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그 소나르가레, 무제, 2015, 인도 ⓒ 전북도립미술관

[문화뉴스] 전북도립미술관이 두 번째 아시아현대미술전 '아시아 청년 36' 개최를 앞두고 22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아시아 청년 36' 展은 전년도와 같이 전시 주제를 걸지 않으며 매번 전시 꼭지를 달리하면서 그 특징을 살리고 있다. 작년에는 아시아 현대성과 관련된 작품들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조명했다면, 올해는 아시아 청년 작가들의 실상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시로 진행된다.

 

   
 

한국을 포함 총 14개국이 참가한 이번 전시에는 36명의 아시아권 작가들이 다양하게 청년의 예술 성향들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전시 기획팀은 실제로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베트남, 미얀마 등 현지를 방문해 직접 섭외 작업을 가졌다. 이중 외국인 작가는 21명, 한국인 작가는 15명이 참가한다.

자신을 죽어가는 모습으로 묘사한 사진 작업으로 과거 군사 정변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을 봤던 기억을 떠올리는 작업(미얀마)로부터 청소관리직 7급으로 정년한 위재량의 시를 힙합 뮤지션과 협업해 만든 영상(한국)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줄기로 꿸 수 없는 특별하고도 신선한 전시가 개최될 전망이다.

 

   
장석원 전북도립미술관장

장석원 전북도립미술관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전주는 전통문화가 겹겹이 쌓여 있는 곳이자, 원로 작가부터 젊은 작가까지 작가 층이 고루 존재하는 곳"이라며 이번 전시로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작가들이 외부로 진출하기도 하고, 외부 작가들이 전주에 활발히 들어올 수 있는 루트가 생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한 "가까운 미래에 세계의 중심이 아시아가 될 수 있다"며 "미리부터 아시아의 네트워크를 마련해 전북도립미술관이 아시아 미술의 중요한 거점이 되길 희망한다. 앞으로 이런 규모, 속도로 5년 정도 전개해나가면 충분히 아시아의 중요한 국제전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기라 작가

한편, 전북도립미술관은 도내 작가들의 표현의 장, 도민들의 즐거운 문화 향유 공간이라는 지향점을 요구받는 미술관이다. 그러나 장 관장은 "취임한 이후 (전북도립미술관의) 방향이 다소 달라졌다. 도내 작가들의 작품만을 전시해서는 도민들에게 비전을 줄 수 없다. 여러 기획전을 시도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위해 여러 각도로 기획전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장 관장은 "작년에는 역사로서의 백제를 예술로서 다시 부활시키고자 '백제의 재발견-현대미술 리포트' 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는 '동학'을 키워드로 삼고 12월에 전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인 홍 응우옌, 바리케이트, 2013, 베트남 ⓒ 전북도립미술관

덧붙여 "기획전을 통해 역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작업을 추구하고 있다"며 "전통문화가 현대와 공존하며, 지역 문화가 국제 문화와 매칭 됐을 때, 지역 문화와 전통 문화가 고유의 정체성을 현재까지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함께 참석한 이문수 학예연구팀장은 "지금 아시아는 끓는 물이다. 언젠가 솥뚜껑은 솟구칠 것이고, 갇혀 있던 변방의 힘이 솟아서 나올 것"이라며 이번 전시는 "탈 서구적인 시각에서 아시아 현대미술의 미래를 가늠하는 국제전"이라고 전했다.

 

   
조혜진, 704-24호, 2016, 한국

전시와 더불어 개막 다음 날부터는 4박 5일간 '아시아 청년 국제교류 워크숍'이 진행도니다. 워크숍은 아시아 속에 있는 사회문제에서 파생되는 예술적인 문제들을 들추고 드러내는 자리다.

장석원(전북도립미술관장)은 '아시아현대미술과 아시아 네트워크', 아예코(Aye ko, 미얀마, 뉴제로 아트 스페이스 관장)는 '미얀마의 현대미술과 정치적 상황', 왕둥(Wang Dong, 중국, 허샤닝미술관 학예관)은 '중국의 현대 사회와 실험미술', 시타 막피라(Sita Magfira, 인도네시아, 독립 큐레이터)는 '족자카르타비엔날레와 인도네시아 현대미술', 짠 타인 하(Tran Thanh Ha, 베트남, 디아 프로젝트 관장)는 '베트남의 현대미술 상황' 등을 발제한다.

워크숍을 통해 미술가와 미술계 주요 인사 20여 명이 자신의 작품세계를 발표하고, 자국의 현대미술을 알리고, 그에 따른 질의와 토론이 이어진다. 이문수 팀장은 "서로 교류하고 공감하면서 아시아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한국미술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가치와 담론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며 "국제전과 워크숍을 통해 전북도립미술관이 아시아 현대미술의 허브로 작용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시아 청년미술가들의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현대미술이라는 그릇으로 담아낼 전북도립미술관 '아시아 청년 36' 전은 다음 달 2일부터 11월 27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본관에서 진행된다.

[글]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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