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대학로에 신선한 바람이 불 수 있을까.

대학로에 불고 있는 '여풍'에 힘을 보탤 작품이 나왔다. CJ문화재단(이사장 이재현)의 공연 부문 지원 사업 '스테이지업(STAGE UP)' 신인부문 선정작인 뮤지컬 '미스대디'는 여자로 성전환을 한 록스타 '버드'가 과거 친구 '폴리'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고, 다시 찾은 고향에서 '폴리'의 아들 '준'을 만나며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미스대디'는 특별한 서사적 구조로 관객을 끌어들이기보다는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버드', '준'이 보여주는 관계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다만 극의 전반적인 색깔이 강해서 결말이 크게 인상적으로 느껴지진 않으며 넘버 역시 결말에서 오히려 앞서 보여준 개성이 사라지고 다소 평이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새로울 것이 없지만, 아빠가 된 트랜스젠더 여성인 '버드'는 여성 위주의 작품들이 자연스레 겪는 외모 우선, 젊은 나이 위주의 캐스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들을 가질 정도의 나이로 등장해야하는 점과 성전환을 했지만 기본적으로 신체적 베이스가 남자이기 때문에 한국 뮤지컬의 매력인 다양한 캐스팅을 통한 다채로운 캐릭터를 선보일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리딩에서도 최현선과 진태화의 조합이 보여주는 케미는 최근 매체에서 유행하고 '밀어주는' 중년 남성과 젊은 여성의 조합만이 대중적 해답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또 '버드'와 '준' 외의 캐릭터도 고유의 매력을 뽐내며 눈길이 간다. 이들 역시 전형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난 불완전성이 참신함으로 비춰진다. 특히 강연정은 '폴리'와 '수지', '미세스씨(C)'를 넘나들며 내공 있는 멀티 롤 연기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그에 밀리지 않으며 깜찍발랄한 매력을 선보인 김현진, 머큐리와 사내를 넘나드는 윤성원의 연기도 호평할만 하다.

* 공연 정보

- 공연 제목 : 미스대디

- 공연날짜 : 2017. 12.11.

- 공연장소 : CJ아지트 대학로

- 작/작사 : 정다이

- 작곡 : 김희은

- 프로듀서 : 권혁미

- 예술감독 : 조용신

- 음악감독 : 박지훈

- 출연배우 : 최현선, 진태화, 강연정, 윤성원, 김현진

-'연뮤'는 '연극'과 '뮤지컬'을 동시에 지칭하는 단어로, 연극 및 뮤지컬 관람을 즐기는 팬들이 즐겨 사용하는 줄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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