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믹스 송인석 편집장 ⓒ투믹스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웹툰 PD가 말하는 웹툰 PD는 어떤 직업일까?

웹툰 플랫폼 '투믹스'는 우리에게 대세 예능인 ‘양세바리’ 양세형이 등장하는 TV광고로 익숙하다.

하지만 그런 화려한 연예인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등 카메라 뒤의 그들이 있듯이, ‘명작’을 제조하는 작가들에게도 그들을 뒷받침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과거에는 편집기자 등으로 불리던 PD다. 이들은 작가의 동료이자 조언자로서 작품의 든든한 아군이 되기도 하고 때론 날카로운 피드백으로 작품의 질을 높이기도 한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계속 작가들과 통화해야 했을 정도로 바쁜 투믹스의 송인석 편집장을 직접 만나, 웹툰 PD로서의 삶을 물어봤다.

▲ 투믹스 홈페이지 캡쳐 ⓒ투믹스

그렇다면 편집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서 작품을 만들어내는지 알고 싶다. 하루 사이클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ㄴ 가장 좋은 건 직접 보는 거다. 사진으로 찍을 게 없다(웃음). 전화 걸고, 컴퓨터 하는 정도? 저희는 10시 출근에 퇴근 개념이 거의 없다. 기자들과도 비슷하다. 작가 마감이 끝나야 함께 끝난다. 예전과 달리 온라인으로 많이 하니까 이메일로 원고를 보고 내부 검토 후 업로드를 하는 형태기에 공간적인 자율성은 있다. 회사에선 일단 퇴근하고 집에서 업로드하기도 하고. 우선은 출근하면 작품 검수를 한다. 주 단위 마감이기에 마감이 없는 날은 없다. 저희는 업데이트 2일 전 마감을 준수한다. 수요일이 기준이면 월요일에 검수 후 화요일 최종 검수, 수요일 업로드 식이다. 물론 작가들이 늘 제시간을 지키진 않는다(웃음). 그럴 땐 담당 편집자가 함께 따라붙는다. 시간으로 나누자면 오전에는 작품 검수를 하고 오후부터 밤새 작업하고 일어난 작가들의 활동 시간으로 보기 때문에 작품에 대해 함께 논의, 수정 과정을 거친다. 저녁 시간에는 업데이트될 작품 마감을 한다. 편집자 한 명당 최소 1일 2~3 작품 정도씩 20개 이상의 작품을 담당한다. 그런데 이것도 적은 편이다. 보통 현재 업계는 PD 1명당 4~50개를 담당하는 편으로 알고 있다.

그럼 실질적으로 작품에 대한 피드백이나 디벨롭이 어렵겠다.

ㄴ 아무래도 쉽지는 않다. 저희는 주로 작품의 흐름, 스토리에 맞는 연출, 곧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등급제에 맞춰 적합한 단어를 쓰는지 검토한다. 대부분 하루종일 마감한다고 보시면 된다(웃음). 구체적으론 보내준 원고에 PD가 검토된 부분을 적어서 돌려보내면 그걸 보고 다시 수정하는 형식이다. 연재를 많이 하지 않은 신인 작가들의 경우 만나거나 통화로 풀어내는 것보다 이렇게 글로 정리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반면 경력이 많은 원로 작가들은 아직도 원고를 직접 가져와서 함께 이야기하시길 선호한다. 작업 방식도 수작업 후 스캔해서 디지털 편집하시는 편이다.

어떻게 편집장이 됐는지.

ㄴ 특별히 편집장을 꿈꿔온 건 아니다. 제가 기본적으로 만화를 좋아했고 신생 플랫폼으로서 사업 시작했을 때 가장 중요한 건 작가 섭외였다. 제가 직접 섭외, 관리를 맡아서 하다 보니 어느새 편집장까지 됐다(웃음).

편집부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ㄴ 일단 웹툰 PD라는 직종이 생긴 지 얼마 안 됐다. 기존 출판사 기자, PD와는 다른 업종이기 때문에 ‘내가 어떤 컨텐츠를 만들 거야’라고 큰 기대를 많이들 하신다. 그런 기대를 좀 줄이셔야 실망감이 적을 거다. 작가와 함께하는 파트너라고 생각하시면 좋다. 작가가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서포터이자 길잡이가 되리란 마음을 갖고 지원해주시면 좋겠다. 생각보다 훌륭한 직업은 아니다(웃음). 너무 힘들다. 권한이 있는 만큼 책임도 따른다.

편집자로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ㄴ 당연히 제가 제작한 작품이 1위를 찍고 작가에게 많은 수익을 안겨드리게 됐을 때가 좋다. 그 외에 ‘잠깐 좋았던’ 기억이 있다면 ‘너에게 간다’란 작품이 있다. 영상화 제안이 왔었는데 결과적으로 진행은 안 됐지만 잠깐 뿌듯했다(웃음). 만약 싸게 판권만을 넘긴다면 영상화됐을 거다. 그렇다고 해서 작품에 대한 작가의 자존심까지 싸게 넘길 순 없었다. 해외 판권 요청이 오는 작품들도 종종 있는데 그럴 때 ‘아 기획이 나쁘지 않았구나’ 싶다.

그렇다면 기획 들어갈 때 특별히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는지.

ㄴ 작품을 보다 보면 문득 이런 이야기가 괜찮겠다 싶을 때가 있다. 그럼 친한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핵심 키워드를 던져드린다. 그럼 이야기를 나누며 거기에 살을 붙여가며 이야기를 불려 간다. 통상적으로 그런 작품들이 흔치는 않다.

웹툰 플랫폼 편집부로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ㄴ 아무래도 마감이다. 작가님들도 물론 힘드시겠지만, 사실 편집부에서 가장 강조하는 건 마감이다. 마감만 잘 지켜주시면 서로 정말 편하게 작품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다(웃음). 대부분 성실히 지켜주시는데 안 지켜주시는 몇몇 분들이 계신다(웃음).

▲ 투믹스 사무실 전경 ⓒ투믹스

그분들이 꼭 읽으셨으면 좋겠다(웃음). 투믹스의 올해 목표가 있다면.

ㄴ 투믹스는 유료 플랫폼 계의 종합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 1등이 목표긴 하지만,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더 좋고 많은 작품, 독자들도 만족하고 작가들도 작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드릴 수 있는 종합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 어렵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재작년보단 작년이, 작년보단 올해 더 좋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ㄴ 저희 편집부 식구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너무 고생 많고, 큰 대우 없이 야근하는데도 잘 따라와 줘서 고맙고 앞으로 좋은 환경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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