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 성남고 서울고 강세 속 인천 제물포고 '우승권 도전'

▲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이끌고 있는 서울고 강백호. 사진ⓒ김현희 기자

지난 4월 25일을 기점으로 2016년 전반기 고교야구 주말리그가 모두 끝이 났다. 한 시즌의 절반이 지난 셈이다. 이제 각 학교 선수들은 서로 다른 형태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왕중왕전 진출에 성공한 학교들은 ‘황금사자’를 품에 안기 위해 절치부심해야 하고, 탈락한 학교들은 후반기 주말리그 선전을 바탕으로 ‘청룡 여의주’에 도전해야 한다.

 

바로 그 5월 5일부터 ‘제70회 황금사자기 전국 고교야구대회 겸 2016 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펼쳐진다. 전반기 주말리그가 마감되고, 감독자 회의까지 끝난 현 시점에서 어떠한 학교들이 본선 무대에 진출했는지 살펴보자.

 

서울권 : 강백호의 서울고, 하준영의 성남고 ‘여기 있소이다!’

 

전년도 우승 학교(선린인터넷고)를 포함, 가장 많은 9개의 학교가 참가하는 서울권역은 예상대로 대부분의 학교가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그 가운데서도 2학년들의 활약이 돋보인 성남고와 서울고가 각각 A, B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주목해 볼 만하다. 올해도 좋지만 내년을 더 기대해 볼 만하기 때문이다.

 

성남고에는 지난해 대통령배/청룡기 감투상의 주인공, 하준영이 있다. 놀라운 것은 이 좌완 에이스가 작년에 겨우 1학년이었다는 사실이다. 올해에는 더욱 농익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B조에서는 서울고가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고의 우승에는 유정민 감독의 용병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고척 돔구장 정식 경기 1호 홈런'의 주인공, 강백호가 더욱 농익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고, 이 페이스대로 간다면 이영민 타격상 수상도 어렵지 않을 정도다.

 

서울 A조 2~4위는 경기, 청원, 충암고가 4승 3패로 동률을 기록하여 모두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다만, 승자 승 원칙에 따라 청원/충암고에 모두 승리를 거둔 경기고가 종합 준우승, 충암고에 승리를 거둔 청원고가 3위를 차지하게 됐다. 경기고에는 ‘리틀 김민호’, 김성훈과 에이스 최현수, 그리고 2학년 박신지가 있다. 팀의 대들보인 이들의 역할에 따라 경기고의 승운도 판가름날 전망이다. 청원고는 혼자 팀 살림을 책임지다시피 한 2학년 조성훈의 활약이 돋보이며, 충암고는 부상에서 돌아온 에이스 고우석의 등판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 팀을 이끄는 2학년 좌완 에이스, 성남고 하준영. 사진ⓒ김현희 기자
서울 B조에서는 서울고에 발목이 잡힌 덕수고가 승자 승 원칙에 따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딱 한 번 패하긴 했지만, 올해 덕수고 전력이 상당히 좋다. 특히 1, 2학년의 전력이 더 좋다는 점을 가벼이 봐서는 곤란하다. 덕수고 마운드에는 김재웅-박건우 듀오를 비롯하여 2학년 히든카드 양창섭 등 에이스가 셋이나 있다. 타선의 힘이 비록 청룡기 3연패를 했던 재작년 같지 않지만, 마운드의 높이를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이종범 해설위원 아들)가 버티고 있는 휘문고는 5승 2패의 준수한 성적으로 3위를 차지했다. 타선의 힘도 힘이지만, 마운드가 상당히 좋다. 3학년 김대한과 2학년 김민규 모두 이번 전반기 왕중왕전의 스타가 될 수 있는 재목감이다. 정동현의 활약을 앞세워 전국무대 우승을 차지했던 옛 영광을 누릴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또한, 4승 3패로 황금사자기 막차를 탄 장충고의 전력도 무시할 수 없다. 오히려 장충고의 전력이 앞선 학교들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앞설 수도 있다. 이러한 평가에는 3학년 투수 양기현을 비롯하여 발 빠른 2학년 최준우 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베일에 가려진 2학년 투수의 존재가 더 무섭다. 성동현이 그 주인공이다. 동문 선배인 넥센 박주현의 재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투수조련사 송민수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이 이번 전반기 왕중왕전에서 등장할 수 있다.

