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029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5월 첫째주는 노느라 바쁜 한 주였다. 3일과 5일이 공휴일인데다가, 연이어 대선을 치를 9일까지 연휴의 연속인 '황금연휴'였기 때문이다. 이 황금연휴에 영화를 잘봤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어떤 걸 봐야할까? '영알못' 석재현 기자와 '평점계의 유니세프' 양미르 기자가 강력히 추천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이하 '가오갤2')'를 말이다!

'마블'이 2017년 첫 작품으로 '가오갤2'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가오갤2'에 대해 논하기에 앞서, 두 사람은 평소 '마블' 영화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부터 듣고 싶다.
ㄴ 양미르 기자(이하 양) : '가오갤2'를 상암 IMAX 명당 라인에서 보기 전까지 벌써 주인공 '피규어 태퍼' 5종 세트를 모두 모았다. 구매한 관객이라면 알겠지만 그걸 사려면 팝콘 세트를 최소 3번 먹어야 한다. 그걸 '가오갤2' 개봉하기 전에 샀을 정도로 애정이 깊다. 심지어 '어벤져스' 관련 PS4 게임,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블루레이, '마블 어벤져스 캐릭터 대백과 사전' 등도 집에 친절하게 보유 중이다. 물론 이는 팬들에게 충실한 기사를 쓰기 위함이라고 굳게 믿는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이제는 '007 시리즈'를 충분히 넘어설 수 있는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되지 않았나 싶다. 유기적으로 하나가 될 때도 있고, 개개인(혹은 팀)의 이야기를 다룰 때도 큰 무리 없이 서사가 재미있게 구성된다. 그래서 사람들이 재밌게 보지 않나 싶다.

 

석재현 기자(이하 석) : 양 기자는 '마블' 영화에 '덕후'에 가깝게 빠져있다. 그렇기에 싫은 소리가 나올 리가 있나. (웃음) 취향이 매우 현실적인 걸 좋아해서인지, 수많은 영웅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솔직히 잘 맞지 않는다. '어벤져스'나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는 너무 많이 등장하니까 산만하고 정신없다고 느껴졌다. 상당히 가볍고 직설적인 '데드풀'이나, 아니면 뜻밖에 진중한 메시지를 심어준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저'가 유일하게 나와 맞는 '마블' 영화였던 것 같다. '가오갤' 시리즈도 앞서 언급한 두 편의 영화처럼 예외로 작용한다. "나는 영웅이야!"라고 무게 잡기보단, "쟤네가 영웅 맞나?" 싶을 정도로 구겨지고 망가진다. 그러면서도 관객들을 울리는 메시지도 담겨있다. 그래서 자꾸만 나 자신도 모르게 손이 간다.

 

이제 '가오갤2'에 이야기해보겠다. 이 영화가 현재 박스오피스에서 압도적인 독주를 달리고 있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가오갤2'의 장점은 무엇인가?
ㄴ 석 : 단순히 국내 관객들이 좋아하는 '마블 영화'라서 많이 찾는 건 아니다. 하나하나 자세히 뜯어보면, '가오갤2'가 골고루 모든 요소를 균형성 있게 갖추고 있다. 관객들의 환상을 자극할 우주를 배경 삼아, 히어로 영화답게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액션, 모두의 마음을 훔치는 캐릭터 '베이비 그루트'와 '욘두'의 열일 모드, 관객들을 향수에 젖게 만드는 제임스 건 X 데이브 조던의 기막힌 삽입곡 선정, 그리고 중간중간 웃음을 유발하게 만드는 코미디 요소, 이게 136분짜리 영화에 다 녹아 들어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이 모든 요소를 가지고 12세 관람가로 만들었으니 누구나 다 보러 오는 게 아닐까?

양 : 이번 황금연휴와 관련해 '나야 나'를 불러가면서, 유력 1위 후보가 누구일지 예상한 영상을 만들었다. 당시 궁금했던 점은 '온 가족이 함께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는 무엇일까?'였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참으로 '가족적'이다. 가족의 의미를 보통 '식구'라고 표현하는데, 단순히 혈연관계를 넘어서 밥을 같이 먹을 수 있는 그 이상의 친한 관계도 '가족'이라 생각할 수 있는가를 묻는 점이 1편보다 강렬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이 영화는 지금까지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를 위한 징검다리가 될 것으로 생각해 진입장벽이 높다는 우려가 있을 텐데, 그렇게 진입장벽이 높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그럼 두 사람이 생각했을 때, 전편인 '가오갤'과 이번 편 '가오갤2' 중 어느 게 더 나았나?
ㄴ 양 : '전편을 능가할 속편은 없다'는 속설이 있는데, '가오갤2'는 이 점을 타파하려는 시도를 많이 한다. 오프닝 타이틀 구성은 지난 편과 비슷하지만, 전투가 펼쳐지는 모습과 함께 진행되면서 '좀 더 스케일이 크다'와 '재미도 터진다'는 이미지를 강조한다. 여기에 IMAX 화면비율과 2.35:1 화면비율이 교차되는 장면만 약 20회 이상 등장하면서, 스크린을 압도하는 영상미까지 보여준다. 이런저런 잔재미가 가득한 '가오갤2'는 '좋은 영화'이지만, 1편이 워낙 충격적인 '마블의 픽사화'를 선보여줬다. '토이 스토리'도 1편과 3편 중 어떤 영화가 최고인지를 물은 이도 있는데, 같은 질문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1편이었다.

 

석 : 양 기자의 생각과 달리, 나는 '가오갤2'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아직 3편이 어떤 내용을 다룰지 섣불리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가오갤2'가 1편에 비해 영화가 끝난 후에 다가오는 여운이 더 깊게 남았다. 1편은 아웃사이더였던 '가.오.갤' 멤버들이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아냈다면, 2편인 '가오갤2'는 '가족이 무엇인가?'라는 물음과 동시에 '이것이 가족이다!'라는 답변까지 전달했다. 특히, '스타워즈 시리즈'의 유명 대사 중 하나인 "I`m your father(난 네 아버지다)"를 가져다 '가오갤'스럽게 풀어내는 모습에 매우 놀랐었다. 그리고 개봉시기(5월)에 적합한 주제였던 게 '가오갤2' 쪽으로 기울게 했다.

 

'가오갤2'를 간략하게 정리한다면?
석 : ★★★★ / We are your friends. You`ll never be alone again.
양 : ★★★★ / 이제는 가슴으로 보는 마블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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