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라샤펠의 사진전 '데이비드 라샤펠 展: INSCAPE OF BEAUTY'가 내년 2월 26일까지 100일간 아라모던아트뮤지엄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요한 감독은 앞서 2016년 올해 '미스터 브레인 워시 展'을 성공적으로 기획한 바 있다. 또한, 그는 과거 '오드리헵번 展', '마이클라우 展'을 총괄한 기획자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괴리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봐줬으면 하는 전시를 위주로 능동적으로 전시를 기획한다는 최요한 감독의 2016년은 어땠을까? 깊은 인터뷰를 통해 그의 세계관을 알 수 있었다.

데이비드 라샤펠 전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소개해달라. 그리고 2011년도에 했던 데이비드 라샤펠전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ㄴ 2011년도에 데이비드 라샤펠 전을 기획했을 때는 외설 문제 때문에 그의 작품을 다 보여주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약 없이 그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전시를 기획했다. 초기 작품부터, 한창 활동했던 패션, 잡지사 등 상업적 작품, 그리고 순수 예술로 가기까지의 작품을 망라했다. 이번 전시에는 유명인과의 작업보다는 사회적 이슈 등 라샤펠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작품 위주로 선별했다. 2011년에는 라샤펠의 60% 정도 보여주었다면, 이번 3년간 준비를 하면서 90%의 라샤펠을 보여 주었으므로, 라샤펠을 알고 싶은 분은 놓치지 말야할 전시다.

 

   
ⓒ David LaChapelle

가장 좋아하는 데이비드 라샤펠의 작품은 무엇인가?

ㄴ 데이비드 라샤펠의 작품을 다 좋아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400점 중에서 180점을 선택하는데도 매우 힘들었다. 2011년도에 라샤펠의 역사를 아는 데 꼭 필요한 작품들을 넣었고, 그 외에 순수예술로서의 사진을 알 수 있는 라샤펠의 작품 다수를 볼 수 있다.

 

미스터 브레인 워시 전도 매우 기억에 남는다. '미스터 브레인 워시'에 대해 많은 호기심이 가는데 그는 어떤 사람인가?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는가?

ㄴ 실제로 미스터 브레인 워시가 전시를 할 때는 창고를 빌려서 한다. 이번 서울 전시에서도 스스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관련된 에피소드로는 처음에 기획했던 것을 다시 엎어버리고 새로 그의 요구를 받아주었다. 결국, 늦춰서 전시를 진행했다.

   
 

 

매번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보인다. 기억에 남는 도전은 무엇인가?

ㄴ 2011년도에 라샤펠전을 진행할 때 대관을 해주지 않는다고 했다. 설득해서 성사시키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오드리헵번 전 같은 경우 8년을 준비했다. 그때 첫째 아들 둘째 아들 사이에서의 알력이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고, 스토리를 중심으로 기획하는 것 또한 도전이었다. 그 중 마이클라우 전시가 가장 보람이 있었다. 과거 피규어 오타쿠로 취급받던 분들이 아트 토이스트로 떳떳이 말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고 한국에 많은 분이 조명받았다. 이번 데이비드 라샤펠 전 같은 경우 포토그래퍼 사진 예술에 얼마나 창의적인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 거를 보여주는 전시다. 셀럽도 어떻게 작가가 투영되는가를 보여준다.

 

 

자신의 2016년 올해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면? 만족스러운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ㄴ 다 아쉽다. 기획자 입장에서는 관람객이 전시를 어떻게 보고 영향을 받을까가 중요하다. 힐링, 느끼거나, 상상하거나 영향을 받아야 하는데,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에 만족이란 없다.

 

미술 분야는 진입 장벽이 높다. 비전공자로서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ㄴ 기획자로서 비전공자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관람객의 의견과 눈높이를 최우선시해서 전시를 기획할 수 있었고, 폭넓게 생각하고 광범위한 기획 전시가 가능했다. 점점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전문가의 물이 들지만, 그것을 항상 인지하고 조심하고 있다.

