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김효상
playticket@mhns.co.kr플레이티켓 대표·공연전문프로그램 마포FM 김효상의 '플레이투스테이지'

[문화뉴스 김효상 아띠에터] 오는 8월 11일부터 13일까지 청계천 CKL아트홀에서 선보이는 국내최초 VR(버추얼 리얼리티)퍼포먼스 ‘컴피티션(경쟁)’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최종찬 연출과 배윤경 시노그라퍼를 만났다. 공연을 소개하고 공연을 이야기하고 공연을 만나보는 공연전문방송 플레이투스테이지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ㄴ 최종찬:
뚱딴지 콘텐츠라는 회사를 운영하며 공연연출과 영상제작을 하고 있다.
ㄴ 배윤경: 현재 휴아시스 기업부설 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로 무대디자이너로 공연에 참여하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시노그라퍼라는 타이틀로 공연 전반의 미술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시노그라퍼는 아직 우리나라에선 생소한 단어다. 극 전체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을 제작하고 표현하는 사람이고 무대미술 전반에 관여한다고 보면 된다.

▲ 플스 73회 게스트. 배윤경 시노그라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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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스 73회 게스트. 최종찬 연출

Q. 두 사람의 인연이 궁금하다.
ㄴ 최종찬: 2015년 내가 연출했던 뮤지컬 ‘빅터’라는 작품에서 처음 만났다. 배윤경 디자이너가 무대디자인 시안을 가져왔는데 좀 색달랐다. 남들이 시도하기 어려운 디자인이었으며 쉽게 볼 수 없는 디자인이었다. 처음엔 "이걸 어떻게 구현하지?"라고 걱정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주위의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론 좋았고 그 무대가 맘에 들었다.

ㄴ 배윤경: 나도 그 디자인을 구상할 때 관객의 시야를 방해할거라는 걱정을 했지만 연출님이 극적으로 잘 풀어주었다고 생각한다. 

Q. 이번에 준비하는 공연이 좀 독특하다고 들었다. 어떤 공연인지. 
ㄴ 최종찬: '컴피티션'이라는 제목의 공연이다. 8월 11~13일까지 종각역의 CKL스테이지에서 공연한다. 이번공연은 쉽게 말해서 ‘넌버벌 VR퍼포먼스’다. 360도 원형극장 안에 관객과 배우가 함께하는 것이다. 관객이 앉아있는 뒷부분까지도 볼 수 있는 공연이다. 가상현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관객이 공연을 볼 때 마치 온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공간을 표현했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ㄴ 배윤경: 물론 VR적인 요소도 있지만 나는 이공연이 독특하다고 느끼는 것은 배우와 관객이 함께하여 사람이 탄생의 순간에서부터 느끼는 ‘경쟁’이라는 주제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또한 관객도 무대의 오브제가 된다는 것이다. 
 지름 13m 원형의 공간 안에 작은 무대가 있긴 하지만 특별히 객석과 무대를 구분 짓진 않을 것이다. 프로젝트 5대를 사용하여 관객이 앉은 뒷 벽면을 둘러싼 360도 영상을 보여줄 것이다. 그래서 관객을 100명밖에 못 받는다.

▲ 컴피티션 무대디자인

Q. 공연의 구체적인 줄거리는?
ㄴ 배윤경: 줄거리는 단순하다. 한사람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경쟁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서 관객들도 자신의 얘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감을 많이 할 것이라 기대한다.

▲ VR퍼포먼스 컴피티션 연습사진

Q. 어떻게 기획이 됐는가 
ㄴ 최종찬: 함께 참여한 회사들의 사무실이 상암동 JTBC 건물 7층에 있다. 서로를 알고지내다 보니 이 각각의 회사들이 합치면 뭔가를 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극단 행의 김종석 대표가 중심이 되어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마침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공연장 대관지원공고가 나왔고 거기에 신청하면서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콘진원 성격상 일반적인 장르의 공연보다. 좀 특별한 공연을 유치하고자 하는 계획이 있었고 대관지원에 선정되면서 팀이 본격적으로 뭉칠 수 있었다. 

