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오구' 감상평

   
연극 '오구' 공연 사진 ⓒ 연희단거리패

[문화뉴스 MHN 장기영] 연희단거리패의 대표 레퍼토리 '오구'. 그들의 대표작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고, 기쁜 마음으로 관극했고, 행복한 마음으로 곱씹고 있다.

끝이라는 공포, 삶을 향유하던 존재로서 뿜어온 모든 향취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 무(無)로 돌아가야 하는 한계적 생(生) 내에서, 죽음은 그동안 공포와 상실의 대상으로 얼마나 치우쳐졌던가. '오구'는 예외 없이 죽음으로 달려가야 하는 우리에게, 죽음의 과정을 '신명'나게 묘사한다.

 

   
연극 '오구' 공연 사진 ⓒ 연희단거리패

죽음의 과정을 리드미컬하게 그려낸 '노모' 남미정, 죽음의 길을 예비하고 위로하는 '석출' 김미숙, 죽음을 고취시키는 '무녀' 김소희. 이 걸출한 세 배우들을 한 무대에서, 그것도 '오구'라는 무대에서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 한 명의 관객으로서 여지없이 행복한 순간이었다.

참고. 굿판인지 연극 무대인지 헷갈리는 이곳 '오구' 무대에서 본인의 극락을 원하는 관객이 있다면, 반드시 현금을 챙겨갈 것.

  * 공연 리뷰
   - 연극 제목 : 오구
   - 공연날짜 : 2017. 3. 16 ~ 4. 2.
   - 공연장소 : 30스튜디오
   - 작, 연출 : 이윤택
   - 출연배우 : 남미정, 김미숙, 김소희, 최지혜, 김철영, 정연진, 서민우, 김현정, 이혜선, 박정우, 김갑연, 문성룡, 이창주, 황은미, 설창호, 이현지, 신다영, 양유철
   -'연뮤'는 '연극'과 '뮤지컬'을 동시에 지칭하는 단어로, 연극 및 뮤지컬 관람을 즐기는 팬들이 즐겨 사용하는 줄임말이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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