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누구인가?, 그들은 실존하는가?
'MZ세대' 개념적 차원에 대한 논의는 부족

“에어팟을 끼고 일해야 능률이 올라갑니다..” 미디어 속 MZ세대, 과연 실존하는가?
“에어팟을 끼고 일해야 능률이 올라갑니다..” 미디어 속 MZ세대, 과연 실존하는가?

[문화뉴스 정예슬 기자] 최근 미디어에서 ‘MZ세대’라는 표현을 사용한 밈을 창출하고 있다. 

“에어팟을 끼고 일해야 능률이 올라갑니다” 쿠팡 플레이 사의 SNL KOREA – 욕 딜리버리 서비스 프로그램에서 창출된 밈(Meme)이다. 회사 신입 사원이 에어팟(무선 이어폰)을 착용한 채로 근무하는 모습을 지적하는 말에 대한 대답으로, 기성세대에게는 부적절한 근무 태도로 비치고 있음을 내포한 풍자로 해석된다. 이뿐만 아니라 좋지 않다고 여겨지는 모습을 한다면 “MZ냐?”라고 묻는 유행어 등 최근 미디어에서는 ‘MZ세대’라는 표현을 활용, 혹은 특정 대상을 향한 밈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의 청년층은 ‘MZ세대’라고 규정되며 각광 받고 있다.

‘MZ세대’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18년 11월 발간한 ‘트렌드 MZ 2019’라는 보고서에서 처음 ‘MZ’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 ‘MZ세대’란, 1980~1994년 출생자를 뜻하는 M(Millennial)세대와 1995~2010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로 정의한다. 이는 한국에서만 쓰는 용어일뿐더러 각 세대로 정의하는 출생 연도에는 차이가 있는 등 개념의 명확도 측면에서는 부족한 면이 상당하다. 더하여 최대 30년까지 차이 나는 두 세대를 하나의 범주로 보지만, 발화자의 의도에 따라 두 세대가 분리되거나 통합되어 활용되는 등 ‘MZ세대’의 개념적 차원에 대한 논의는 충분치 않다.

“에어팟을 끼고 일해야 능률이 올라갑니다..” 미디어 속 MZ세대, 과연 실존하는가?
“에어팟을 끼고 일해야 능률이 올라갑니다..” 미디어 속 MZ세대, 과연 실존하는가?

반면 ‘MZ세대’의 특성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대체로 ‘MZ세대’의 특성은 공동체보다 본인을 중요시하는 경향, 개인주의, 공정성을 중시함 정도로 정리된다. 개념적 차원은 부재한 채 특성에 관한 연구가 다수 이어지고 있는 실정에서 ‘MZ세대’의 실존성을 되돌아 보지 않을 수 없다. 이에 ‘MZ세대’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질까. M세대와 Z세대, 즉, 40대와 20대에게 각각 ‘MZ세대’의 실존성과 이에 대한 인식에 관해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OO 씨(20세)는 ‘MZ세대’의 실존성에 대해 “모든 개인에게 해당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특정 세대가 자라 온 환경에 있어서는 공통 분모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의 특징을 바탕으로 보편적인 MZ의 특성을 존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PC나 인터넷의 활용 등 사회 다원화를 경험하며 이를 자신만의 개성에 맞게 표출해 내기 쉽다는 공통 분모를 형성, 이것이 한 세대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MZ세대’가 실존한다면, 이들을 향한 부정적 시각은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새로운 세대가 가진 특성이 기성세대의 가치관과 상이한 점이 있다는 점에서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것’이라고 답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익숙해지고, 부정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당연시 되리라 예측했다. 

반면, 같은 질문에 대해 23세 정OO 씨는 “‘MZ세대’는 실존하는 개념이 아니며, 개인주의와 같은 성향들은 세대가 아닌 개인 성격의 일부로 보인다”고 답했다.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한 일부로, 90년대 X세대에게는 오렌지족이 있었던 것처럼 기성세대와 다른 방식의 소비생활을 하는 경우를 지칭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겠다고 첨언했다. 이에 오렌지족과 달리 ‘MZ세대’가 유독 부정적으로 비치는 이유에 관해 물었다. 정 씨는 과거 우리나라의 집단주의적 문화가 강했던 점을 짚으며 반문화적 성격이 드러나는 경향이 있을 뿐 아니라 이를 부정적으로 보도하고 유포한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M세대들은 어떨까? 인천에 거주하는 32세 김OO 씨는 개념조차 확립되어 있지 않은데, 실존성을 논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답변을 시작했다. 나이의 범주가 넓다는 점, 현재 미디어나 언론에서 다루는 ‘MZ세대’는 결국 Z세대만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실존할 수 없는 개념이라고 답했다. 더불어 M세대만 해도 Z세대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같은 세대로 묶어버릴 수는 없다고 답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42세 이OO 씨 역시 우리가 흔히 말하는 ‘MZ세대’는 사실상 Z세대라는 점을 짚었다. 그는 “실제로 기업을 운영하는 데에 있어서 앞서 소개한 밈과 같이 에어팟(무선 이어폰)을 끼고 일하겠다거나, 기존 기업의 질서에서 크게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다만 연장 근무를 당연하게 여기기보다 지양하는 경향이 드러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하며 ‘MZ세대’의 실존성에는 공감하기 어려움을 밝혔다. 

‘MZ세대’의 실존성, 적어도 M세대에게는 공감하기 어려운 지점들이 상당히 드러난 인터뷰였다. Z세대에게 부정적인 인식만이 확산하는 밈은 지양하기를 바라며, 특히나 ‘MZ세대’라는 용어를 활용하거나, 이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그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성이 다분해 보인다. 앞으로의 미디어에서 노출되는 ‘MZ’와 관한 내용들에 관해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우리나라 조직의 미래가 되는 세대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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