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프로그램을 만나다 ③

▲ 이성열 연출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지난 17일 오후 남산예술센터에서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의 2018 시즌 프로그램이 공개됐다.

5월 17일부터 6월 3일까지 공연되는 '에어콘 없는 방'은 2016년 제6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작년에 공연된 후 좋은 반응을 얻어 재공연된다. '유신호텔 503호'라는 원제를 가진 이 작품의 주인공은 1906년 하와이에서 태어나 한국, 상해, 미국을 떠돌며 역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겪었던 실존 인물 '피터 현'(1906~1993)이다.

피터 현은 1919년 3‧1 운동기 한국 독립운동을 상하이와 전 세계에 알린 현순 목사(1880~1968)의 아들이자, '박헌영의 첫 애인', '한국판 마타하리' 등으로 구설에 오르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 평양에서 박헌영과 함께 처형된 앨리스 현의 동생이다. '에어콘 없는 방'은 한 인물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가 경험한 다면적이고 경계적인 역사성과 정체성을 다룬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성열 연출은 "작년에 여기서 공연했는데 올해 9월에 다시 하게 됐다. 저희 작품은 고국을 찾은 70세 노인이 호텔방에서 겪는 하룻밤의 일이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그 하루 안에 1930년대, 45년 해방전후, 73년 유신 직후. 세 가지 시간과 공간이 뒤섞이며 한국 근현대사의 여러가지 슬픈 여정이 꿈결처럼 넘나들고 뒤엉키며 연극이 진행된다. 연극을 보시면 우리 현대사가 한 평범한 사람이 살아가기에도 얼마나 곤란하고 힘든 역사였는지를 같이 무리없이 느끼실 거라 본다. 위대한 영웅적인 사람이 아니라 그냥 성실하게 열심히 자기 꿈과 행복을 위해 노력한 한 젊은이가 어떻게 굴절되고 알콜중독자가 되고 약을 먹을 수밖에 없는 초라한 늙은이로 늙어갈 수밖에 없는지 우리의 슬픈 자화상처럼 보인다. 이번에 하면서 작년에 좀 미진한 부분. 삽입됐던 극중극 부분 이런 걸 좀 더 강화하고 새롭게 해서 이번 공연에 오신 분들과 만나려고 한다."라며 재공연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한편, 3월부터 12월까지 계속해서 무대에 오를 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프로그램은 시즌 프로그램 8편과 공모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이번 시즌 역시 변함없이 한국사회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현상을 담은 동시대성 작품들이다.

자세한 사항은 남산예술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2월 1일 오후 2시 '처의 감각', '손 없는 색시', '에어콘 없는 방'의 3편이 담긴 상반기 공연 패키지 티켓이 오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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