Q. 각 회사의 기술력이 모아졌다는데 
ㄴ 최종찬: 내가 운영하는 뚱딴지 콘텐츠는 영상물을 제작하는 회사다. 그리고 나는 연출하는 작품마다 영상을 꼭 써왔다. 극단 행은 전체적인 주최를 비롯하여 드라마를 구성하는데 중심을 잡아주었다.

ㄴ 배윤경: 휴아시스는 콘텐츠를 연구, 기획, 제작하는 회사다. 그리고 내가 무대디자인 활동을 하고 있다 보니 프로젝트가 가능했다.

Q. 연습 때 배우들에게 설명하기가 어렵지 않았을는지 
ㄴ 최종찬: 연습 때 영상을 틀어놓고 하는 게 좋긴 하지만 대부분 내 머릿속의 상상에 의해서만 연습을 진행한다. 그게 아쉽다. 배우들에게 연기를 지시하는 건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런데 영상에 대한 그림은 아무리 말로 설명해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배우들에게 정확히 이해시키기보단 적당히 감안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 배우들의 액션과 맞추기 위해서 영상을 수정하기도 한다. 영상이 나오는 위치와 배우의 동선을 함께 고려할 때 배우들의 시선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상을 위한 촬영을 할 때 배우가 카메라를 응시하고 찍는다면 관객들은 모두 자기를 보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 이럴 때 영상과 실제배우의 동선을 짜는 것이 복잡해진다. 이런 상황까지 배우들에게 설명한다면 오히려 더 이해하기 복잡해진다. 영상소스는 실사부터 애니메이션까지 다 활용할 계획이다.

ㄴ 배윤경: 보통 연출들이 공연에서 영상을 사용하는 것에 이해나 활용도가 부족한데 최연출은 영상을 직접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본인의 머릿속의 그림이 명확한 것 같다.

Q. 공간을 구현하는데 배우동선과 눈에 보이는 영상, 관객의 시각 등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 같다. 
ㄴ 최종찬: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사람의 앉은키를 감안한 무대높이와 영상을 투사하는 막의 높이 등 구체적인 시뮬레이션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ㄴ 배윤경: 관객들이 이 공간 안에서 어지럽고 혼란스러워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은 했다. 사실 우리도 이것이 실제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하다.  

Q. 공연을 지속하기 위해선 적당한 공연장을 찾기가 쉽지는…
ㄴ 최종찬: 이번공연 이후로도 지방투어라던지 공연을 지속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적당한 공연장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이 공연을 딱 충족시킬 극장이 없는 건 사실이다.

ㄴ 배윤경: 13미터 원형이기 때문에 오히려 대극장 정도의 무대 사이즈만 나온다면 무대 위에 세트를 올려서 지금과 같이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이 공연이 공연예술의 가치를 가지는 부분에 대해 얘기한다면?
ㄴ 배윤경: 현재 가장 많은 형태의 프로시니엄 아치 극장은16세기 이후 400년이 넘도록 지속되어 오고 있다. 수많은 연출과 스태프들은 그 틀을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시도하고 있다. ‘컴피티션’ 또한 기존의 사진틀을 벗어나 보이지 않는 제4의 벽을 깨고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몰입을 이끌어 내려하고 있다. 관객들이 무대 안으로 들어와 배우들과 상호작용 하자는 것이 이번공연의 목표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이번 공연은 상업적인 공연이 아니지만 모두가 하고 싶었던 실험적인 공연이다. 그래서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 그게 중요한 것 같다.

Q. 차후에 공연을 한다면 부가적으로 더 실현해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ㄴ 최종찬: 영상의 종류도 다양하게 사용하고 싶다. 하지만 그전에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배우들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이다. 공연에서의 인간적인 구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영상의 신기함을 느끼게 하기보다는 작품자체가 재밌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기술은 훌륭하지만 공연에서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ㄴ 배윤경: 요새는 워낙에 공연에서 영상을 많이 사용하다보니 반감이 들기도 한다. 극이 주는 장점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체온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것을 기본으로 두고 작업을 해야 한다. 미디어를 사용한다면 꼭 필요한 곳에만 쓰고 그 의미가 관객들에게도 납득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기술력이 더 필요한 공연이 있다면 새로운 것을 실험해 보고 싶긴 하다.

▲ 플스 73회 방송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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