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지현 기자] 바야흐로 이제는 거대 미디어가 아닌 콘텐츠가 트렌드를 선도하고, 지금은 크리에이터의 시대인 것은 분명합니다.

먹고 살기 위해 시작했던 인터넷 방송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았습니다. 아프리카TV BJ 콘텐츠 대상 2관왕을 수상한 화제의 인물, 최군(본명 최우람)을 만나보았습니다.

▶ 진 행 자 : 이우람 (문화뉴스 편집장· 마포 FM_100.7MHz 이우람의 트렌드픽업쇼DJ)
▶ 패 널 : 김도연 PD(영상콘텐츠 컨설턴트), 정성열 작가(SNS 캘리그래퍼, 작가)
▶ 게 스 트 : 크리에이터 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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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ㄴ 87년생 31살 최군이다. MBC 1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지만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 방송 데뷔 10년 차로, 현재는 소통하는 방송 '최군TV'를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 최군TV 메인

마포 FM 홍대 인근에서 살고 계신다
ㄴ 그렇다. 아프리카TV 유명 BJ 대부분이 강남에 살고 있는데 마포를 지키고 있다. 축구 경기장, 쇼핑몰, 영화관, 대학도 있다. 마포가 최고다.

김도연 PD와 정성열 작가, 최군을 소개해 달라
ㄴ 김도연 PD: 마포의 자랑거리다. MBC 공채 개그맨이라는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나와 당시 불모지였던 아프리카TV에 도전했다. 최군이야말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프런티어 중의 프런티어가 아닐까 싶다.
ㄴ 정성열 작가: 새싹 BJ들에게는 커다란 나무 같은 존재일 것이다.

자신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ㄴ 제가 60점 정도의 인재라면 90점 이상으로 평가를 해 주셨다. 많은 분이 "아프리카TV의 성공을 어떻게 예측했냐"고 놀라워하시는데 사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열심히 했고, 운이 좋았다. 저 또한 다른 새싹 BJ들과 마찬가지로 늘 경쟁하는 삶을 살고 있다.
ㄴ 김도연 PD: BJ라는 타이틀을 걸고 활동하는 분 중 이렇게 콘텐츠가 탄탄한 분은 드물다. 야방(야외방송)의 시초이며, 많은 스타들이 아프리카TV에 들어오는 물꼬를 텄다.

정말 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계시다. 공중파의 안락함을 버리고 BJ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ㄴ 안락하지 않았다. MBC 공채 개그맨이 됐을 때는 정말 좋았다. MBC '개그야' 시절이었는데, 제가 들어간 시기부터 시청률이 급락하기 시작하더니 프로그램 폐지까지 이어졌다. 젊기도 했고 MBC가 아니어도 날 알아줄 사람은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대형 기획사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 현실을 너무 몰랐다. 일을 못하니 돈이 없어 핸드폰도 수신 정지가 됐다. 집에 생존신고를 공중전화로 해야 했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유튜브 '최군의 길터뷰' 캡처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 계기인가
ㄴ 아니다. 강남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러다가 심심해서 BJ 방송을 보기 시작했다. 2009년 당시 김이브님 등이 유명했는데 BJ 활동으로 돈을 꽤 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개그맨인 나도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도대체 BJ들은 어떻게 돈을 버는 걸까 궁금했다.

아프리카TV에 도전해본 경험이 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를 준비해야 하니 굉장히 어려웠는데, 어떻게 그 상황을 극복하셨는지
ㄴ 오기가 생겼다. 처음에는 '이상한 소리를 해서 개그맨 이미지가 나빠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아프리카TV를 시작하니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서 한번 일등을 찍어보자는 기분이 들었다. 넷북에 와이브로를 달아서 24시간 야외방송을 할 정도였다.

그 당시는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아 야외 방송이 자주 끊겼을 것 같다
ㄴ 나무 밑으로 다니지 않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무조건 대로변, 도로로만 다녔다. 나중에는 노하우가 생겨 눈에 보이지 않는 와이파이 존이 딱 느껴졌다.

 인순이 라이브 영상 ⓒ유튜브 최군TV 캡처

그렇게 시작한 방송, 언제부터 자리를 잡았나
ㄴ 야외 방송도 계기가 됐지만 연예인 방송의 물꼬를 트면서 '최군'을 알리게 됐다. 실시간 검색어에 출연 연예인 이름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면서 최군 방송이 자리를 잡았다.

연예인 인맥이 원래부터 많았나
ㄴ 아니다. 팩스에 미팅에… 거절당하고 또 거절당했다. 그러다 신인 걸그룹이 한번 출연하게 됐고, 그 계기로 걸스데이, 씨스타, AOA까지 오게 됐다. 인순이 선생님과 함께 방송했을 때는 꿈인가 싶었다.

드라마 '도깨비'로 유명세를 탄 배우 공유 씨와도 인터뷰했다
ㄴ 운이 좋았다. 원래 10분 정도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팬들이 너무 많이 몰리면서 행사장 안에 갇히게 됐다. 그런데 공유 씨는 그 상황을 오히려 즐기며 생방송에 참여해주셨다. 괜히 톱스타가 아니었다.

공유 씨 이후로 남자 연예인 출연도 늘었다고 들었다
ㄴ 송중기, 류승범, 이범수 씨 등과도 함께했다.

