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메솟과 미얀마의 국경 / 사진=윤창원
태국 메솟과 미얀마의 국경 / 사진=윤창원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윤창원] 미얀마의 역사는 9세기 버마족이 중국-티베트 국경 지대로부터 이라와디 강 계곡으로 이주해 미얀마의 다수 민족을 이루고 있으며 영국 식민지 시대 이전에 Shan, Kachin, Karen, Karenni, Pa-O, Mon, Wa 등 다양한 종족이 거주하며 군주가 느슨하게 통치하는 형태의 국가였다. 군주 시대에는 종족별로 조공을 바쳤지만 수도는 직접적인 영향력을 거의 행사하지 못했다. 

19세기에 영국의 식민통치는 나라를 통일하는 데 성공했지만, 식민주의가 끝났다는 것이 분명해지자 민족 독립의 꿈이 빠르게 끓어올랐다. 1948년 1월 4일 공식적인 독립 공화국이 되며 새 공화국의 이름은 ‘버마 연방’으로 결정되었다. 미얀마가 독립은 이루었지만 소수민족들이 개발 자금과 지원 측면에서 소외감을 느끼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카렌족은 독립 직후 처음으로 무장 투쟁에 나섰다. 1958년에는 Shan족이 뒤따랐고, 1961년에는 Kachin족이 뒤따랐다. 이것이 아직도 진행 중인 내전의 시작이었다.

2021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군부의 강경진압은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초기부터 군부의 공습을 받았던 카렌족은 거주지를 잃고 대피하거나 국경을 넘어 태국 매솟 지역으로 피신하였다. 이들은 쿠데타 이후 생존을 위해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태국 국경을 넘은 경우로 식량과 생필품 부족으로 인한 생계 위협, 전쟁으로 인한 공포와 불안정, 본국으로의 송환에 대한 두려움 등 복합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카렌족은 미얀마 전체 인구의 7%(약 600만명)를 차지하는 소수민족이다. 태국과 경계를 맞댄 미얀마 남동쪽 카렌주에 많이 살고 있다. 카렌족은 1949년부터 미얀마 정부에 맞서 독립운동을 해 왔지만 수십년에 걸친 분쟁 속에 세가 크게 약화됐으며 종교 내분으로 기독교계의 카렌 민족해방군(KNLA-Karen National Liberation Army)은 민주카렌불교도군(Democratic Karen Benevolent Army-DKBA)으로 따로 나누어져 서로 싸웠다. 그 사이 수십만이 태국으로 넘어가거나 미얀마-태국 국경 난민캠프에서 살아가고 있다. 무장투쟁을 지지하지 않는 온건 카렌족들은 미얀마 체제에 편입됐지만 아직도 강경 무장세력은 독립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태국 메솟의 미얀마 시장 / 사진=윤창원
태국 메솟의 미얀마 시장 / 사진=윤창원

미얀마 피난민들이 도망친 태국의 메솟(Mae Sot)은 아시아 고속도로 AH1이 태국과 미얀마를 연결하는 곳이다. 태국- 미얀마 국경도시 메솟(Mae sot) 은 2013년, 미얀마의 미야와디와 태국의 매솟(Maesot) 간의 국경이 개방되면서 발전하는 도시다. 치앙마이에서 탁주 메솟까지는 370km 거리로 차량으로 6시간~8시간 걸린다. 이곳은 쓰리 파고다 패스(Three Pagodas Pass), 푸남론 (Phu Nam Ron) 과 함께 테나세림 구릉( Tennassrim Hills)을 건너 미얀마까지 이어지는 세 개의 국경 간 도로 및 국경 지점 중 하나며 모에이 강을 가로지르는 태국-미얀마 우정의 다리는 1997년에 건설되어 양국 간을 이어주고  있다. 