 

▲ '바람의 손자'로 불리는, 이종범 해설위원의 아들 휘문고 이정후. 사진ⓒ김현희 기자
경기-인천 : ‘신생학교 만만세!’

 

신생팀이 유난히 많았던 경기 A조는 가장 많은 이변이 일어나 리그전 전체가 매우 흥미롭게 전개됐던 지역이기도 하다. 당초 야탑고가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보였지만, 우승팀은 신생학교에서 나왔다. 백송고등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백송고에는 마운드를 지키는 3학년 듀오, 김태권과 고명수가 있다. 경기 운영 능력이 빼어난 김태권, 체격 조건이 우수한 고명수 모두 '경험 부족'이라는 당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가 열쇠다. 1회전을 무난히 통과한다면, 의외의 성적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야탑고를 제치고 A조 준우승을 차지한 소래고도 무시할 수 없다. 에이스 김지훈이 건재한 가운데, 1학년 서장민도 1승을 기록하며 2, 3학년 ‘형님’들을 도왔다. 이주원과 이재석이 버티는 타선 또한 가벼이 볼 수 없을 정도. 오히려 이들보다 ‘선배’격인 야탑/충훈고가 3, 4위에 머물렀다는 점이 가장 큰 이변이다. 두 학교 모두 나란히 4승 2패를 기록했으나, 승자 승 원칙에 따라 충훈고가 3위를, 야탑고가 4위를 마크했다. 야탑고에는 불방망이 실력을 자랑하는 나영채와 체격 조건이 좋은 에이스, 이원준이 있다. 주말리그 성적을 떠나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만큼, 지역 예선에서의 부진을 어느 정도 덜어낼 것으로 예상한다. 박찬혁과 이상민이 팀을 책임진 충훈고 역시 이번 대회를 기대해 볼 만하다.

이에 반해 B조는 예상대로 유신고가 별다른 이변 없이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이러한 유신고 최대의 전력은 노장 이성열 감독이다. 기존 전력을 추슬러 매년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용병술은 결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키 플레이어는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되어 빠른 발을 자랑하는 3학년 홍현빈을 꼽을 수 있다.

 

준우승팀인 안산공고 역시 홍상욱 감독의 용병술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2학년 정철원-김도규 듀오가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누가 에이스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그렇기에, 본선 무대에서는 1회전 통과를 어떻게 하느냐가 큰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광현은 고교 시절, 모교 안산공고를 두 번이나 결승 무대에 올려놓은 바 있다. 장안고의 추격을 따돌린 부천고도 승자 승 원칙에 따라 황금사자기 본선 무대에 올랐다. 3학년 이정재가 대들보 역할을 한 가운데, 불방망이 타격 실력을 자랑한 윤정빈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부천고 역시 1회전에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

인천과 강원 지역은 예상대로 ‘인천 3강’이 모두 본선 무대에 오른 가운데, 강원지역의 설악고가 3위의 성적으로 황금사자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무패의 성적을 거둔 동산고는 지난해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타자들의 고른 활약이 돋보였다. 김혜성, 김정우, 박유연 등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여 준 만큼, 올해 더욱 농익은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창현과 이도현이 버티고 있는 마운드가 변수.

 

박치국이라는 걸출한 에이스를 보유한 제물포고는 타선이 에이스를 잘 받쳐주는 형태로 경기를 진행했다. 권기영을 필두로 무려 5명의 타자가 불방망이 실력을 선보였다. 이 모습이 본선 무대에서도 재현될지 기대된다. 이정범과 이정우가 고감도 타격감을 선보인 인천고는 에이스 오윤성의 호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비록 지역 예선에서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팀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만큼, 향후 발전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 볼 만하다. 강원지역 대표로 유일하게 참가하는 설악고는 이종도 감독의 지도력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에이스 최성영이 졸업했지만, 그 자리를 에이스 이길용과 1학년 하회준이 매워주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달되고 있다. 지난해 청룡기에서 우승팀 상원고를 상대로 1-0경기를 할 만큼,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될 팀이다.

-2편에서 계속-

※ 2016 전반기 고교야구 주말리그 서울, 경기, 인천권 최종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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