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이젠 확실히 '대세'다.

공연 생중계, 특히 뮤지컬 생중계가 쏟아지고 있다.

과거에도 하이라이트, 프레스콜 행사 등의 온라인 중계는 이뤄졌으나 제작사들은 대체로 공연 중계를 꺼렸다. '영상으로 작품을 보고나면 직접 보러 오지 않게 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실제로도 

하지만 제작사 라이브와 기획사 벨라뮤즈가 지난해 뮤지컬 '팬레터'를 최초로 전막 시연했으며 성공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누적 11,729명의 온라인 관객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 뮤지컬 '팬레터' 공연 사진(해당 장면은 2017년 공연)

302석이었던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을 기준으로 하면 39번 이상을 매진시켜야 나올 수 있는 관객으로서 유료 매출 이전에 관객점유율을 중요시할 정도로 모객 자체가 어려워진 최근의 공연계를 고려하면 의미있는 수치였다.

또 공연을 감상하며 댓글을 실시간으로 달 수 있어 '관객과의 대화' 등을 통해서 제한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던 피드백을 더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졌다. 예컨대 지난 11월 9일 중계한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의 경우 댓글란에서 작가, 작곡가가 직접 관객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소통을 보여주기도 했다.

'팬레터' 이후로도 '총각네 야채가게', '금강, 1894' 등이 생중계를 도입했으며 이러한 순기능들이 돋보인 결과 올해에는 완전히 생중계가 정착됐다. 하루가 멀다하고 생중계가 쏟아질 정도다.

12월만 봐도 뮤지컬 '난쟁이들'(7일 오후 8시)를 시작으로 연극 ''미인도' 위작 논란 이후 제2학예실에서 벌어진 일들'(23일 오후 3시), '금강, 1894'(26일 오후 8시), '줄리 앤 폴'(27일 오후 8시), 연극 '더 헬멧'(29일 오후 3시) 등이 중계됐거나, 중계를 기다리고 있다.

▲연극 '더 헬멧' 생중계 홍보 배너 ⓒ네이버 공연전시 공식 블로그

물론 여전히 우려도 존재한다. 뮤지컬 생중계는 결국 불법 녹화를 막을 수 없기에 자칫 작품의 가치를 훼손시키고 창작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도 스마트폰으로 개개인의 녹음, 녹화가 쉬워지며 공연장 내부의 관객이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행할 경우 불법적인 녹화, 녹음을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면에서 음악, 웹툰, 영화, TV 프로그램 등 유료화 모델을 어느정도 정착시킨 컨텐츠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리바다'로 대표되는 MP3 불법 공유는 스트리밍과 월정액 제도 등으로, 웹툰은 전용 앱을 통해 캡쳐를 막거나, 영화나 TV 프로그램은 IPTV 시대를 맞이해 저렴한 가격의 다시 보기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디지털 권리 관리)을 활용하고 있다.

불법복제가 훨씬 더 쉬운 이런 디지털 기반의 컨텐츠들조차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점점 더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장 확대, 관객 소통 증대 등의 긍정적인 면을 보일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놓쳐버린다면 계속해서 공연계는 우물안 개구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

▲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 실황 중계 캡쳐 ⓒ네이버 공연

또 공연은 여타의 매체와 다르게 '현장성' 그 자체가 하나의 관람 포인트로 작용한다. 일부의 우려와 달리 중계를 본다고 해도 극장에서 그날의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매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중계를 본 관객이 작품을 보러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편견'에 가깝다. 예를 들면 2016년 창작산실 우수신작 뮤지컬 '레드북'의 경우 누적 13,756명이 중계를 감상했으며 전막 중계 이후 다음날 인터파크 일간 랭킹 2위를 차지하는 등 이런 온라인 중계를 통한 작품 홍보의 순기능을 보여주기도 했다. 중계 시스템이 완전히 구축된다면 공연 관람과 별개로 VOD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앞으로도 공연 중계는 점점 더 성장세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좋든 싫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이미 그러한 기술의 발전을 통해 공연은 영화에 비해 접근성이나 가격에서 경쟁에 밀린 상황이기도 하다.

공연계가 또 다시 맞이한 새로운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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