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pjg5134@mhns.co.kr

▶공연메모
극단 두 동이향 작 연출의 거의 엘렉트라
- 공연명 거의 엘렉트라
- 공연단체 극단 두
- 작 연출 동이향
- 공연기간 2017년 10월 19일~11월 5일
- 공연장소 예술공간 오르다
- 관람일시 11월 3일 오후 8시

[문화뉴스 아띠에터 박정기] 예술공간 오르다에서 극단 두의 동이향 작 연출의 <거의 엘렉트라>를 관람했다.

동이향은 서강대학교 출신으로 한겨레신문 기자로 활약하다가 2007년 국립극장 창작공모에 입선했고, 2008년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 연극부문에 선정된 작가 겸 연출가다.

<떠도는 땅, 2016> <엘렉트라 파티, 2014년> <어느날 문득, 네 개의 문, 2009년> <당신의 잠, 2010년> <내가 장롱메롱 문을 열었을 때, 2011년>을 쓰고 연출하고, <버그는 존재하지 않는 주스입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숲을 이룬다> <기차길옆 오막살> <해님지고 달님안고> 등을 집필 공연했고, 2009년에는 최명희 작 <오해>를 연출한 앞날이 기대되는 미모의 여류 작가 겸 연출가다.

엘렉트라는 아가멤논과 클리타임네스트라의 딸이며 오레스테스의 누나. 라오디케(Laodice)라고도 불린다. 아가멤논 왕은 트로이 전쟁에서 미케네로 돌아오자마자 클리템네스트라의 연인 아이기스토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아이기스토스와 클리템네스트라는 아가멤논의 전리품, 트로이의 예언자 카산드라도 살해한다. 아버지 아가멤논 왕이 살해당할 당시 엘렉트라는 아테네에 있었다.

오레스테스가 스무 살이 되던 해에, 오레스테스는 델포이 신탁으로부터 미케네로 돌아가 그의 아버지를 죽인 자에게 복수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리하여, 엘렉트라와 오레스테스는 아버지가 살해당한 후 8년 만에 미케네로 돌아간다.

오레스테스는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아이기스토스를 살해한다. 클리템네스트라는 죽기 전에 오레스테스를 저주하였고, 이때 복수의 여신이 오레스테스를 고문하기 위해 나타난다. 가족간의 범죄를 응징하는 신, 에리니에스(복수의 여신)는 오레스테스를 뒤쫓는다.

그러나 에리니에스는 엘렉트라를 뒤쫓진 않는다. 오레스테스는 델포이 신전으로 숨는다. 델포이 신전에 숨어있는 오레스테스를 발견한 한 여자 성직자는 오레스테스에게 피를 끼얹고 복수의 여신으로 하여금 그의 주변을 돌게 한다. 그리고, 여자 성직자들은 오레스테스를 정화하기 위해 돼지 피로 목욕을 시킨다. 정화된 오레스테스는 아테나 신을 만나기 위해 아테네로 떠난다.

에우리피데스는 《타우리케의 이피게네이아》에서 이 사건을 조금 다르게 서술하고 있다. 복수의 여신이 아르테미스를 위한 제물로 오레스테스와 필라데스를 이피게네이아가 있는 흑해의 타우로이로 데려갔다고 주장한다. 복수의 여신은 이피게네이아와 오레스테스 남매가 감동적인 재회를 하자 곧 노여움이 누그러졌고, 그들의 죄를 사면해준다.

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인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가 모두 오레스테스와 엘렉트라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3대 비극 작가가 같은 소재를 비극으로 구성한 것 중 현대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것은 오직 엘렉트라의 이야기뿐이어서 문학적 중요도는 매우 높은 편. 또한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창시한 정신분석학에서의 엘렉트라 콤플렉스라는 용어 때문에 현대의 인지도는 상당히 높다.

<거의 엘렉트라>는 엘렉트라 콤플렉스(Electra complex)와 비교된다. 엘렉트라 콤플렉스는 여성이 모친을 증오하고 자신의 부친에게 성적 애착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반대개념이며 스위스의 정신의학자로 분석심리학의 개척자인 카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에 의해 만들어진 단어이다. 이름의 유래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엘렉트라이다.