 

전시 기획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진행하는 바탕은?

ㄴ 전문가의 눈으로 보고 기획할 때 더 실수를 많이 하는 것 같다. 관람객의 눈, 걸음걸이에 맞춘 기획을 한다. 그들이 봐줬으면 하는 포인트들, 작품의 구성상 돋보였으면 하는 것들을 위주로 기획한다. 작가와 많은 협의를 해서, 관람객들이 볼 수 있는 감정, 복선을 고려해 그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전시를 하려 한다. 물론 숨겨진 기획의도 같은 경우도 있다. 예컨대, 라샤펠 전시에서 파라다이스 마지막 챕터를 보고 4층으로 올라갔을 때, 천국 간 느낌을 주려 한다.

 

   
 ⓒ David LaChapelle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이란?

ㄴ 마음, 마인드, 생각을 '확장' 시켜주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것이든 다 예술이 될 수 있으며, 예술은 여행과 같다. 잠시 미술관이라는 다른 세상에서 살다가 오면서 힐링이 된다. 미술관은 배우러 오는 공간이 아니라, 느끼러 온 공간이다. 새로운 세상에 가서 느끼는 게 진정한 관람객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을 통해서 세상을 크게 보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현재 다른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미술 쪽은 많은 산업화가 되어가고 있다.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는? 올바를 방향을 제시한다면?

ㄴ 역사의 흐름이고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자기만의 확실한 생각이 있으면, 타협해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명해진 작가는 유명한 이유가 있다. 휘둘리지는 않지만, 협상을 잘하며, 어느 선에 올랐을 때에 자기의 주장을 명확히 한다. 예술가들은 대중과 소통하는 면에서 오픈 마인드가 되어야 한다. 세계 유명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남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공유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상업 또는 비상업인가'에 대한 문제보다는, 예술가가 나에게 이러한 활동이 '소모 또는 발전인가'를 구분해서 선택해야 한다.
또한, 한류·프로젝트·기업·공연·연출·마케팅 수많은 것들을 한 결과, 결국 컨텐츠의 끝단은 '예술'이었다. 뇌에 충격요법을 줄 수 있는 것은 순수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설치미술의 비율이 적은 편이다. 이에 대한 생각에 대해 듣고 싶다.

ㄴ 설치미술을 하기엔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다. 우선 비용이 많이 든다. 또한, 공간을 설치할 수 있는 곳이 드물다. 게다가 보험료, 설치문제, 미술관에 들어놓으려면 공간이 힘들다.

 

   
 

세계적인 한국 작가들이 많이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ㄴ 한국 작가들은 현재 한국미술에 많은 관심이 조성되고 있으므로, 기회가 기다리며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근 많이 생긴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영국을 포함한 유럽 아티스트들과 한국 작가들을 교류시키는 것을 많은 고민 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많은 해외 대형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의 미술에 대한 시선이 바뀌고 있다. 관람객들 아트 소비양식도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 관람객들이 소비하고 획득하려고 하고 나중에 컬렉터가 될 가능성도 있다. 미술이 즐기는 문화가 되고 우리가 그에 대해 총대를 메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후원과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업들이 너무 마케팅 측면에서 보고 진행해서 단기적인 이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술 후원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미지 개선 등 도움이 되고, 예술 자체로서 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앞으로의 꿈은?

ㄴ 더 많은 전시를 기획하고 싶다. 나이 먹을수록 정신이 깊어지지만, 체력이 약해져서 괴리감이 있다. 50살 이후에는 또 다른 미래를 계획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ㄴ 기획자가 많은 조명을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전시나 예술에서도 기획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획자들이 자기 일에 당당함을 가질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후배들도 많이 나오고, 좋은 큐레이터, 기획자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 David LaChapelle

[글] 문화뉴스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사진] 아라모던아트뮤지엄,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