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 손자 베스트'는 20대 청년 백수 '교환'(구교환)과 70대 애국 노인 '정수'(명계남(동방우))의 이야기를 다룬 풍자 코미디다. 두 주인공은 '너나나나베스트'라는 온라인 게시판과 '어버이별동대' 보수 단체에서 활동하는데, 이는 실제 존재하고 있는 '일간베스트'와 '어버이연합'을 기반으로 설정된 배경이다. 이 작품은 종로와 탑골공원 일대, 국립현충원 등에서 촬영됐다.

 

작품의 기획 의도를 묻자 김수현 감독은 "영화를 보면서 '교환'이 남들처럼 연애를 소박하게 할 수도 있었다. 약속해놓고, 혼자 술에 취해 길거리에 쓰러지고, 엉뚱하게 종로에 기생하는 여성의 숙소를 끌려가게 된다. 엄마와의 정사 꿈도 꾸고, 관장약인 줄 알고 비아그라를 잘못 먹고, 전직 대통령에 관한 랩을 들고, 다시 그 박카스 여인과 정사를 나누다 뛰쳐나가게 된다. 그리고 폭탄을 만들어 자신만의 거사를 준비한다. 그 모습이 지금의 20대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20대라면 어땠겠냐고 자문하기도 했다"고 이야기를 풀어갔다.

 

 

김 감독은 "한편으로, 70대 어르신이야말로 주입식 교육의 병폐에서 제일 고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빨갱이, 공산당, 좌파, 종북 등을 끊임없이 교육받으신 결과가 이 영화의 캐릭터가 녹여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그 주입식 교육 안으로 사라져버릴 수밖에 없는 쓸쓸한 삶이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됐다. 그러한 이야기에 미디어라는 역할이 시스템 내에서 존재한 것 같아 그 세 이야기를 하려고 시작했다"고 밝혔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