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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2016년 한해 대한민국의 인터넷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이슈들로 들끓었다.  
 
작년부터 시작된 메갈리아발 페미니즘 운동이 올해는 온건파인 '레디즘'과 강경파인 '워마드'로 분파하면서 소위 '남혐' 이슈가 커졌고, 이에 반동한 '여혐' 현상이 거세지며 남녀간의 성대결이 한 해 내내 온라인상에서 격하게 펼쳐졌다.  
 
'LOL(리그오브레전드)'이 4년만에 왕좌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블리자드사의 새로운 FPS게임 '오버워치'가 1위에 등극하면서 재미있는 이슈가 발생했으며, 최자와의 열애, f(x) 탈퇴 등 파격적 행보를 이어온 설리는 올해 인스타그램에 올린 몇 장의 사진으로 올 한해 연예인으로는 가장 핫한 논란을 일으켰다.  
 
대한민국 인터넷의 역사만큼 긴 시간 동안 성적 욕망의 해방구로 생존해온 소라넷이 결국 올해 문을 닫았고, 손흥민의 뜻밖의 선전으로 '주모' 열광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세돌과 구글의 인공지능이 맞붙은 세기의 바둑대결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으며 옥시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엄마들의 불매 운동이 인터넷에서 들불처럼 퍼졌다. 
 
이같은 흐름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계기로 하반기에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정치 부정부패 스캔들로 평가되는 '최순실 사태'는 토요일마다 '탄핵'을 외치는 국민들의 촛불시위 인증 모습으로 가득 채워졌다. 심지어 일베 사이트의 회원조차 촛불시위에 나타나는 등 대한민국 커뮤니티는 단일, 또는 대동단결의 양상을 보였다. 
 
문화뉴스는 이처럼 올 한해 동안의 커뮤니티 이슈를 총 9개의 이슈로 정리하고 주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지도를 제작했다.  
 
   
▲ 이미지 제작: 오펀(Ohfun)
알렉사닷컴을 비롯한 국내 주요 통계 자료를 중심으로 주요 커뮤니티를 선정하고 SNS 쿼리 및 뉴스검색을 토대로 주요 사건을 정량적으로 선정한 후 커뮤니티 분류별 배분을 통해 총 9개의 이슈로 정리했다.   
 
커뮤니티 이슈 지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장 핫한 커뮤니티인 메갈리아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올해 발생한 각 커뮤니티간의 대립양상을 화살표로 표현했으며, 해역별 구분을 시도했다. 소라넷 침몰을 굳이 버뮤다 해역으로 표현한 이유는 올해는 침몰해도 내년에는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  
 
올해 대한민국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사건을 찬찬히 되돌아보며 문화뉴스와 함께 한 해를 정리해보자.  
 
[허순옥 기자, 이누리 기자, 윤한솔 기자] 
 
 
1.'티셔츠' 한 장에서 시작된 인터넷 전쟁 
 
'GIRLS Do Not Need A PRINCE(여자들은 왕자가 필요 없다)'가 새겨진 티셔츠 한 장으로 인해 인터넷 전쟁이 벌어졌다.  
 
지난 7월 성우 김자연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GIRLS Do Not Need A PRINCE'가 새겨진 티셔츠 인증샷을 게재했다. 티셔츠는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제작된 것이었고 김자연씨는 메갈리아의 회원으로 알려졌다.  
 
   
▲ 김자연씨가 올린 메갈리아 티셔츠 인증샷
넥슨의 게임 캐릭터 목소리 성우로 일하던 김자연씨는 즉각적으로 메갈리아의 활동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게임유저들에게 반감을 사며 논란이 시작됐다. 이에 김자연씨는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과 트위터를 통해 논쟁을 벌였으며, 일부 사람들이 넥슨에 항의를 하면서 이를 우려한 넥슨이 김자연씨와의 계약을 해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메갈리아’ 회원들이 들고 일어섰다. 메갈리아 회원들은 “티셔츠 하나 때문에 여성 성우와 계약을 해지한다는 것은 여성 혐오다”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메갈리아 회원들은 넥슨 측에 거칠게 사과를 요구했고, 회사를 직접 찾아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사태에 대해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많은 누리꾼들이 각자 활동하는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사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그러던 중 일부 웹툰 작가들이 메갈리아를 옹호하며 反메갈리아 진영에 대해 비하발언을 하게 되었고 전쟁은 웹툰계로까지 번졌다.
 
   
▲ ⓒ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 옹호 발언을 한 웹툰 작가에 대해 많은 독자들이 보이콧을 시작했다. 해당 웹툰 작가가 소속된 웹툰 플랫폼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하며 회원 탈퇴, 환불 등의 단체 행동을 전개했다. 보이콧의 주축이 된 것은 디시 인사이드 웹툰 갤러리, 루리웹, 오늘의 유머, 일간베스트, 웃긴대학 등의 커뮤니티 유저들로 해당 커뮤니티에는 ‘탈퇴 인증샷’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의 조사에 따르면 이 사태로 인해 커뮤니티를 합쳐 1900개가 넘는 계정이 ‘회원 탈퇴’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2.초등학생을 잡으러 가는 경찰 '오버워치' 
 
올 해 한국 게임 시장에서 'LOL(리그오브레전드)'이 4년만에 왕좌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블리자드사의 새로운 FPS게임 '오버워치'가 1위에 등극했다. 
 
