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 고우석, 부산권 윤성빈 '단연 의뜸'

▲ 부산고 에이스 윤성빈.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속구 유망주다. 사진ⓒ김현희 기자
 
3월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야구’ 시즌이 재개됐다. 이는 토미 라소다 전 LA 다저스 감독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날’이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다. 이미 프로야구는 시범 경기를 통하여 마지막으로 전력을 점검하고 있고, 고교야구는 지난 3월 19일부터 정식으로 주말리그가 시작됐다. 3월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각 팀은 최대 두 경기씩 소화하게 된다.
 
시즌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부터 ‘보여준 것이 많았던’ 유망주들을 필두로 서서히 연고지 우선 지명(1차 지명) 선수들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는 것도 사실이다. 기나 긴 연습생 과정을 마치고, 화려한 무대 위로 떠오르는 문화인들이 나타나는 것처럼 스포츠계 역시 ‘내일의 슈퍼스타’를 꿈꾸며 궂은 날씨에도 자신의 몸을 던지는 유망주들이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각 지역별로 ‘프로 구단의 눈’을 피해갈 수 없는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서울권, 충암고 고우석, 휘문고 이정후 ‘주목’
 
서울권에서는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유망주들이 3학년으로 진학하면서 다시 두각을 나타내는 자원들이 눈에 띈다. 그 중 가장 주목을 받는 이는 충암고 에이스 고우석이다. 지난해 청룡기 대회를 거치면서 시속 149km의 빠른 볼을 선보였던 고우석은 완투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서울 연고권을 지닌 LG, 넥센, 두산 모두 탐을 낼 만한 인재다. 현재로서는 가장 우선적인 선발 권리를 지니고 있는 LG가 탐을 낼 만한 재원으로 손꼽힌다.
 
야수로 눈을 돌릴 경우, 내/외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휘문고 이정후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1학년 때에는 포수로, 2학년 때에는 내야수로 나서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렸다. 타격 실력만큼은 이미 고교 레벨을 뛰어 넘었다는 평가를 줄 만하다. ‘바람의 아들’로 불렸던 아버지 이종범만큼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프로에서 포지션 하나를 정해 놓고 꾸준히 절대 시간을 투자한다면 스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경기고를 이끄는 리드오프, 김성훈 역시 주목해 볼 만한 인재다.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되었음은 물론, 투-타에 모두 재능을 선보이며 리틀리그 시절부터 꽤 좋은 실력을 선보였다는 후문이다. 두산에서 성실함을 인정받아 오랜 기간 현역 시절을 유지했던 김민호 코치가 아버지다. 유격수였던 아버지와는 달리, 지난해부터 중견수 겸 리드오프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다만, 주말리그 안내 책자에는 투수로 소개된 만큼 여차 하면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산권, 부산고 윤성빈 ‘영입 0순위’
 
▲ 제2의 이대호라 불리는 부산고 거포 한기원. 주말리그 개막 2주 만에 벌써 7타점을 쓸어 담았다. 사진ⓒ김현희 기자
 
한편, 부산권에서는 연고팀 롯데 자이언츠가 누구를 선택할지 ‘행복한 고민’을 할 만큼 좋은 인재풀이 많다. 하지만, ‘매우 상식적인 선택’을 한다고 가정한다면, 부산고 에이스 윤성빈의 존재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2학년이었던 지난해부터 청소년 대표팀으로 선발되어 좋은 모습을 선보였고, 힘이 붙기 시작한 청룡기 대회부터 148km의 빠른 볼을 선보였다. 시즌 초반에는 부상으로 잠시 개점 휴업을 선언한 상태지만, 4월부터 다시 주말리그에 투입된다면 ‘국내 고교 랭킹 1위’ 투수다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변수는 해외 진출 선언 여부다.
 
같은 학교에서 소속팀을 이끌고 있는 에이스 최지광의 존재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최지광 역시 지난해부터 윤성빈과 함께 모교 부산고를 이끌었으며, 3학년인 올해에는 조금 더 농익은 모습으로 마운드에 섰다. 빠른 볼 최고 구속은 145~6km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지명이 아니라 해도 2차 지명에서 상위 순번에 불릴 가능성이 크다.
 
고교야구의 시범경기격인 ‘우수고교 초청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남고의 마운드 역시 만만히 볼 수 없다. 특히, 투수 손주영-이승호 듀오는 하드웨어가 좋다는 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 191cm, 94kg의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춘 손주영은 프로에서 제대로 키울 경우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187cm, 88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이승호 역시 좌완투수. 연고지 우선 지명이 아니더라도 2차 지명에서 충분히 지명을 기대해 볼 만하다.
 
타자로 눈을 돌릴 경우, 대상자는 ‘단 한 명’으로 축소된다. 부산고 거포 한기원이 그 주인공이다. ‘리틀 이대호’로 불릴 만큼 체격 조건이 좋고, 손목 힘 또한 빼어나다. 특히, 지난해 청룡기 대회에서는 고척돔구장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주말리그에서도 만루포를 가동하는 등 ‘고3병’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경북권, ‘3인 중 누가 1차 지명?’
 
▲ 상원고 3학년 트리오, 박민호-신준영-이진석(왼쪽 순으로). 삼성이 우선지명권을 포수에 쓴다면, 박민호 역시 그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사진ⓒ김현희 기자
 
대구-경북지역은 지난해 최충연(삼성), 박세진(KT), 전상현(KIA)에 버금가는 투수 인재들은 없지만, 연고팀 삼성이 지명 포지션의 우선 순위를 어디로 두느냐에 따라서 당락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그 중 고교 재원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재는 세 명으로 압축된다.
 
투수 중에서는 경주고 에이스 장지훈의 존재가 가장 빛이 난다. 지난해 2학년의 몸으로 팀을 이끄는 과정에서 최고 구속 142km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마운드에 설 전망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컨디션이 100% 올라오지 않았지만, 기후가 따뜻해지면 언제든지 속구 투수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지훈 이외의 투수 후보군에는 같은 학교의 사이드암 투수, 김표승도 있다. 역시 지난해 2학년의 몸으로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되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투수가 아닌 타자군에 눈을 돌릴 경우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후보군은 경북고 거포 곽경문이다. 187cm, 100kg의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춘 곽경문은 이미 지난해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며 거포 본능을 발동한 바 있다. ‘포스트 이승엽’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삼성으로서는 지역 내 거포에게 신인 지명권 한 장을 행사할 만하다.
 
포지션까지 두루 감안했을 경우, 상원고 포수 박민호의 존재로 빼놓을 수 없다.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박민호는 도루 저지 능력과 투수 리드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타력에도 재능이 있어 지난 청룡기 대회에서는 타점상을 받기도 했다. 포수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보았을 때 박민호에게도 기회가 있는 셈이다. ‘제2의 강민호’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타 팀에서도 군침을 흘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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