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한 문체 속 의미 깊은 메시지, '스마트 소설'의 정수를 보여..

▲ 스마트소설집 '빗소리 몽환도'

[문화뉴스 MHN 오현성 기자] 내리치는 빗줄기를 별생각 없이 들여다보고 있자면 문득 궁금증이 밀려 들어온다. "대체 얼마나 많은 방울의 물이 떨어져 내리치고 있는 것일까?" 차마 세아리기도 전에 사라져버린 비는 끊임없이 또 한결같이 이어져 내린다. 바라봄 만으로도 경계를 실감케 하는 벽을 마주하는 듯 환상을 던지며 말이다.

스마트소설 '빗소리 몽환도'는 세차게 내리치는 폭우 속에서 시작된다. 소설의 마지막 장을 마쳐 읽은 '공상호'의 옥탑방에 문을 누군가 두드리며 전개된다. 열어젖힌 문 뒤에는 덮어버린 소설책의 주인공과 빼닮은 한 여자가 서 있다. 당황한 마음도 잠시, 이내 들이닥친 여자는 월세 계약서와 함께 짐가방을 밀어넣고 옥탑방 안으로 들어선다. 갓 스물을 맞이한 '공상호'의 앞에 나타난 묘령의 여인은 어느새 옥탑 구석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자연스레 이야기를 이어간다.

작품에서 '비'는 현실과 환상을 차단하는 '벽'의 역할을 하는 한편, 주인공 '공상호'의 옥탑방을 환상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창조적 역할까지 한꺼번에 맡고 있다. '빗소리 몽환도'는 모바일 시대, 일명 '스낵컬처'로 대변되는 독자 트렌드를 고려해 창작된 '스마트 소설'의 가치가 극대화되는 작품이다. 간결한 문체 속에서도 끊임없는 긴장감을 주고 또 정서적 이완을 반복시키면서 읽는 이의 정신을 집중시킨다. 책은 총 16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장마다 새로운 세계로 독자를 몸소 인도한다.

저자인 소설가 주수자는 '제1회 박인성 문학상'을 수상한 스마트소설계의 선두주자로 서울대 미대 졸업 후 전 세계를 떠돌며 언어의 가치와 문화적 사상의 견문을 넓혀왔다. 최근 출간된 '빗소리 몽환도'는 높은 평가를 받은 전작 '안개동산', '버팔로 폭설', '나비의 등에 업혀'에 이어 문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스마트소설 '빗소리 몽환도'는 무대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오는 12월 20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드림시어터에서 동명의 연극으로 상연된다. 극에서는 '낙원동 108번지 5층'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 '빗소리 몽환도' 저자, 소설가 주수자

주수자 작가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대한 관념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관점의 세계관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밝히며 "언어가 하나의 세상을 창조하고 구성하듯 작품 내에서 현실과 차단된 새로운 세계를 구현하고자 했다. 특히 공연의 배경인 '낙원동 108번지 5층'은 '낙원동=파라다이스', '108=인간의 번뇌', '5층=완벽한 창의성'으로 표현해 극의 생동감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스마트소설 '빗소리 몽환도'는 유명 코스메틱브랜드 아이소이 화장품 증정 이벤트와 함께 온/오프라인 대형서점에서 판매 중이다.

korstars@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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