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는 치산치수(治山治水)라고 한다.

얼마 전 옛 추억을 더듬어 소양강 댐을 둘러봤다. 물길은 그대로 인데 물 박물관이 들어서고 주차장이 생긴 것이 조금 달라졌을 뿐 옛 풍경은 그대로였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가끔 머리를 식히기 위해 친구들과 자주 찾은 곳인데 벌써 준공 50주년이 되었다니 감회가 새롭다.

저자 허인구
저자 허인구

그 때는 준공되고 몇 년 안 될 때라 그저 홍수 조절과 용 수 공급, 전력 생산하는 동양최대 사력 댐으로 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소양강 댐 건설로 춘천, 양구, 인제 6개 면에 38개 지역이 수몰 되어 주민 2만 여명이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다고 한다. 특히 북산면 내평리 마을은 소양강 댐 건설로 물 아래 가라앉았고, 그로 인해 같이 살던 이웃, 뛰놀던 학교가 사라졌다니... 수십 년이 지나도 고향을 잃은 주민들이 소양강 댐을 바라보며, 가지 못하고 지켜봐야 하는 답답하고 복잡한 마음을 이제야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강원도 주민들의 눈물과 한이 서려 있는 소양강 댐 건설은 경부 고속도로와 함께 ‘한강의 기적’을 이끈 토대가 되었다.

소양강댐 망향비
소양강댐 망향비

소양강 댐 건설로 인해 양구와 인제는 육지 속의 섬이 되고, 물과 관련하여 지역 주민과 정부의 갈등이 수십 연간 지속된 것은 어쩌면 수자원 확보와 국토 자원의 효율화, 그리고 하류 지역인 수도권의 편익을 주는 동시에 수몰 지역과 주변 지역에는 피해를 주는 양면성을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소양댐 순직자 위령탑
소양댐 순직자 위령탑

국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는 치산치수(治山治水)라고 한다. 산과 물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서 치세(治世)를 논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6·25 전쟁 직후 제일 먼저 치산치수에 심혈을 쏟았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의 국가 재건의 전제 조건으로 산과 물과 길에 심혈을 기울인 정책으로 오늘날 한국이 세계 10위 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소양강 댐은 ‘한강의 기적’의 산 역사임과 동시에 우리나라를 살린 생명의 은인이다. 하지만 국가 경제발전의 희생양으로 위안을 삼기에는 너무 오랜 기간 소양강 댐 수몰 지역민과 주변 지역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소양강댐 양구 수상태양광 준공식
소양강댐 양구 수상태양광 준공식

그동안 정부는 ‘댐건설관리및주변지역지원등에관한법률’로 기금을 마련해 지원해 주고 있으나 턱없이 부족하여 반세기 동안 마찰이 끊임없이 있었다. 이제 소양강 댐 준공 5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변화의 길을 모색하여야 한다. 그동안 홍수와 가뭄으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기능을 담당해 왔다면 이제는 이상기후가 빈번한 ‘기후 변화’ 위기 대응 시대에 맞는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새로운 가치의 소양강 댐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진행하고 있는 소양강 댐 심층 수를 이용한 수열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수상 태양광 발전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댐 주변을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수변 공간으로 조성하여 관광 산업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소양강 양구 수상 태양광 
소양강 양구 수상 태양광 

또한, 강원도 영서 북부 지역의 발전을 저해하였던 법률 개정을 통해 규제 완화와 더불어 물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생태 환경 지원 사업으로 소양강 댐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때이다.인류는 물에서 생명이 태어났고, 물길과 함께 살아왔고, 물길 따라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 왔다. 그래서 세계 문화 발생지 모두가 강을 따라 이뤄진 것이다. 그런데 소양강 댐은 수도권 사람들의 생명은 지켜줬지만, 물길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과 물길 따라 문화와 역사를 이루는 일에는 상수원 보호라는 명분으로 단절 시켜왔다. 그래서 소양강 댐의 새로운 가치 창조는 다른 것이 아니라 예로부터 내려온 물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가치를 다시 되살리는 것이다.

허인구 저자소개
"새벽을 열면 길이 보인다" 저자 허인구는 춘천 출생으로 춘천고등학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히고 MBC 사건 기자로 언론사 기자 생할을 시작했다. SBS 워싱턴 특파원, SBS 스포츠국장, SBS 골프사장,SBS 스포츠 사장, SBS 미디어크리에이터 사장, SBS 강원민방 (G1) 사장을 (2018,3 - 2023, 8) 역임했다. 현재 춘천,철원,화천,양구 춘천(을)지역 국회의원 예비 후보로 등록하고 내년 4월20일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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