용어 자체는 융이 지었으나 개념은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는가 제시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 중 여자아이가 겪는 심리와 거의 동일하다. 이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기준으로 서술한다.

보통 남근기(3~5세)에 나타나는 증세라고 한다. 처음에는 여자아이도 남자아이와 마찬가지로 어머니를 사랑하고 애착을 가지나, 자신에게는 남자형제나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남근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열등감을 가진다.

이로 인해 자신에게 남성의 성기를 주지 않은 어머니를 원망하고 남근을 가진 아버지를 동경하며 집착한다고 한다. 성장하면서 어머니와 자신을 동성으로서 동일시하면서 극복되나, 남자와는 다르게 거세에 대한 공포가 작용하지 않으므로 초자아가 약하다고 본다.

프로이트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남녀에 상관없이 어린 시절에 보편적으로 겪는 심리라고 주장했으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이런 주장을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사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은 철저하게 남성과 남근 중심으로 분석된 이론이고 여성의 케이스는 적당히 끼워 맞춘 것에 가깝기 때문에 남성 케이스에 비해 빈틈이 훨씬 많다.

그리고 엄마를 상대적으로 더 자주 보는 어린 여자아이가 자기 엄마, 아빠가 가까운 것을 보고 아빠를 질투하는 여자아이도 있기 때문에 결국은 누구와 더 가까운가가 문제다.

엘렉트라를 현대화한 연극으로는 유진 오닐의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 장 폴 사르트르의 <파리 떼>가 유명하다, 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호프만슈탈의 각본을 기초로 오페라 "엘렉트라"를 작곡했다.

무대는 붉은 색의 수많은 플라스틱의자를 여기 저기 쌓아놓고, 장면변화마다 그걸 사용한다. 기둥과 소대 사이로 등퇴장 로가 있고, 단조로운 음악이 연주된다. 출연자들은 거의 검은색 복장으로 등장하고 엘렉트라만 평상복 차림이다.

가장무도회 장면이 펼쳐지면서 살인행각이 일어나고 사람들의 소요 속에 엘렉트라가 청소도구로 마루 걸레질을 하는 모습에서 죽은 청소부 대신 엘렉트라가 청소부 일을 대신하는 광경이 관객의 주목을 끈다. 공주인데도 누구도 공주라고 의식하지 못 하는 엘렉트라, 그리고 엘렉트라가 기다리고 있는 남동생 오레스테스, 살인사건은 계속 일어나고, 살해당했던 아가멤논의 유령이 생존 시의 모습으로 등장을 한다.

왕후 역의 클리템네스트라를 남성배우가 맡아서 하고, 신화 속의 남성역을 여성배우가 맡아서 연기를 한다. 엘렉트라의 여동생인 크리소테미스가 등장하고 엘렉트라는 자기 자신-크리소테미스-클리타임네스트라와 대립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 한다.

엘렉트라는 아버지와 동생에 대한 애착이 엄청나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버지를 죽였다고 어머니를 죽이는가 하면 동생이 죽었다고 살아 돌아온 언니를 장님으로 만들려고 할 정도이니 상당히 무서운 여자이지만 이 연극에서는 평범한 청소부로 등장해 동정심을 유발한다.

김현영이 엘렉트라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눈길을 끈다. 왕후 역인 클리템네스트라를 김태근이 맡아서 호연을 편다. 하치성이 오레스테스, 이소희가 크리소미테스, 김석기가 아가멤논, 음윤진이 필라데스, 하독국이 아이기스토스, 감중엽이 이피아나사로 출연해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독특한 성격설정으로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터지 김슬기, 무대디자인 손호성, 조명디자인 최보윤, 의상디자인 김우성, 사운드디자인 윤민철, 분장디자인 정경숙, 소품디자인 이소희 ㈜창, 조연출 무대감독 김유경, 기획 코르코르디움, 조명어시스트 유보민, 조명크루 신동선 정주연, 사운드프로그램 임유정, 사운드어시스트 김석기, 음향오퍼 김유경, 조며오퍼 남혜영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깃들여 극단 두의 동이향 작 연출의 <거의 엘렉트라>를 한편의 실험극이자 신표현주의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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