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더 글로리' 박연진 역의 임지연이 빛날 수 있었던 건 문동은(송혜교)을 비롯해 전재준(박성훈), 이사라(김히어라), 최혜정(차주영), 손명오(김건우), 하도영(정성일)까지 주변인물들과의 끈끈한 케미가 있었기 때문. 임지연 역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들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사랑하는 선배님, 송혜교

대선배 송혜교와 일대일로 맞붙는 장면이 많았다. 서로 한 방씩 주고받으며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가기도 했다. 임지연은 후배로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확실히 묵직함과 흔들리지 않는 현장 노하우들. 후배로서 많이 배웠어요. 언제나 한결같이 성실하셨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는 게 절실히 와닿았죠. 감정이 격해져서 따귀를 맞거나 멱살을 잡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그런 것들도 너그럽게 받아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셨어요. 칭찬도 많이 해주셔서 혜교 언니랑 하는 신이 더 빨리 수월하게 진행된 것 같아요. 너무 사랑하는 선배님이에요."

말투까지 비슷했던 신예은

신예은은 어린 시절 박연진 역으로 출연했다. 천사 같은 얼굴로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 임지연과는 놀랍도록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사실 리딩 때 처음 뵙고 그 후엔 볼 기회가 없었어요. 고민은 많았죠. 성인 배우로서 아역과 연결되지 않으면 힘들어지니까. 그래서 예은 씨가 하는 톤을 좀 잡아보자고 생각하고 주의 깊게 들었는데 저와 말투나 느낌이 너무 비슷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하면 되겠구나, 다행이다 싶었죠."

전재준(박성훈)은 노리개

전재준과 박연진은 묘한 관계다. 절친과 연인 사이를 오가다가도 아무 죄책감 없이 배신을 하기도 한다. 이 복잡한 관계에 임지연은 '노리개'라는 한마디로 정의했다. 

"그냥 노리개라고 생각해요. 베드신 준비하면서도 연진이가 우위에 서서 이용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쉽더라고요. 사랑은 아니라고 봐요. 그저 욕망을 풀기 위한 하나의 물건? 사실 그 친구들의 관계가 다 그런 식이에요."

5인방 중 최악은 최혜정(차주영)

임지연은 동은에게 학폭을 가한 5인방 중 누가 가장 나쁜 것 같냐는 질문에 최혜정을 꼽았다. 필요에 따라 자신이 유리한 쪽에 기생하며 배신을 서슴지 않는 얄미운 인물이라는 이유였다.

"최악은 최혜정. 혜정이는 여기저기 달라붙잖아요. 변호하려는 건 아니지만 연진이는 잃을 게 많으니까 지키려고 하다 보니 또 다른 악행을 저지르는 게 있어요. 근데 혜정이는 여기저기 붙는 게 방관자의 입장이면서 악행도 저지르고. 저희끼리는 혜정이가 제일 나쁘다고 얘기 많이 했어요.(웃음)"

최고 욕쟁이는 이사라(김히어라)

작품 성격상 거친 욕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특히 악역 5인방의 입에서는 욕이 떨어지는 일이 없을 정도. 임지연은 다양한 방식으로 욕설 연기를 연구했지만 이사라 역의 김히어라를 따라갈 순 없었다며 치켜세웠다.

"히어라 언니가 욕을 진짜 찰지게 잘해요. 탐나는 역할이기도 해요. 언니의 맛이 간 눈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언니의 연기도 너무 좋았고요."

손명오 살해 장면, 주인공은 김건우

임지연은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들과 실제로 친해진 점을 큰 수확으로 꼽았다. 작품의 성공 역시 배우들 간의 친밀도에서부터 기인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연진이 명오를 살해하는 극의 대표 장면 역시, 자신이 아닌 김건우가 주인공인 장면이라고 공을 돌렸다.

"다들 서로 으쌰으쌰 노력한 게 많아요. 명오 살해하는 장면은 확실히 명오의 신이에요. 전 그저 리액션일 뿐이고요.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전 그저 받아주겠다고 했어요. 저희끼리 사적으로 만났을 때도 대놓고 그런 걸 얘기 많이 나눴고요. 실제로 친해지니까 더 편했던 것 같아요."

가장 어려웠던 남편 하도영(정성일)

연진의 천사 같은 모습을 이끌어내는 인물은 남편 하도영과 딸 하예솔(오지율) 뿐이다. 특히나 문동은을 대할 때와는 180도 확 변한 모습을 보여야 하니, 배우로서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연진이는 되게 변화폭이 커요. 아내로서 온갖 애교와 사랑스럽고 섹시한 모습 보이려고 노력하다가 의도치 않게 도영에 대한 사랑을 혼자 깨닫죠. 도영과의 신은 너무 어려웠어요. 도영의 대사 하나하나가 비수로 꽂히거든요. 연진이 처음 느끼는 감정이니까 대본 분석도 많이 필요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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