블리자드사의 FPS게임 '오버워치'가 등장하기 전까지 게임계는 리그오브레전드의 독주 체재였다. 게임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리그오브레전드는 200주(약 4년)가 넘는 시간 동안 '1위'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최고 인기 게임의 명예를 누렸다. 
 
   
▲ 오버워치의 4대악으로 꼽히는 '겐트위한' ⓒ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오버워치의 등장 후 상황은 급변했다. 오버워치는 영원할 것 같았던 롤의 독주를 막아냈고 2016년 6월 21일 PC방 점유율 순위 1위에 오르면서 리그오브레전드와 우리나라 게임 판도을 양분하기 시작했다. 
 
오버워치의 인기와 더불어 루리웹, 인벤 등의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오버워치 관련글이 쏟아졌다. 오버워치 캐릭터들의 이름에서 파생된 '한조충', '겐트위한(겐지, 트레이서, 위도우메이커, 한조)' 등의 신조어가 등장했고, 오버워치의 인기가 정점에 달한 8월 경에는 'PC방에서 오버워치 하는 초딩(초등학생) 신고하기'가 크게 유행하기도. 
 
   
▲ ⓒ 온라인 커뮤니티
오버워치는 15세 이용가 게임이다. 때문에 초등학생들이 오버워치를 플레이하는 것은 불법이다. 게임을 하다가 승리한 팀에 초등학생이 참가한 사실을 알고는 보복성 신고를 한 것을 계기로 '초딩 신고하기'가 시작된 것. 이로 인해 전국의 PC방에서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오버워치를 하는 초등학생을 잡으러오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3.엄마들, 본때를 보여주다, '옥시 불매 운동'
 
지난 2011년 국민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던 가습기 살균제 유해 성분 문제가 올해 5월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조사하던 검찰은 옥시가 살균제의 유해성에 대한 연구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와 함께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으로 인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던 와중임에도 불구하고 태국으로 전직원 포상 휴가를 다녀왔다는 사실도 알려지게 되었다.  
 
   
▲ ⓒ 방송 화면 캡쳐
 이에 국민들은 극도로 분노했다. 옥시는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국민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고 오히려 범국민적인 옥시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옥시불매운동의 주축이 된 것은 맘스홀릭, 레몬테라스 등의 맘카페였다. 맘카페의 주회원들은 아이를 가진 엄마였기 때문에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아이를 잃은 엄마들의 슬픔에 깊이 공감하며 옥시불매운동을 주도해나갔다.  
 
쇼핑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뽐뿌에서도 옥시불매운동이 적극적으로 진행됐다. 뽐뿌의 유저들은 브랜드명이 적혀있지 않아 옥시 제품인지 모르는 숨겨진 옥시 제품들을 찾아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옥시불매운동을 확산시켰다.  
 
 
4."오해 그만하고 잘자" 설리 SNS 논란 
 
최자와의 열애, 그룹 f(x) 탈퇴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온 설리가 올해엔 SNS 사진으로 커뮤니티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 논란이 시작된 설리의 인스타그램 사진 ⓒ 설리 인스타그램
설리는 휘핑크림을 짜서 한가득 입에 머금은 셀프 동영상을 찍어 올렸다. 이는 그저 장난이 아닌 의도적으로 성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돼 누리꾼들은 야릇한 시선을 던지거나 불쾌함을 드러냈다. 또 설리는 연인 최자와 농밀한 스킨십 사진을 공개하며 여자연예인들은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모습을 당당히 드러냈다. 이에 “아무리 사적인 공간이라지만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행보”라는 누리꾼들의 지적이 계속되자 설리는 5월 인스타그램 계정을 돌연 삭제했다.  
 
그러나 SNS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는 듯 설리는 7월 인스타그램을 재개하며 논란을 이어나갔다. 설리는 속옷을 입지 않은 채 편안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가슴에 밀착된 옷 위로 유두가 도드라져 보여 노브라 논란을 일으켰다.
 
   
▲ ⓒ 설리 인스타그램
이 사진 한장으로 설리는 얼떨결에 여권신장운동의 아이콘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여성이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 것을 정숙하지 못한 일로 치부하는 사회에 저항하는 ‘Free the Nipple’ 캠페인이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기 때문.  
 
하지만 설리는 ‘로리타 콤플렉스’ 논란을 일으키며 제대로 비판을 받았다. 설리는 평소 친분이 있던 구하라와 함께 존슨즈 베이비 오일 로션 이미지가 그려진 티셔츠만 입고 로리타 전문 사진작가인 로타와 사진을 촬영했다. 티셔츠 하나만 같이 입은 사진은 “어린아이가 속옷만 입고 있는 것 같다”며 소아성애적 분위기를 의도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쭉빵카페, 여성시대 등의 회원들은 미국 존슨즈 본사에 영문으로 항의 메일을 보내는 운동을 벌여 본사로부터 “브랜드를 왜곡하는 움직임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에 설리는 “오해 그만하고 잘자”라며 해명하는 글을 남겼지만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라며 차가운 반응만이 커뮤니티를 휘감았다.  
 
[나머지 9번까지의 이슈는 하(下)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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