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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함영원(베이스), 이용진(드럼), 손희남(기타).

아시안체어샷은 인디신에서 한국적인 록을 선보이며 독보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이들은 진하게 우려낸 사골처럼 과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우러나는 듯한 음악을 펼쳐낸다. 평소 엄청난 연습량과 이에 상응하는 실력에도 불구하고 단독공연을 잘 진행하지 않던 아시안체어샷이 유럽 투어를 앞두고 팬들을 만났다.

'아시안체어샷 유럽투어 출정 기념 단독공연'은 영국, 스페인, 벨기에를 방문하는 유럽투어를 앞두고 개최된 오랜만의 단독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 14일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진행됐다.

 

   
▲ 손희남은 이들의 곡 '탈춤'을 연상시키게 하는 붉은 탈을 쓴 채 기타를 연주하며 무대를 압도했다.

공연은 멤버들이 한복을 입고 촬영한 짧은 흑백 영상으로 문을 열었다. 이들은 영상에서의 모습 그대로 무대에 등장해 관객들과 마주했다. 특히 기타리스트 손희남은 공연을 위해 직접 만든 하회탈을 쓰고 첫 곡인 '소녀'를 연주했다. 기타를 다리 위에 얹어 관객들을 향해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에서 그의 내공이 자연스럽게 묻어났다.

관객들이 미처 박수를 칠 새도 없이, 밀도 높은 연주가 잠시도 쉬지 않고 진행됐다. '탈춤', '타박네야', '날 좀 보소'가 연속으로 이어져, 아시안체어샷 특유의 한국적인 색채를 느낄 수 있었다. 완전히 몰입해서 음악과 하나가 된 30분 가량의 연주가 끝나고, 안녕바다 연습실에서 멤버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이 이어졌다.

 

   
▲ 음악에 몰입해 노래하고 있는 함영원.

게스트로는 동료밴드인 안녕바다가 함께했다. 안녕바다는 "아시안체어샷은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사운드를 가진 록밴드다. 한국의 록을 통해 전세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해달라"는 응원과 함께, '그 곳은 잠시만', '삐에로', '파리' 등의 곡을 선보였다.

2부 시작 전의 영상에서는 최근 멤버가 교체되면서 많은 변화를 겪은 상황이 담겼다. 당시에는 힘들었을 내부의 변화가 자조적이면서도 유쾌하게 표현됐다. 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명연기와 중간에 삽입된 유머러스한 영상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영상을 끝으로, "다함께 놀아보자"며 보다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무대가 펼쳐졌다.

 

   
▲ 새로운 멤버 이용진은 "새롭게 합류했음에도 반겨주셔서 감사하다"며 팬들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해야', '동양반칙왕', '세계로 가는 기차' 등 흥겨운 곡들이 연달아 이어져, 관객과 멤버들 모두 무아지경의 상태로 공연을 즐겼다. 특히, '어기여디어차'의 후렴구가 인상적인 '뱃노래'에서는 전 관객들이 열광적인 박수로 리듬을 맞추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이들의 유럽 투어 출정을 응원하는 마음을 온 몸으로 표현했다. 바로 이어서 연주된 새로운 멤버 이용진의 멋진 드럼 솔로 타임에서도 공연의 열기는 계속됐다.

열렬한 공연 후, 공연 시작 2시간 만에 입을 연 아시안체어샷은 "갑자기 준비한 단공에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평소 공연 때 안 했던 곡을 많이 연주했다"며 공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앵콜곡 '투데이'와 떼창이 돋보이는 '사랑이 모여서'를 끝으로, 공연은 마무리됐다.

 

   
 

 

이번 공연에서는 아시안체어샷의 에너지 넘치는 음악과 세심한 공연 기획이 조화를 이뤘다. 공연과 영상 기획에는 황영원, MD 제작과 유럽투어 준비에는 손희남이 전적으로 모든 진행을 도맡았으며, 새로운 멤버 이용진은 예전에 발표된 아시안체어샷의 곡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뮤지션으로서의 능력뿐만 아니라, 공연 전반에 걸친 이들의 내공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공연 후, 아시안체어샷의 리더 손희남은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왔던 저희가 모처럼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던 소중하고 뜻깊은 공연이었다"며, "관객 분들이 애정 어린 눈빛으로 노래를 따라 불러주셨을 때 너무나 가슴 뭉클하고 찡했다. 이 기운을 제대로 받아서 이번 유럽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오겠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유럽에서의 경험으로 더욱 탄탄하고 진하게 우러날 그들의 음악을 기대해본다.

[글] 문화뉴스 김소이 기자 lemipasolla@mhns.co.kr
[사진] CJ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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