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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아트센터

                                  "쉬어야 한다는 건 알아. 근데 누가 쉴 수 있지?"

연극 '브레인 컨트롤'은 두뇌부, 신체부, 마음부 모두가 '나'라는 존재를 이루며, 제각기 어떤 역할들을 행하며 하루를 영위하고 있는지 재미나게 묘사한다. 그리고 여기서 주목하는 '나'는 한 취업준비생이다.

열심히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도 제자리이다. 아니, 오히려 남들은 앞서 가는데 혼자 가만히 있는 것이니까 오히려 '뒤쳐지는' 것만 같다. 그는 계속해서 달려야했고, 살기위해 발버둥쳐야만 했다. 두뇌부, 신체부, 마음부 모두가 쉴 수 없지만, 결국 쉴 수 없는 주체는 '나'였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사람은 쉴 수 없이 일하는 존재가 아니니까 말이다. 이 즈음에서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던 故전태일 씨가 생각이 난다. 노동 운동……, 나는 잘 알지도 못하는 세대이고, 별로 알고 싶지도 않은 과거였다. 그런데 가혹한 '취업노동' 중인 우리에게 이제는 그 의미가 어렴풋하게 다가온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며, 우리의 "열정 페이"를 요구하는 사회.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딨냐"며 우리의 고통을 당연시하는 사회. 그렇게 우리는 '취업'을 인질로 삼는 사회에, 저항할 수 없는 무기력한 기계들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 연극 '브레인 컨트롤'은 무기력한 취업기계들을 낱낱으로 파헤침으로써 우리의 본디 정체성을 자각하게끔 한다.

  * 연극 정보
  - 연극제목 : 브레인 컨트롤
  - 공연날짜 : 2015. 2. 26 ~ 28.
  - 공연장소 : 두산아트센터
  - 작가, 연출 : 정진새, 진영
  - 출연배우 : 한기장, 정슬기, 문지홍 등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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