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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박소연 기자] 5월은 인디차트에서도 혁오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 4월 24일, 혁오가 첫 정규 앨범 '23'을 발매했다. 발매 직후 각종 음원차트에서 상위권 순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플라잉독'이 돋보인다. 25계단 상승해 5위를 차지한 것. 입문자에게 꽤 친절하게 다가간 모양이다. 지난 4월 하반기 차트에서 리뷰한 바와 같이, 플라잉독은 '하드록'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좋은 음반의 증명이 좋은 성적에서 오는 것은 아니지만, 플라잉독의 이번 순위 상승은 음반의 퀄리티를 증명하는듯 하다. 

6위에 정혜선이 새롭게 진입했다. 정혜선은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나의 하늘'로 은상을 거머쥐며 주목받았다. 그의 1집 앨범은 소위 말하는 '명반'이다. 조동진의 디렉팅과 조동익의 편곡에 이어 박용준, 손진태, 김영석 등의 세이 함께 했고 코러스에는 장필순과 조규찬이 참여했다. 그런 정혜선이 오랜만에 음반을 들고 찾아왔다. 

'꿈 속의 꿈'은 세련됐다. 시간이 지나도 세련미가 사라지지 않는다. 장필순에게서 그만의 보사노바 무드를 느낀다면, 정혜선에게서는 일렉트로닉 무드를 느낄 수 있다. 그 무드는 자연스럽게 낡는, 좋은 가죽같다.

8위에는 최낙타가 이름을 올렸다. 이번 앨범에 대해서 그는 '하나의 퍼즐을 완성하듯 전체 그림을 1집으로 놓고 그 중 전반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수록곡 '아를오 오를아'는 디지털 싱글로 선공개된 바 있다. 최낙타표 재기발랄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도재명, 로다운 30, W, 넬이 9위부터 12위까지 자리한 가운데, 이용원이 13위에 새롭게 진입했다. 이번 앨범 'No God'은 그의 정규 2집으로 세션이 화려하다. 일본 펑크 하드코어씬의 대표주자 COCOBAT의 리더 TAKE-SHIT이 프로듀서와 베이시스트로 활약했으며, LOCOFRANK의 TATSUYA가 드럼을 맡았다.

앨범의 완성도는 인트로 BAMBOO만 들어도 느낄 수 있다. 잘 짜여진 직물같은 메탈사운드. 2분이 조금 넘는 짧은 곡이지만 밀도있는 비트와 연주가 인상적이다. 이런 앨범들은 '굳이 타이틀을 정해야하나' 싶지만 그래도 타이틀 곡은 정해야하지 않겠나. 'Old Star'는 메탈사운드가 무겁지 않을 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알려준다. 이런 멜로딕 펑크는 언제 들어도 산뜻하다. 

한편 쏠라티와 코로나가 각각 15위, 27위에 새롭게 진입했다. 쏠라티는 이번 앨범에 대해 "음악이 눈 앞에 그려지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앨범"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림(보컬), 정희택(드럼), 오안(베이스)로 구성된 3인조 어반팝밴드다. 2013년 싱글 앨범 'Moondance'를 발표하고 꾸준하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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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혁오 '23' - 젊음을 아는 젊은 사람들

음악 기자로서 활동하며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 "혁오는 인디입니까?" 치사한 질문이다. 소위 말하는 '힙한 음악'이란 뭔가. 왜 음악을 듣는 데 있어서 우리는 기싸움을 해야하는지. 구태여 음악에서 의미를 찾을 때, 그 '의미'는 찾는 것인지 부여하는 것인지.

혁오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고 난 뒤, "혁오가 유명해져서 싫다"는 사람들, 많이 봤다.지난 4월 진행됐던 음악감상회에서는 이번 앨범을 두고 "저번보다 대중성을 장착해 들고 나올 줄 알았더니 의외다"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렇다면 '대중성을 장착한 음악' 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정의인가? 절대적인가?

