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젊은 극단의 참신함이 돋보인다.

연극 '히킥고모리'는 극단 '섬으로 간 나비'의 작품으로 3년째 방 안에 틀어 박힌 히키코모리(*타인과의 접촉을 극도로 기피하는 유형의 사람을 의미하며 '은둔형 외톨이' 등으로 부른다) 태성을 주인공으로 태성의 '뉴월드' 게임 속 캐릭터 '모리'. 그리고 실제로 만난 적 없지만 게임 속에서만큼은 태성의 히로인인 '안단테'. 태성이 문을 열기만을 기다리는 방 문 밖의 엄마 등이 등장해 풀어가는 이야기다.

'히킥고모리'는 섬세한 주인공의 내면 묘사가 일품이다. 주인공 태성의 캐릭터가 일견 보기에는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히키코모리의 행동과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인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일본의 미디어를 통해 수없이 반복적으로 소모된 히키코모리의 이미지가 오늘날의 한국 청년이 겪는 문제와 합치되며 이 작품은 20대의 보편적 감수성을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변한다.

아기자기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뉴월드'의 표현은 작품의 분위기를 밝게 포장하는 역할을 맡아 성공적으로 그 기능을 수행한다. 한편으로는 태성의 방과 문 사이에 위치해 태성과 사회 사이의 단절감을 무대 자체로 표현한다.

다만 더 매끄럽고 사실적인 이야기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관객에게 보여지는 설정을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게임 플레이 자체가 극의 중요한 전개에 영향을 미치는데 반해 게임 설정의 완성도가 그에 미치지 못해서 실제로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 의문을 자아낼 수 있는 요소들이 존재한다.

물론 이러한 설정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여주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칫하면 사건에 진입하는 과정이 너무 길어져 지루함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소위 급식체를 활용한 점은 웃음코드를 만드는 면에선 성공적일 수 있지만 필요한지는 의문이 든다.

* 공연 정보
- 공연 제목 : 히킥고모리
- 공연날짜 : 2017. 11.29. ~ 2017. 12.10.
- 공연장소 : 대학로 달빛극장
- 극작 : 김세한
- 연출 : 윤상원
- 출연배우 : 김수웅, 박지원, 조남웅, 김유리, 최현수, 한양화, 박준하
-'연뮤'는 '연극'과 '뮤지컬'을 동시에 지칭하는 단어로, 연극 및 뮤지컬 관람을 즐기는 팬들이 즐겨 사용하는 줄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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