매솟은 국가안보의 핵심지역으로 중앙정부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으며, 태국 북부의 최대 국경도시이자 미얀마로 진출하는 관문으로 교류가 활발하여 경제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곳에는 상당한 많은 미얀마 난민과 경제적 이민자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메솟에 거주하는 미얀마인의 정확한 수는 불분명하지만 공식 인구 조사에 이미 기록된 106,000명 외에 100,000명 이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군부 쿠데타 이후 피난민들이 태국으로 피신해왔지만 태국내에서 미얀마 이주민들이 처한 불법노동, 인신매매등의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아웅산 수치 전 미얀마 국가고문이 첫 해외 양쟈 방문 목적지가 2016년 6월 미얀마 이주 노동자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태국이었다. 양자 회담에서 논의의 초점은 태국의 미얀마 이주 노동자들에 관한 것이었다. 방문하는 동안, 태국 내 미얀마 이주 노동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태국 내 인신매매 및 불법 고용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국경 지역의 인적 접촉을 강화하고자 역설했다. 태국 총리와 아웅산 수지 여사는 (1) 양국 간 국경 통과에 관한 협정, (2) 노동 협력에 관한 양해 각서, (3) 근로자 고용에 관한 협정이라는 세 가지 중요한 문서의 서명식을 참관하기도 했다. 

태국 메솟 – 미얀마 국경시장 Rim Moei Market의 미얀마 커피가게 / 사진=윤창원
태국 메솟 – 미얀마 국경시장 Rim Moei Market의 미얀마 커피가게 / 사진=윤창원

태국 난민 임시거주시설은 1984년 약 3만 5천명을 수용하는 최대 규모 매라 캠프를 비롯해 미얀마 난민 약 10만명을 수용하기 위한 난민수용 시설 9곳이 현재 양국 국경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하지만 태국은 1951년 난민협약 및 1967년 난민의정서에 가입하지 않았기에 태국으로 유입되는 난민을 난민 지위로 인정하지 않고 불법입국자로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태국 정부와 UNHCR, IOM 등 국제기구는 미얀마 난민에게 재정착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2016년 미얀마와 태국 정부는 UNHCR의 지원을 받아 미얀마 난민 송환 작업을 진행하여 96명이 처음으로 송환하였고 2019년 2월에는 난민 700여명이 미얀마로 돌아가기도 했다.

태국의 난민 전략은 쿠데타와 같이 정치적 이유로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은 피난민들의 상황과 대립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에 피난민들은 매솟 지역에 거주하면서도 안전하게 외부에서 활동하거나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태국 Tesco의 F&F 청바지를 생산하는 미얀마 노동자들이 끔찍한 환경에서 불법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고 주 99시간 동안 일하고 있다고 현지언론에서 기사를 내보냈고 지난해 12월 28일 메솟에 있는 VK 의류 공장(VKG)에서 미얀마 노동자들의 강제노동 여부를 확인하는 조사가 태국정부차원에서 이루어졌지만 성과없이 끝나 국제인권단체들은 태국정부의거짓말 수사, 형식적인 조사라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태국 기업들에세 불안정한 신분의 갑싼 노동력인 미얀마 이주민들은 물리칠 수 없는 유혹일 것이다. 태국 정부는 방조하고..

메솟에 있는 태국-미얀마 국경이 미얀마의 전염병과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3년 동안 폐쇄된 후 마침내 올해 초 문을 열었다. 하지만 2023년 3월 미얀마정부군과 카렌민족연합 사이 교전으로 태국 주민이 부상을 입어 국경을 일시적으로 패쇄하고 태국 정부가 메솟에 있는 건물을 급습해 미얀마 이민자 83명을 구금하고 군사장비와 의료용품을 압수하기도 했다. 

태국 메솟과 미얀마를 잇는 우정의 다리가 제 의미을 찾아 이념과 국경을 넘어 우정을 잇는 그날을 그려본다. 

사진=윤창원
사진=윤창원

글=윤창원

*윤창원은 2004년 인도 쓰나미 국제구호활동을 시작으로 미얀마, 아이티,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일본의 자연재해 구호활동에 참여하였으며 미국, 중국, 캄보디아, 몽골, 베트남, 라오스, 네팔, 독일, 코스타리카등의 평화 현장을 찾았다.

서울디지털대 교수로 있으며 역사의 흔적과 여행을 통해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의 사슬임을 알고 깨닫고 전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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