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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고등학교 동창에게 1500만원을 빌려주고 3년 동안 나눠서 받은 한 남성이 그 담백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공개했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돈 천오백을 3년 동안 맡기고 사람을 얻었네요"라는 제목으로 한 사연이 올라와 잔잔하지만 큰 울림을 전했다.
 
   
▲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인스타그램 'ga_eum_mom'
 
글을 쓴 A씨에게는 동창이긴 했지만 같은 반이었던 적은 없고 친구 몇몇을 통해 건너건너 아는, 그리 친하지는 않은 친구 B씨가 있었다. 여러 친구들과 함께 모일 때 안면을 튼 사이일 뿐 단 둘이서 만난 적도 없었다.
 
그런 B씨가 어느날 갑자기 연락을 해서 보자고 하자 A씨는 직감으로 실리적인 용건이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렇다 해도 A씨는 B씨가 싫지 않아 만남에 응했다.
 
만난 자리에서 역시 B씨는 돈을 빌려달라는 말을 꺼냈다. A씨는 거절을 못하는 성격도 아니었지만 만난 다음날 1500만원을 계좌로 이체해주었다.
 
A씨가 돈을 빌려준 이유는 3가지였다.
 
1. B씨가 어려운 가정에서 자란 아주 성실하고 착한 친구라는 점
 
2. 그리 친하지도 않은 내게 찾아와 창피함을 꾹 눌러참는 B씨의 표정이 다 보여 절박함이 느껴졌기 때문.
 
3. 돈이 얼마나 왜 필요한지, 나를 만나기 전 어떤 노력을 했고 얼마를 마련했고 얼마가 더 필요한지 어떻게 해서 갚아나갈것인지를 아주 상세하고 진정성 있게 이야기해줬다는 점
 
B씨는 정말 매달 20일 전후로 적게는 10~20만원에서 많게는 70~80만원까지 다달이 돈을 갚아나갔다. 또 액수가 적거나 입금이 늦어질 때는 전화를 해서 일일이 설명하곤 했다.
 
그런 B씨에게 A씨는 "그럴 필요 없다. 믿고 있으니 무리하지 말라"고 했고 그 뒤로 B씨는 메일을 보내 금전적 상황을 상세하게 알렸다.
 
그동안 A씨는 B씨가 부담을 느낄까봐 단 한번도 연락을 먼저 취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20일 마지막으로 남은 원금 80만원이 입금됐고 장문의 메일도 왔다. 메일에는 "이자는 언제든지 내 도움 필요할 때 마음껏 가져가라"고 적혀있었다.
 
A씨는 "방금 3년만에 처음으로 제가 먼저 그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며 "막상 전화하니 어색해서 우선 '주말 비워둬라 술 한잔 하자' 이 말만 하고 끊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만나서) 아마 밤 새지 않을까 싶다"는 말로 이야기를 끝맺었다. 
 
평소 친분이 두텁던 친구 사이라도 돈이 오가면 의가 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오히려 반대로 돈을 빌려주고 갚아나가며 돈독한 우정을 쌓아온 것.
 
적지 않은 돈을 두고 두 친구가 최선을 다해 서로를 배려하면서 지켜낸 우정에 누리꾼들은 "두 분 너무 멋지다. 대단하다"며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다.
 
문화뉴스 콘텐츠 에디터 이나경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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