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뮤지컬 '인터뷰'의 번역/번안을 맡은 브라이언 마이클즈(Bryan Michaels)가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밝혔다.

오프 브로드웨이 세인트 클레멘츠 극장에서 2017년 2월 10일부터 3월 5일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인터뷰'는, 추정화 작가, 허수현 작곡가가 2016 년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창작뮤지컬이다.

뉴욕에서 뮤지컬 '컴포트 우먼', '그린카드'등을 제작해 국내외 매체에서 화제를 부른 김현준 연출과, 연극 'Q'로 이름을 알린 요제프 K 연출이 공동 연출한다.

'인터뷰'는 한국어로 쓴 뮤지컬이 영어로 번안돼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최초의 작품이다. 프로듀서 김수로의 큐레이팅 뮤지컬로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초연 후, 일본 교토에도 진출해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으며, 이번 공연은 김수로와 김민종이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주연을 맡은 조쉬 바디에(Josh Bardier)의 연기가 호평을 받는 가운데, 한국어 대본/가사를 영어로 번역/번안하는 역을 맡은 번역가 겸 작사가 브라이언 마이클즈가 이번 '인터뷰'에 관해 이야기했다.

   
▲ 번역, 작사가 브라이언 마이클즈 ⓒ디모킴 뮤지컬 공장

어떻게 뮤지컬 '인터뷰' 번역을 맡게 됐는지.

ㄴ 몇년 전, 디모(김현준 연출)가 조연출로 있던 프로덕션에 음악감독으로 들어갔을 떄 처음 만났다. 막판에 비올라 연주자가 필요했는데, 갑자기 와서 자기가 연주할 수 있다고 하더라. 악보도 없는데. 거기서 리허설 몇 번 해보고 바로 연주자로 투입됐다. 참 디모다웠다. 유머감각도 뛰어났고, 공연을 더 발전시키는 방법도 잘 알고, 공연에 대한 열정도 뛰어났다. 훌륭한 연출가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질이라 생각한다. 공연이 끝난 후, 어느 날 전화가 와서 2015 년 오프 브로드웨이에 올리는 뮤지컬 '컴포트 우먼' 음악과 가사를 써 달라고 했다. 2016 년에 올린 뮤지컬 '그린 카드'도 함께 했고, 그 공연을 마친 직후 뮤지컬 '인터뷰' 가사와 번역 일도 제안받았다. '인터뷰'를 통해 재능있는 연출가 요세프 K 도 처음 만났다.

'인터뷰' 번역과정이 궁금하다. 어떻게 시작했나?

ㄴ 그냥 무작정 뛰어들었다! 사실, 대본 전체를 번역하고 작사를 하기엔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스케줄을 잡아놓고 최대한 많은 일을 하루에 처리하려 했다. 막판 수정사항도 많았다. 데드라인이 없었다면 아직도 오프닝 넘버 가사를 쓰고 있었을 거다. 예술과 스케줄 사이 균형을 찾아야 한다. 다행히도, 디모의 전 두 작품을 함께 하며 빨리 일하는 것엔 익숙해졌다(웃음). 한글로 된 대본을 영어로 번역한다는 건 매혹적인 일이다. 문법적으로뿐만 아니라 문화적, 스타일적으로도. 한국어 사용자의 대화 패턴을 분석해보면, 한국어로는 한 마디로 되는 말을, 영어로는 (특히 미국식 영어로는) 네 문장이 든다. 그 네 문장에 냉소, 속임수, 말장난 등이 전부다 들어있다. 한국어로는 목소리의 톤이나 제스처로 표현될 내용들이, 영어에서는 그런 장치들로 표현된다. 수천년동안 이어져 온 문화적 차이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서 미국 관객들이 '인터뷰'에 푹 빠질 수 있도록 번역했다.

작사 과정은 어땠나. 작사할 때 한국어 버전 '인터뷰'를 참고했나.

ㄴ 대본 번역과 영어 가사 작사는 완전히 다른 과정이었다. 번역은 원작의 내용을 최우선으로 했지만, 가사는 운율과 느낌을 살리면서도, 미국 관객에게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돼야 했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한국어 버전의 음악을 들으며 작업했고, 원작 가사 하나하나의 의미를 전달하려 했다기 보다는, 가사를 통해 결과적으로 얻어내려 했던 목적을 생각하며 의역했다. 원작자의 의도를 조금 더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가장 좋아하는 작사가는 누구인가.

ㄴ '미녀와 야수'를 작곡한 하워드 애쉬만은 최고의 작사가라고 생각한다. 아론 소킨은 뮤지컬 대본을 쓰진 않지만, 그가 쓰는 대사는 정말 천재적이다. 항상 영감을 주는 작가다. 그만큼의 재능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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