뚝 밑에 앉아서 한참을 서성이다. 일몰이 무서워 집으로 돌아오다. 짠 눈물 자국을 들킬까 맘졸였던, 그날로부터가 만으로 한살이야 (Die Alone)

혁오는 불완전하다. '엄마가 늘 베푼 사랑에 어색한' 몸만 자란 '어른'을 부여받은 이들의 노래.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있자면 어쩐지 더 자라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그들의 불완전함, 불안함, 우울함에는 원초적인 에너지가 있다. 특히 이번 앨범이 그렇다. 'Die Alone은 '혼자로서의 생과 죽음'에 대해 금방 깨달은 청소년의 노래같다. 건조하다. 다른 곡도 마찬가지다. 그는 '난 원래 숨어서 몰래 싸웠다'며, 슬픈 어른은 늘 뒷걸음만'친다며, 철든 순간의 냉정함을 노래한다. 

그렇다면 혁오는 생을 방관하고 있는가? 허무를 노래하는가? 그렇지 않다. 사랑을 응원하고, 폭풍 전 바다가 고요하기에 지금의 행복이 두렵다는 것을 안다고 말한다. (Tom Boy) 예전으로 돌아가 예전에 산다면, 우린 우리 마음만 돌보자고 말한다. 이 말들은 거북스런 위로도 아니고, 낙관이나 무책임한 희망도 아니다. 지금이 젊다는 것을아는 젊은 사람들의 말일 뿐. 그런 사람들은, 아는 만큼만 했었더라도 충분했을 (Paul) 과거를 알고, 억지 울음을 머금는 것이 훈장 뿐이라는 것(가죽자켓)을 안다. 

젊은 인생은 아는 만큼만 해도 아름답고, 억지로 울지 않아도 붙잡아주고 싶은 '어떤 것'이다. 그러니 젊음을 아는 젊은 사람들이여, 너무 안절부절해하거나 쓸쓸해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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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코로나 'Shine' - 노련한 다정함

코로나는 노련하다. 음악의 구성적 측면에서도, 메세지 전달의 영역에서도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듯하다. 결국 우리 삶을 비추는 건 '사랑'이라고 말하는 그들은, 어떤 다정함이 마음에 가닿을 수 있는지 아는 듯하다. 이런 노련함 속에 오만함이 없다는 것이 그들의 강점이다. 

밴드 코로나는 2010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싱어송라이터 이인세를 필두로, 장민우(기타), 천혜광 (베이스), 최휘찬 (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앞서 '슈퍼스타 K 2016'에 출연해 좋은 성적을 내며 음악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햇살이 떠오르는 곳'에서도, 봄비 오는 곳에서도 '너의 손잡고' 걷고 싶다는 그들. 냉정한 사람도, 코로나의 노래를 듣고 있자면 보고싶은 이가 떠오른다. 온도가 낮은 사람들도 찰나의 따뜻함을 느낀다. 이 사실만으로도 코로나는 그들의 지향점에 거의 다다른 게 아닐지. 

이들 앨범의 완성도는 보컬과 세션의 호흡에서 찾을 수 있다. 장민우(기타)는 화려하고 유려하다. 동시에 날카롭고 섬세하다. 그의 기타 연주는 앨범의 전반적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다. 받쳐줘야할 때와 모습을 드러내야 할 때를 간파한다. 그 지점을 알고 있다는 것이 그의 큰 강점이다. 천혜광(베이스)과 최휘찬(드럼)도 마찬가지다. 천혜광의 베이스는 앨범 사운드의 기반이 된다. 천혜광이 만드는 안정적인 무드는 청자를 편안하게 한다. 최휘찬은 장민우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다시 사랑으로 돌아오는 흐름'을 가지고 있다는 강백수의 앨범평처럼, 코로나가 노래하는 사랑은 흐름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폭넓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주목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섣부른 욕심을 내기보다 견지 해왔던 음악적 태도를 가지고 우직하게 나아가는 이들 밴드 코로나. 믿을만한 이들이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더 궁금해진다.

▶ 'K-Indie Chart'는?

국내 인디 음반의 유통과 흐름을 보여주면서 음반 시장의 부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음반 차트다. 차트는 매월 2회(격주) 발행되며, 1300k, 민트샵, 바이닐, 반디앤루니스,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의 음반 판매 집계를 토대로 제공된다.

[K인디차트 집계 및 제공] 미러볼뮤직
[글] 박소연 기자 soyeon0213@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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