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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아트센터

                                              "나는 움직인다. 고로 존재한다."

다리를 절뚝거리며 나온 한 명의 남성. 17살 당시 레바논 내전에 의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실어증'이라는 상태에 놓이게 됐던 남성이 무대에 등장한다. 그는 현재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겸 연출가인 라비 므루에의 동생 야세르 므루에다.

조각조각이었다. 그가 하는 이야기들은 한 편의 잘 다듬어진 이야기로 풀어지지 않았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했고, 밀란 쿤데라는 "나는 아프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야세르는 "나는 움직인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한다.

야세르는 무대에서 이십여 편의 동영상을 보여준다. 그것은 그가 삶을 살아내고자 아등바등 애써 몸부림치며 만들어냈던 동영상들이었다. 야세르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단어'를 잃어버리고 나서부터, 즉, '실재'와 '재현'을 구분하는 법을 잊어버린 후부터, 동영상을 통해 나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깨달아갔다라고 고백한다.

야세르는 동영상을 통해 '움직'이고 있는 또 다른 나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오롯이 느끼며 자신의 죽어있던 반쪽의 뇌를 채워갔던 것이다.

다시 한 번 '존재'의 정체성을 마주한다. 산다는 것은 무엇이며, 살아있다는 것은 어떻게 정의될 수 있는가. 생명의 역동성을 우리 스스로는 어떻게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인가. 개개에게 주어진 문제다. 저마다의 삶, 그리고 생명. 우리는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스스로가 생각해보아야 하겠다. 당신은 '무엇'으로 인해 '존재'를 느끼는가.

  * 연극 정보

  - 연극제목 : 구름을 타고

  - 공연날짜 : 2015. 3. 28 ~ 4. 4.

  - 공연장소 : 두산아트센터

  - 작가, 연출 : 라비 므루에

  - 출연배우 : 야세르 므루에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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