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뜨거웠던 미술 展을 되새김질하면서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는 것을 어떨까. 여기 2016년 올 한해 주목할만한 전시 TOP5를 뽑아 보았다. 문화뉴스에서 미술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김민경 기자의 주관성이 들어갔지만, 이 전시들을 본 분은 어느 일정 부분 동의하시리라 믿는다. 올 한해 좋은 전시를 열어주신 미술 관계자 여러분께 뜨거운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2017년 새로운 미술의 길을 함께 모색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시작!

   
 

1. 유영국, 절대와 자유 展

'유영국, 절대와 자유 展'이 2016년 11월 4일부터 2017년 3월 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진행된다.

'유영국'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한국의 자연을 아름다운 색채와 대담한 형태로 빚어낸 최고의 조형 감각을 지닌 화가다. 유영국 전시 중 최대 규모의 것으로, 그의 진면모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100여 점과 자료 50여 점이 총망라됐다.

유영국의 작품에서는 점, 선, 면, 형, 색 등 기본적인 조형요소가 주인이 되어 등장한다. 이들은 서로 긴장하며 대결하기도 하고, 모종의 균형 감각을 유지하기도 함으로써, 그 자체로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고향 울진의 깊은 바다, 장엄한 산맥, 맑은 계곡, 붉은 태양 등을 연상시키는 그의 작품은, 추상화된 조형의 힘으로 직접 자연의 정수에 다가가는 체험을 하게 한다.

 

2. 이중섭, 백년의 신화 展

'이중섭, 백년의 신화 展'이 2016년 6월 3일부터 10월 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렸다.

이중섭은 식민, 해방, 전쟁을 관통하며 정처 없는 삶을 살 수밖에 없었지만, 끈질기게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았다. 일제 강점기에도 민족의 상징인 '소'를 서슴없이 그렸고, 한없이 암울한 현실을 자조하는 그림을 남기기도 했다. 가난한 피란 시절에도 가족과 행복한 시절을 보내며 순진무구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가 하면, 전쟁 후에는 강렬한 의지와 자신감으로 힘찬 황소 작품들을 쏟아내었다. 그는 무엇보다 자신의 감정표현에 충실한 '정직한 화공'이 되고자 했고, 한국의 전통미감이 발현된 '민족의 화가'가 되기를 소원했다.

이중섭은 서양의 기초 위에 동양의 미학을 실현한 화가였다. 정확한 해부학적 이해와 엄밀한 데생 실력을 갈고닦은 기초 위에 한국 고유의 미의식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서예와 같은 일필휘지의 필력이 유화의 붓 자국에 드러나고, 분청사기와 같은 겹쳐진 재료의 은은한 효과가 작품의 표면에 묻어나온다. 순수한 어린이와 같은 장난스러운 '해학'이 있는가 하면, 자유롭고 유려한 선조(線彫)의 아름다움에서 일종의 '격조'가 풍겨 나온다.

 

   
 

3.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간송문화 展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간송문화전 5부 : 화훼영모 - 자연을 품다 展'이 2015년 10월 23일부터 2016년 3월 27일까지, 그리고 '간송문화전 6부 : 풍속인물화 - 일상, 꿈 그리고 풍류 展'이 2016년 4월 20일부터 8월 28일까지 개최됐다.

'간송문화전 5부 : 화훼영모 : 자연을 품다 展'에서는 고려말부터 조선말에 이르는 당대의 유명 화가들이 그린 화훼영모화 90점을 만날 수 있었다. 화훼영모(花卉翎毛)는 꽃과 풀, 날짐승과 길짐승을 이르는 말로 화훼영모화는 우리 주변에 친숙한 동식물을 그린 그림을 통틀어 일컫는다. 이 전시에서는 고려 공민왕(1330-1374)부터 이징, 윤두서, 정선, 강세황, 변상벽, 김홍도, 신윤복, 장승업, 신사임당, 그리고 조선 말기 이도영(1884-1933)에 이르기까지 550년에 걸친 변화를 시대별로 감상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단원 김홍도의 '황묘농접', 신사임당의 '훤원석죽', 겸재 정선의 '과전전계'가 전시됐다.

'간송문화전 6부 : 풍속인물화 - 일상, 꿈 그리고 풍류 展'에서는 정선이나 김홍도, 신윤복, 김득신, 이정 의 작품 80여점이 전시됐다. 소주제에 따라'일상'에선 농사짓는 농부는 물론 갖가지 일을 하는 여성들, 망중한을 즐기는 문인 등 그야말로 일상 풍경을 담은 작품들이, '꿈'에선 팍팍한 현실을 초월한 이상세계를 상징하는 신선, 고승들을 다룬 작품이 모아졌다. '풍류'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즐기는 인간 본능적 풍류를 담은 작품들이다. 신윤복의 '미인도', 김홍도의 '마상청앵(말 위에서 꾀꼬리 소리를 듣다)', 김득신의 '야묘도추(들고양이가 병아리를 훔치다)' 등 명작들이 선보였다.

 

   
 

4.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展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展'이 2016년 7월 26일에서 9월 4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다.

신안해저선에 대한 발굴은 1975년 8월 전남 신안 증도 앞바다에서 한 어부의 그물에 걸려 올라온 도자기 6점에서 비롯되었다. 이 도자기들은 650여년 전 중국 원나라의 청자들이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바닷속에서 잘 보존된 원대 도자기의 존재는 국내외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문화재관리국(지금의 문화재청)은 1976년 10월 27일부터 1984년까지 9년여 동안 11차례에 걸친 수중발굴을 통해 신안해저선에 실려 있었던 각종 물품 2만 4천여 점과 동전 28톤 상당의 엄청난 양의 문화재들을 확인했다. 그중 동전과 자단목, 도자기, 금속품과 향신료, 복고풍의 그릇, 차, 향, 꽃꽂이 등 문화재 1만여 점을 선별하여 공개했다. 이때, 발굴된 문화재들은 14세기 동아시아 문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5. 조선 궁중화·민화 걸작 - 문자도·책거리 展

'조선 궁중화·민화 걸작 - 문자도·책거리 展'이 2016년 6월 11일부터 8월 28일까지 서예박물관 전관에서 개최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삼성미술관 리움 등 한국을 대표하는 국공립․사립 뮤지엄과 화랑, 개인 등 20여 곳의 문자도와 책거리 58점이 처음으로 대규모로 한자리에서 공개됐다. 주요 작품으로는 정조 때 즈음 그려진 초창기 '책가도'병풍, 궁중화원 이형록이 그린 '책가도'병풍과 '백수백복도', '제주도문자도', 호피 속에 책거리가 그려진 '호피장막도'가 있었다. 

   
 

문화뉴스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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