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병호 ⓒ 프로스랩

[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배우 손병호가 지난 달 막을 내린 조광화展-연극 '남자충동'에 이어 오는 11일 개막예 정인 연극 '미친키스'에도 출연을 확정 지었다.

최근 공연뿐 아니라 영화, 방송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와중에도 제작진의 러브콜에 화답하며 '조광화 展'의 두 작품에 모두 출연하는 의리를 보였다.

손병호는 전작 '남자충동'에서 자기중심적이고 철없는 가부장적인 아버지 '이씨'를 연기했다면, '미친키스'에서는 성공한 대학교수로 겉보기엔 부족함 없어 보이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허무함 속에서 자기 속의 열정을 찾으려는 '인호'를 연기한다.

그는 "이제까지 멜로연기에 도전한 적은 없었는데 연습에 임하다 보니 그 동안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보인 적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연습에 임하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조광화 연출은 "주로 악역이나 수더분한 아저씨 역할을 맡아 온 손병호가 보여줄 매력적인 중년의 모습이 궁금했다. 손병호 배우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스마트한 섹시함이 더해진 인호의 모습으로 완벽히 변신 중이다. 무대에서의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998년 초연 이후 세 차례 공연됐던 연극 '미친키스'는 각기 다른 인간들의 상실감과 허무함, 심적 고통과 환희 등을 세밀하게 풀어낸 작품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냈지만 그 내밀함에 대한 표현이 다소 거칠고 한계를 넘나드는 과감한 설정으로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20주년을 맞이한 연극 '미친키스'의 공연을 위해 조광화 연출과 제작진은 시간의 흐름에 맞춰 작품이 갖고 있는 정서와 의식은 유지하되 그 표현방식에 대해 지난 20년간 변화된 사회의식을 반영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았다고 전했다.

또한 그 동안 '연극적 허용'이라는 관념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랐던 자극적이거나 원색적인 표현들과 여성이 소극적인 피해의 대상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는 부분들을 과감히 삭제하거나 순화시키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배우부터 연출진, 스탭들의 크고 작은 의견이 적극 수렴돼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공연 관계자는 "전작인 연극 '남자충동'이 각색을 거쳐 자칫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표현들로 불편함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씻어냈던 것처럼, 연극 '미친키스'도 각색의 과정을 거쳐 표현은 순화됐지만 작품의 궁극적 메시지인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서 오는 격정적인 감정들을 탁월하게 그려내어 관객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또 한번 수작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현대인들의 관계에서 오는 고독과 사랑에 대한 왜곡된 열정, 집착과 파멸에 대해 그려낸 연극 '미친키스'는 오는 11일 대학로 TOM극장 1관에서 개막한다.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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