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현장

[문화뉴스]

   
▲ 최우수 모던록 노래, 올해의 신인으로 2관왕을 차지한 혁오.

'한국의 그래미상'이라고 불리는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지난 29일 막을 내렸다. 한국대중음악상은 대중음악을 예술적 창조물로 인식하고, 오직 음악성만으로 기준으로 평가하는 시상식이다. 올해는 4개 분야, 총 27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발했다. 다양한 색채의 음악과 다양한 빛깔의 아티스트가 만나 단 하나뿐인 스펙트럼을 펼쳐낸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현장에 다녀왔다.

 

   
▲ 제13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진행을 맡은 김C.

종합분야 올해의 음반은 이센스(E SENS)의 'The Anecdote', 올해의 노래는 빅뱅의 'BAE BAE', 올해의 음악인은 딥플로우(Deepflow), 올해의 신인은 혁오(HYUK OH)가 차지했다. 장르분야는 음반과 노래 부문 수상자가 모두 달라서, 작년에 실력 있는 음악이 많이 발표됐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특별분야,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부문에서 시상을 진행했다.

   
▲ '올해의 음악인'이 되었다며 재치있는 자기 소개를 한 딥플로우.

빅뱅은 올해의 노래, 최우수 팝 노래,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으로 총 3개 부문에서 수상해, 3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이센스, 딥플로우, 혁오는 각각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 최우수 록 음반상에만 주어지는 티아라를 쓴 모노톤즈의 훈조(가운데).

한국대중음악상은 독보적인 정체성만큼이나 시상식의 분위기도 남달랐다. 각 장르의 음악인들이 저마다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힙합 아티스트들은 수상할 때마다 큰 환호와 리액션을 보여줘, 사회를 맡은 김C는 “여기가 마치 한국힙합시상식인 것 같다. 힙합 아티스트들은 분위기를 돋우는 데 천부적이다”며 칭찬했다. 그리고 시상자로 나온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음악을 대변하는 것처럼 포크 음악인은 조용히, 록 음악인은 쾌활하게 올해의 수상자를 축하했다.

   
▲ 권나무는 수상소감으로 세월호 사건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했다.

포크 부문의 권나무와 김사월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래서 자신이 들고나온 트로피를 그대로 들고 나가는, 기쁘면서도 뻘쭘한 상황이 연출됐다. 기자회견 때부터 논란이 됐던 이센스는 최우수 랩&힙합 음반, 올해의 음반상을 수상하며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았다. 음악성만을 고려하는 한국대중음악상의 명확한 지향점을 엿볼 수 있었다.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을 수상한 빅뱅, 박진영, 아이유는 모두 현장에 참석하지 않아서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샀다.

 

   
▲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Flash Flood Darlings)는 성소수자로서 겪었던 아픔을 얘기하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올해는 특히 마음을 울리는 수상소감이 많았다. 최우수 포크 노래상을 수상한 권나무는 수상작이 세월호 사건에 대한 곡이라며, 사회문제에 대해 계속 노래하고 있는 다른 음악가들과 수상의 영광을 나눴다.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상을 수상한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Flash Flood Darlings)는 “수상작 '별'은 어렸을 때 내게 커밍아웃을 한 것에 대한 노래”라며, 어린 성소수자들에게 “여러분은 잘못되지도 이상하지도 않다. 그 자체로 멋진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상대적으로 마이너한 크로스오버 장르에서 수상한 엔이큐(The NEQ)는 “작년 한 해 우리 앨범을 구매해준 8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는 김사월X김해원.

전년도 수상자들은 작년의 아쉬움이나 한국대중음악상의 의미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수상자를 발표했다. 해오(HEO), 김창현, 비프리(B-FREE), 김사월X김해원, 아시안체어샷은 시상뿐만 아니라 축하공연으로도 다시 한 번 자리를 빛냈다. 2014년과 2015년의 음악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순간이었다. 리스너에게는 일렉트로닉, 크로스오버, 힙합, 포크, 록음악 등 음악 전반을 쭉 훑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

   
▲ 반세기를 넘게 활동하며 히트곡 제조기로 불리는 김희갑이 공로상을 받았다.

다양한 수상자와 수상소감이 나왔지만, 이들이 하나같이 이야기한 것은 시상식에 대한 치하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음악인들은 “한국대중음악상은 상업성과 무관하게 자신의 음악을 펼쳐오거나 과정의 낭만을 좇는 이들에게 힘이 되어왔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제는 나이가 지긋해진 한국대중음악상이 대한민국 땅에서 음악을 하는 것만큼이나 해나가기 어려운 시상식을 앞으로도 이어 나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내년에는 다시 수상자가 되고 싶다"며 마지막 축하공연을 한 아시아체어샷.

문화뉴스 김소이 기자 lemipasolla@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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