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이 19일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지하에 위치한 SeMA 벙커의 개관했다. 

본 행사는 서울의 '유휴 지하공간'(SeMA 벙커, 경희궁 방공호, 신설동 유령역) 개방에 따른 것으로, 서울시 안전총괄과와 도시기반시설본부의 주관으로 지난 1년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다. SeMA 벙커는 연면적 871㎡로 전시장 및 역사갤러리외에도 사무실과 기타 운영에 필요한 제반 시설들을 갖추도록 조성됐다.

SeMA 벙커는 2005년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건립공사 도중 발견됐으며, 관련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추측이 어려우나 1970년대 당시 대통령 경호용 비밀시설로 지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2015년에 서울시가 시민체험행사를 통해 일반에게 공개하면서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기로 결정됐다. 이에 '여의도 지하벙커'는 개관과 동시에 서울시립미술관이 운영과 관리를 맡으면서 'SeMA 벙커'라는 정식 명칭을 갖게 됐다.

개관기획전으로는 여의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한국의 근현대화 과정에 주목하는 전시 '여의도 모더니티'(2017. 10. 19. ~ 11. 26. 양아치 기획)를 선보인다. 4팀으로 구성된 11명의 참여작가(강예린, 진종헌, 신경섭, 김남수, 이나현, 유빈댄스, 송명규, 윤율리, 이유미, 조인철, 박정근)가 여의도에 대한 수직과 수평, 과거와 현재의 시선들이 교차하는 장면을 구성하며 새로운 방식의 힘을 탐구한다. 

전시장 안쪽에 위치한 역사갤러리는 2015년 시민체험행사 때 발견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하여 아카이브 사진 및 영상자료전과 함께 공개된 바 있는데, 역사적 공간에 대한 원형 보존을 요구하는 시민들과 서울시 의회의 의견을 수렴하여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됐다. 서울시립미술관은 SeMA 벙커 아카이브 프로젝트 영상을 기획하여 역사갤러리 내에 추가 설치할 예정이며, 작가 윤지원(2017. 10. 19 ~ 11. 26)과 권혜원(2017. 12. 개최예정)이 차례로 신작을 선보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서울시립미술관은 향후 이 공간을 단순한 기록보관소가 아닌 지속적인 상상과 생산의 장소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잊혀진 역사적 장소를 시민들에게 개방된 공유공간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동시대의 사회문화적 흐름을 고려하고, 역사적, 물리적 특성을 살린 전문적이고 혁신적인 전시와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선보이고자 한다. 이러한 비전하에 SeMA 벙커는 상대적으로 문화예술 인프라가 부족한 여의도에 특화된 복합문화예술공간을 지향함으로써 향후 서울시립미술관의 각종 프로그램과 연계한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여의도를 찾는 이들의 문화예술 향유를 선도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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