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청소년 대표팀 이정후-고우석과 한 자리에 만나

▲ 2년 전 청룡기 선수권을 앞두고 만난 손주영. 당시 프로 스카우트 팀이 가장 많은 주목을 했던 유망주였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지금의 베이징키즈 1세대들이 프로 1군 무대에서 기존 형님들의 자리를 위협하기 1년 전, 2017 신인 1, 2차 지명회의 역시 많은 관심 속에서 진행된 바 있다. 당시 고교 3학년생들이 주축이 됐던 청소년 대표팀은 사상 최악으로 진행됐던 아시아 청소년 대회(당시 1루심의 결정적인 오심으로 타이완전 패배)에서 값진 동메달을 확보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그 중 이정후(넥센)는 전 경기 출장의 꿈을 이루면서 각종 신인상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물론 이정후를 제외한 나머지 신예들은 대부분 퓨쳐스리그에서 절대시간을 보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1군에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각 팀 코칭스태프는 '1군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 잠시 그들을 호출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 준 신예들도 있었다.

경남의 왼손 에이스 손주영 첫 선발,
그리고 오랜 만에 만난 동료들

경남고등학교의 왼손 에이스 손주영(20) 역시 마찬가지. 고교 시절 146km의 빠른 볼 구속을 기록하면서 꾸준히 주목을 받았던 유망주였다. 당시 스카우트 팀도 "1차 지명 예정 대상자를 제외하면, 이정현(KT)과 손주영이 빼어나다."라고 했을 정도였다. 그 평가가 틀리지 않다는 것은 LG가 2차 1라운드 전체 2번째로 선택했다는 것에서 증명이 됐다.

손주영은 191cm, 95kg의 타고난 체격 조건을 갖췄다. 그만큼, 큰 키에서 비롯된 타점이 높은 속구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경남고 시절에도 큰 키에서 비롯된 속구와 변화구로 재미를 많이 봤다. 그래서 당시 청소년대표팀에도 선발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LG가 임지섭과 함께 손주영을 좌완 선발 수업을 계속 시켰던 것도 2~3년 후를 내다 본 조치였던 것이다.

그랬던 만큼, 완전한 선발로 정착되기 전까지는 이렇다 할 콜업 소식은 전달되지 않을 줄 알았다. 외국인 선발 윌슨의 가벼운 부상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윌슨은 지난 주 KIA와의 원정 경기에서 상대팀 타자의 타구에 정강이를 맞으면서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건너 뛰었다. 대신에 2군에서 콜업된 이가 손주영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기회를 잡은 것이다.

▲ 2016 청소년 대표팀 멤버들. 키가 큰 손주영이 뒤편에서 사진 촬영에 임했다. 앞 줄에 있는 이정후와 고우석도 보인다. 당시 2학년들은 전원 프로 입성에 성공했다. 사진ⓒ김현희 기자

선발 데뷔전을 치른 손주영은 대체로 자기 공을 잘 던졌다. 다만, 초반에는 1군 등판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큰 키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팔꿈치가 일찍 열리며 타점이 다소 낮게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점차 이닝이 거듭될수록 경남고 시절 선보였던 시원한 투구를 선보이면서 그 부담을 조금 낮춘 듯했다. 비록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했지만, 4와 1/3이닝 동안 넥센 타선에 4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 막은 것에는 칭찬을 해 줄 만하다. 다만, 고교 시절에도 나쁘지 않았던 제구력을 1군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듯했다(사사구 5개). 그러나 이번 선발 경험이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공고롭게도 이 날 경기에서는 2016 청소년 대표팀 주역이 셋이나 등장했던 날이었다. LG 선발로 나선 손주영은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이정후를 상대하여 3타석 2타수 무안타로 판정승을 거두었고, 팀의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한 고우석 역시 이들과 함께 한 바 있다. 고우석은 8-1로 크게 앞선 9회에 등판하여 최고 150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앞세워 삼진 2개를 솎아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LG 승리의 시작과 끝을 2016 청소년 대표팀 멤버들이 책임진 셈이다.

이러한 이야깃거리들이 많아질수록 팬들이 더욱 많은 관심을 갖는 법이다. 다음에는 어떠한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 이러한 뒷이야기를 전달해줄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지기도 한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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