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우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BBC 방송 사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일부 매체들이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와 BBC 인터뷰 중간에 등장한 한국인 아내를 '보모'로 소개하면서 인종 차별・젠더 논쟁에 휘말렸다.

BBC 월드 뉴스는 지난 10일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화상 인터뷰를 나눴다. 인터뷰 도중 켈리 교수의 딸이 춤을 추며 방으로 등장했고, 이어 보행기를 탄 둘째 아이까지 나타나 네티즌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켈리 교수의 부인 김정아 씨는 방으로 달려와 아이들을 제지했고, "엄마, 왜 그래?"라며 딸은 항변했다. 당황한 로버트 켈리 교수가 '한국'을 '북한'으로 표현하기도 하는 등 코믹한 상황이 펼쳐졌다. 아이들과 김씨가 나간 후에야 켈리 교수는 시청자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할 수 있었고 인터뷰는 다시 진행됐다.

 

BBC가 페이스북에 게재한 43초의 동영상은 5000만 건 이상 재생되며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일부 매체들이 이 영상을 소개하면서 김씨를 '보모'로 표현해 논란이 이어졌다. 이후 BBC는 후속 기사에서 "왜 많은 사람들과 일부 언론이 켈리 교수의 아내를 보모라고 생각할까?"라며 비판했다.

BBC는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은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의 한국인 부인 김정아 씨"라며, "보모가 일자리를 잃을 지도 모른다"는 일부 반응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뷰를 방해한 어린이가 '엄마 왜'라고 한국어를 구사하는데도 시청자가 김씨를 보모로 판단한 것은 고정관념에 따른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우람 기자 pd@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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