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규태, pixel_R G B, 25 squer and 4 cross, 2017, 50x50cm, pigment print ⓒ 갤러리 룩스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갤러리 룩스가 황규태 개인전 'pixel 픽셀'을 11월 12일까지 개최한다. 

한국 사진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황규태의 1990년대부터 시작된 픽셀 탐험의 여정을 보여주며 픽셀 작업의 정수로 이뤄진 신작이 발표된다. 반세기를 넘어서는 황규태의 사진에 대한 관심은 많은 사진가와 반대의 지점에 놓여 있다. 모두가 완벽한 사진 기법을 구사할 때, 그는 사진의 문법에서 제외된 것들을 탐구했다. 필름을 태우거나 타인의 사진을 차용하고, 연관성이 없는 사진-이미지들을 합성해 대상과 풍경을 초현실적으로 보여주어 왔다. 카메라 이외에 스캐너, 컴퓨터 포토샵 등을 도구로 삼아 독특한 사진들을 만들곤 했다.

컴퓨터의 기능으로 사진-이미지를 무수한 픽셀들로 전환하고, 그것이 RGB(Red Green Blue)가 스스로 배합되어 있음을 시각화한다. 단일한 정사각형의 색면은 시선을 매혹하고, 비정형의 색면으로 시선을 교란하기도 한다. 황규태는 우연의 효과와 작가로서의 선택을 통해 사진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함께 농담을 건넨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러시아 미술가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조형성과 조우시켜 스스로 감탄하고 즐긴다. "손으로 그린 말레비치의 그림과 컴퓨터에서 일어나는 픽셀의 반란과, 그 극한의 미니멀 하드 엣지를 비교해본다. 픽셀 작업은 내가 하는 작업이다. 나는 만들지 않았고 픽셀들의 그러함을 취사선택했을 뿐이다. 나는 나의 작업에 대해 말레비치 이후, 포스트 하드 엣지라고 말하고 다닌다." 

한편, 그의 작업에서는 극도로 확대하는 초현실주의 전략과 기저(base matter) 유물론으로 현실을 초월하고자 했던 조르주 바타유의 사유의 흔적도 발견된다. 무엇보다 과거 아방가르드 작가들이 열망했던 절대성과 우연성이라는 양가적인 특성을 함께 작동시킨다는 점이 황규태의 작업에서 중요하다.

▲ 황규태, pixel_봄, 2017, 100x75cm, pigment print ⓒ 갤러리 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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