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강익모] 세라비 이것이 인생, 21세기 국제 글로벌화 된 세라비를 만나다

오래된 곡 가운데 세라비(C'est la vie)가 들어가는 곡들은 Emerson, Lake & Palmer, Khaled, Robbie nevil, Tinashe가 부른 곡 외에도 무수히 많다. 어제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의 할인가 탓에 반값을 주고 들어간 극장에서도 이 단어 '세라비'는 그 빛을 유감없이 발했다.

원제 Le Sens de la Fe'te라는 프랑스 영화의 부제가 C'est la vie(국내 개봉작 제목-세라비 이것이 인생)였다. 라신느와 보마르세를 읊으며 신사인척해야 하는 세상, 그리고 궁증의상을 입고 냄새를 참으며 땀을 흘려야 먹고 살 수 있는 직업 특성과 그 헤프닝들은 이 영화가 코미디를 표방하는 다른 한 켠에서 찡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공연 이벤트와 무대를 만들고 고객을 감동시켜야 하는 입장의 퍼포먼스 회사라면 당연히 이 영화는 필수로 보고 혹시 현장에서 직원들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착각에 빠질수도 있다.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헤프닝들과 뜻하지 않게 만사가 틀어지는 꼬임이 벌어지는가? 이 계절이면 찾아오는 더위와 불쾌지수가 동반상승하면 이 영화가 주는 짜릿한 마지막 장면들은 참으로 허탈함과 동시에 웃음과 “아, 이것이 인생이구나”하는 뜻하지 않은 삶의 기운을 차리게 만드는 안식을 얻을 수 있다.

스케줄이나 금전적 문제만이 우리를 곤혹스럽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것보다 더 많은 인간무리, 즉 우리사회라는 존재, 특히 그 대표적인 도시라는 개념과 그곳에서 일어나는 암투와 그에 반하는 유일한 인간의 무기인 순수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맥스 사장과 매니저 아델, 친구이자 한물 간 포토그래퍼 기, 그의 조수 바스티앙, 이벤트주인공 피에르, 밴드의 보컬 제임스 등이 펼치는 각각의 캐릭터는 수준 높은 고품격 코미디의 진수를 선보인다.

최악의 상사와 최악의 근무환경, 그리고 노력에 대한 댓가가 그리 높지 않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일수록 이 영화가 겨냥한 타켓오디언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적 할인율을 떠나 동서양의 노동자들을 잇는 매개가 등장한다. 보기에는 우아한 17세기 고성(古城)에서 펼쳐지는 갈굼과 불만누적, 임기응변과 이해불가, 지시와 요청만 던지는 상사, 일단열심인척만 하는 직원 등의 작업동선이 겹쳐지면 그 조직원들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를 설득적으로 잘 보여준다. 이 장면들은 현재 이런 일들을 다반사로 겪고 있는 관객들에게는 웃음이 아니라 피눈물이 나는 장면이 될 수도 있고 통쾌한 한방의 대리만족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마지막 반전이 주는 해학적  해결방식은 마치 세익스피어의 <12야>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아마도 전작 <언터처블:1%의 우정>를 다룬 감독과 제작진이 만든 것이라면 대략 짐작을 할 관객들도 많을 것이다.

프랑스 영화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로 "말이 많다"를 꼽는 관객들도 무한 헤프닝이 주는 마지막 코너가 게임의 결과처럼 궁금하다면 주중이나 주말 시간을 내어 극장을 찾아보기 권한다.

[글] 문화뉴스아티스트에디터(ART'ieor) 강익모. 서울디지털대 문화예술 경영학과교수이자 영화비평가·문화평론가로 활동. 엔터테인먼트 산업학회 부회장과 전국예술대학교수연합 조직국장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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