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가지 책을 통해 풀어가는 회사 생활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실제 직장인들의 이야기

사진=한빛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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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고, 가슴에는 언제나 사직서를 담고 생활하는 직장인. 과다한 업무량, 부당한 지시, 회사에서 자행하는 갑질, 다 큰 어른들의 따돌림, 번아웃 등 회사 생활을 좋아하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회사를 떠날 수도 없다. 

 

최 대리는 슬펐다. 벌레로 변해서까지 지각과 사장님의 꾸지람을 걱정하는 회사원. 자신도 바로 그러한 회사원이라는 사실에 우울해졌다. 회사원은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나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는 걸까? 최 대리는 자신의 팔다리를 힐끔 쳐다보았다.

- 21쪽, '늦잠을 자 놓고 가족에게 성질을 내버렸다'

<벌레가 되어도 출근해야 해>(부제 : 버티기 장인이 될 수밖에 없는 직장인을 위한 열두 빛깔 위로와 공감)는 회사 생활로 고통받는 12명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해외 파견으로 가족과 멀어지고, 직장 생활을 하며 점점 기쁨도 슬픔도 느낄 수 없는 무채색 인간이 되어가고, 고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일들을 지시받거나 회사를 벗어나고 싶어 큰돈을 투자했다 모두 잃는 등 회사 생활을 하며 받을 수 있는 온갖 고통들이 묘사된다.

이런 고통을 ‘변신’, ‘닫힌 방’, ‘호밀밭의 파수꾼’, ‘자기만의 방’, ‘공정하다는 착각’ 등의 책부터 ‘짱구는 못 말려’ 같은 애니메이션에서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능력주의에서 진 사람들을 깔보는 건 승리자만이 아니다. 실패자는 자기 자신도 깔본다. 능력주의에서 진 사람은 스스로에게도 욕을 한다. 이 공정한 게임에서 진 건 다 내 책임이라고 자신을 모질게 닦달한다.

- 172쪽, '고졸이라는 이유로 잡일을 떠맡았다' 

저자 박윤진은 23년 차 회사원이다. 회사 생활이 꼬이면서 몸과 마음이 적잖이 아팠다. 이 아픔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게 독서 모임과 철학 공부다. 독서 모임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던 많은 직장인들을 만났고, 이야기를 하며 위로와 평화를 얻을 수 있었다.
 
저자는 자신이 느낀 기분을 독자들도 느끼길 바라며, 독서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과 함께 나누었던 그들의 고민과 극복했던 과정을 12가지의 이야기에 녹였다. 

한편, 저자의 ‘철학하는 50대는 미래가 두렵지 않다’는 2021년 세종도서 상반기 교양부문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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