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불의의 사고로 친구 '로스'를 잃은 세 소년이 유골함을 훔쳐 작은 마을 '로스'로 떠나는 여정이 다시 찾아왔다.

 
국립극단이 2014년 세계 초연 당시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다양한 세대의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던 청소년극 '타조 소년들'을 재공연 중이다. 키스 그레이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 연극 '타조 소년들'은 영국의 중견 극작가 칼 밀러가 극본을 쓰고, 2013년 연극 '노란 달'로 국립극단과 호흡을 맞춘 베테랑 연출가 토니 그래함이 연출을 맡았다. 12월 4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리는 공연의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살펴본다.
   
▲ 이야기는 '로스'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로스'의 친구 '블레이크'(왼쪽, 박용우), '케니'(오른쪽, 김지훈), '씸'(가운데, 김평조)에게 '로스'의 장례식장은 슬픔과 실망으로 가득하다.
   
▲ 400km가 넘는 먼 길을 떠나는 세 친구는 그것만이 '로스'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믿는다. 급기야 이들은 '로스'(오정택)를 '로스'라는 작은 마을로 데려가기 위해 장례식장에서 '로스'의 유골을 훔쳐 달아난다.
   
▲ 영국 가디언지에서 어린이소설상을 수상한 작가 키스 그레이가 2008년 발표한 소설 '타조 소년들(Ostrich Boys)'은 탄탄한 구성과 섬세한 심리 묘사로 어린이청소년문학의 '모던 클래식'으로 자리 잡은 작품이다.
   
▲ 한 해 출간된 도서 중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수작을 선정해온 영국의 '코스타 북 어워드'를 수상한 이 작품은 출판 당시부터 독자와 평단으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 극작가 칼 밀러는 청소년이 직접 참여하는 '유스 씨어터'를 위해 이 작품을 극본화했으며, 이후 네 명의 프로 배우가 모든 배역을 소화할 수 있도록 작품을 다시 썼다.
   
▲ 대표적인 성장소설 '데미안',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 비견되는 '타조 소년들'은 세 명의 소년들이 '떠남'을 결심하며 시작된다.
   
▲ 단짝친구의 죽음과 어쭙잖은 장례식 앞에 소년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로스'를 기리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 언제까지나 어른들 뒤에 숨어 있을 것 같던 아이들은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진짜 '로스'를 위한 일이 무엇일지를 고민한다.
   
▲ 그러나 그들의 여정이 따뜻하고 예쁜 모습인 것만은 아니다. 500㎞가 넘는 좌충우돌의 모험 끝에 세 명의 소년들은 그들이 이제껏 믿어왔던 우정과 관계의 의미에 조금씩 금이 가는 것을 목격한다.
   
▲ 사고 때문이라고 믿었던 친구의 죽음은 어딘가 석연찮고, 다 안다고 생각했던 친구들 사이에 묻혀있던 비밀들은 수면 위로 올라온다.
   
▲ 하지만 '타조 소년들'은 삶의 또 다른 모퉁이에 직면한 소년들을 감싸주기 보다는 그들이 맞닥뜨린 진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한다.
   
▲ 관객들은 소년들과 함께 하는 다이나믹한 여정을 통해, 지레 겁먹고 땅에 머리를 감춰왔던 시간에서 벗어나 자신 앞의 진실에 마주설 용기를 얻게 된다.
   
▲ 연출가 토니 그래함은 "여러 가지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 한편, '타조 소년들'은 12월 4일까지 국립극장 소극장 판 무대에 오르며, 서울 공연에 이어 장흥, 나주, 여수에서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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