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박소연 기자] "수잔, 소녀같은 건 소년스러운 건 어울리지 않아. 그저 네가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넌 혼자 남는 걸" 수잔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또 어떤 모습일까.

▲ '최근의 사월'  포스터

제 4회 '김사월쇼'가 지난 29일과 30일 양일에 거쳐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벨로주'에서 열렸다. '김사월쇼'는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이 매년 4월마다 주최하는 공연으로, 올해로 4년째를 맞이했다. 이날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김사월과 키보디스트 박희진이 함께 앨범 '수잔'의 수록곡들을 연주하고, 2부에서는 김사월이 최근 작업한 미공개 곡을 선보이며 이를 매개로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게스트로는 '김사월X김해원'의 김해원이 자리를 빛냈다.

▲ 싱어송라이터 김사월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야하는 젊은 여자의 시절이 지나면, 이런 것이 슬프지 않겠지. 이런 것이 두렵지 않겠지

김사월은 이번 공연 박희진과의 호흡에 대해 "수잔의 앨범 노래들이 대부분 외로운 노래들인데, 희진씨와 합께 합주하며 위안을 얻기도 했고, 노래 안에서 다른 힘이 생기는 것 같았다"며 "희진씨가 활동하는 밴드나 세션으로 참여하고 있는 팀의 공연을 보며, ‘저 사람이랑은 꼭 해보고 싶다. 어떻게 하면 다가갈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사월은 1부 첫 곡으로 '젊은 여자'를 선택했다. 이 곡은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젊은 여자'의 삶의 단면을 노래한다. 박희진의 키보드 연주와 코러스는 곡에 새로운 느낌을 더했다. 

▲ 키보디스트 박희진

또한 김사월과 박희진은 미공개곡 '마이러브'를 연주하기도 했다. 이 곡은 김사월의 '사운드 클라우드(Sound Cloud)'를 통해 먼저 공개된 바 있는데, 곡의 말미에 약간의 키보드 소리가 삽입되어있다. 이 날은 곡의 도입부에 키보드 소리가 삽입되고, 코러스로 박희진의 음색이 곡 전체 분위기를 받쳐주며 완성도를 높였다.

▲ 싱어송라이터 김해원

이날 공연에서는 김해원의 최근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매 공연마다 차분하게 유쾌한 말을 전하기도 하는 그는, "요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여성영화제 다큐멘터리와 관련한 음악작업을 하고 있는데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니 미리 말씀드리진 않겠다"며 웃었다. 김해원 역시 그가 최근 작업한 곡들을 선보였다. '종달새', '새벽녘', '회전목마'를 연이어 불렀고, 몇몇 관객들은 눈을 감고 음악에 집중하기도 했다.

 

2부가 시작되고 김사월은 각 곡에 대한 사연을 들려주기도 했다. '프라하'에 대해서는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서울에 있는 것들이 멋져보였다. 그때 온라인에서 보고 멋있다고 생각한 분이 있었는데, 그 분은 서울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었다. 공연도 많이 다니는 분이었다. 그 사람의 삶이 멋져보였다. 이후 나도 서울에 올라오게 됐는데, 그 사람은 프라하에 공부를 하러 갔더라. 작년 초에 우연히 그 사람을 마주치고 쓴 곡이다"라고 전했다.

뮤지션의 '최근 곡'을 라이브로 듣는 경험은 귀하다. 어느날 몇시 몇분에 '짠'하고 나타나는 종합세트 같은 앨범을 기다리는 일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공연장에서 들었던 가수의 미발표곡이 발매되기만을 기다리는 일은 얼마나 설레는가. 얼마나 반짝반짝 빛나는 일인가.이후 '전화', '짐', '우리가 모르는', '나를 위해', '죽어' 등을 연이어 부르며 곡과 곡 사이에 자신의 일기를 읽어주기도 했다.

김사월은 평소 '사운드 클라우드(Sound Cloud)'를 통해 자신의 작업물을 업로드한다.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수잔'을 그리며 있을 팬들에게는 반갑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팬들은 뮤지션의 작업물을 가까운 시공간에서 만나며,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최근 어떤 결을 따라 작업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팬들도 뮤지션만큼이나 한 곡 한 곡에 애정을 갖게된다.

 

마지막 곡은 '수잔'이었다. 팬에게 받은 화관을 쓰고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김사월에게 팬들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김사월은 '수잔'을 함께 따라 부를 것을 조심스럽게 권유했고, 관객들은 노래 중반부부터 작은 목소리로 ‘수잔’을 부르기 시작했다. 모두가 '수잔'을 찾고 있었고, 자기만의 '수잔'에게 말을 거는 순간이었다.

'수잔'은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지내고 있을까. 젊은여자 수잔. 젊은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와 '수잔'으로 살아가는 것 사이에는 어떤 간극이 존재할까. '아름답고 사랑스럽'기를 강요받는 젊은여자. '세련된 디자인과 여러 가지 빛깔'의 것들을 체험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젊은 여자. 그 쓸쓸함과 고독함에 대해, 김사월은 '이 시절이 지나면 슬프지 않겠지'라며  담담하게 노래한다.

한편 김사월은 오는 5월 14일 문래에 위치한 ‘재미공작소’에서 김해원과 함께 ‘김사월X김해원의 리빙 룸 셋 (Living Room Set)’ 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은 거실에서 하는 공연처럼 자연스럽고 미니멀 하게 꾸며질 예정이다.

soyeon0213@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