연예인 출연도 화제였지만 최군 '캐리비안베이' 영상이 단연 인기였다
ㄴ 업체에서 출연료를 받고 기획했던 방송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 캐리비안베이 영상 조회 수로 인한 광고료가 출연료보다 더 많이 나온다. 창조 수입이다.

방송을 하기 싫은 날도 있을 것 같다. 그런 때는 어떻게 대처하나
ㄴ 끈다. 아니면 '오늘은 하기 싫다'고 대놓고 얘기한다. 어떤 사람들은 화내고, 어떤 사람들은 음악이나 듣자고 한다. 피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소통이다.

예전에는 아무리 힘들어도 매일 밤 11시에 방송을 했다고 들었다
ㄴ 저에게는 야외 방송이 일종의 '숙제'다. 엄마들이 '숙제는 하고 놀아야지'라고 하시지 않나. 지금도 야외 방송을 할 때만큼은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한다.

인터넷 방송의 조상이다. 최군만의 체력 관리·멘탈 관리 노하우가 있을까
ㄴ 상담도 받고 약 처방도 받고 있다. 사실 멘탈 관리 측면에서 본이 되는 케이스는 아닐 것 같다. 예전에 방송할 때 모니터 옆에 포스트잇을 붙여 놨다. '화가 나도 욕은 하지 말자' 등 나만의 금지선이 있다. '별풍선 10개면 김밥이 한 줄이다' 등 별풍선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 위해 이런 메시지도 써 놨다.

방송사고 에피소드가 있나
ㄴ 당연히 많다. 그때마다 진심으로 사과했다.

 씨스타 효린 인터뷰 영상 ⓒ유튜브 최군TV 캡처

유튜브를 비롯하여 네이버TV, 카카오TV 등 신규 플랫폼이 많이 생기고 있다. 채널 운영 전략이 궁금하다
ㄴ 사실 계속 고민하는 부분이다. 오늘 밤에도 새벽 5시에 깼다. 하지만 결국 콘텐츠의 신선함이 키워드가 될 것이다.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신선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신인 BJ를 밀어주는 방송도 많이 한다. 최군에게 감사하다고 전한 다른 BJ들이 있나
ㄴ 비제이 밀어주는 남자(비밀남), 여자 인스타 숙지하기(여.인.숙) 프로그램 등이 있다. BJ꽃님, 개그우먼 양귀비님이 감사하다고 해주신 적이 있다.

인기 BJ로 거듭난 자기만의 특색이 있다면
ㄴ 눈치 덕분인 것 같다. 어머니가 가사도우미 일을 하시고, 저도 여러 곳으로 이사를 하며 지내야 했다. 친척 집이나 친구 집에 얹혀살 때도 있었다. 중학교 때 겨울에도 찬물 샤워를 했다. 뜨거운 물을 펑펑 쓸 입장이 아니었다. 인터뷰할 때 이런 '눈치'가 큰 효과를 발휘한다. 커플 인터뷰에서 특히 센스가 필요하다. 무조건 남자분에게 먼저 말을 걸어야 한다.

어렸을 때의 힘든 경험에서 강점을 발견한 모습이 멋지다. 원래부터 낙천적인 성격이었나
ㄴ 저는 사실 부정적인 사람이다. 제 장점보다 단점을 잘 알고 있다. 방송으로 많이 녹이려고 한다.

 에일리 라이브 영상 ⓒ유튜브 최군TV 캡처

인터넷 방송 업계의 미래는 어떻게 예측하는가
ㄴ 유명 스타들이 인터넷 방송에 뛰어들고 BJ들의 연령대도 다양해질 것 같다.
인터넷 방송 업계는 더 발전할 것이다. 향후 3년 안에 유명 스타들이 인터넷 방송을 시작할지도 모른다. '어제 개그콘서트 봤어?' 하던 시절을 넘어 '야, 어제 최군TV 봤어?' 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제 방송을 보는 5~60대분들도 많다. 실버 계층을 겨냥한 어르신 BJ가 나올 때가 됐다. 제가 외할머니 손에서 자라, 독거노인 분들이 느끼는 외로움에 대해 관심이 많다. 여건이 되면 그런 분들에게 인터넷 방송 노하우를 알려드리는 일을 좀 해보고 싶다.

그렇다면 TV를 비롯한 기존 방송 체제는 어떻게 될까
ㄴ TV가 일종의 '라디오'처럼 되지 않을까 싶다. TV가 발전해도 라디오는 독자적인 노선으로 살아남았다. TV 시청률은 점점 떨어져도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전 세계 유일한 지상파가 바로 '인터넷 방송'이다. 향후 3년 뒤 중국에서도 '최군TV'를 시청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중국인에게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최군 영상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분들에게 한마디
ㄴ 인터넷 방송 열심히 하고 있는 최군입니다. 늘 부족한 모습 보이는데 죽지 않은 좀비처럼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 감사합니다. 온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방송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은 "아무라도 신념에 노력을 더하면 뭐든지 해낼 수 있는 거야"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최군 님을 통해 다시 한번 그 말의 의미를 깨닫습니다. 불굴의 노력으로 정상에 오른 크리에이터 세터, 최군 님과 함께했습니다.

jhle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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