순히 그림, 스토리로 정의할 수 없는 매력이란 요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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