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갤러리바톤에서 윤석원(Yoon Suk One, b. 1983)의 개인전 '만난 적 없는 것들'이 14일부터 8월 20일까지 압구정동 전시공간에서 개최됩니다.

윤석원은 개인과 사회, 기억과 기록, 현재와 과거 등 상반된 듯하면서도 깊은 연결고리를 지닌 세계를 캔버스에 담아냅니다. 지극히 사소하고 개인적인 사건부터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사회 이슈까지, 자신의 경험이 반영된 회화 작업을 매개로 사건의 관찰자이자 전달자로서 역할을 자처하는데요.

이번 개인전 '만난 적 없는 것들'은 윤석원의 '기억과 감정에 관한 삼부작' 시리즈를 완결 짓는 신작을 소개하는 자리라고 합니다. 작가는 여행에 관한 자신의 기억을 다룬 '미뤄진 것들'(2013), 주변 생활에서 겪은 일을 소재로 한 '자라나는 것들'(2014)을 통해, 개인적인 경험에서 한 발짝 물러나 간격을 유지한 채 바라보는 요령을 터득했습니다.

'만난 적 없는 것들'(2016)은 주제적인 면에서 작가가 태어나기 이전 발생했거나 혹은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를 파고드는 작업입니다. 기획 단계에서 작가는 기존 두 시리즈와는 다르게 경험한 적 없는 일을 소재로 삼았기에 사건과 심리적/물리적인 거리 유지가 더욱 유리할 것이라고 여겼지만 뉴스와 기록을 선별하는 과정에서도 결국엔 온전히 새로운 사건보다는 사회 구조적으로 잉태돼 반복 재생되는 사건에 주목하게 됐다고 합니다.  작가는 평소 끊임없이 기록하고 수집한 사진 및 영상 자료에 기반을 둔 자신의 기억과 감정이 움직이는 순간을 캔버스에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세밀하고 구체적인 묘사로 주제를 명확히 드러내는 것도 윤석원의 강점이지만, 이번 전시 작품은 대상을 누르고 밀어내는 붓의 움직임이 빚어낸 모호해진 형태와 톤 다운된 색감이 주는 정서적 감정의 도드라짐이 주목됩니다. 사건의 주체와 대상, 작가 자신과 관람자의 각기 다른 감성이 공존하는 그의 회화는 때로는 뛰어난 절제미를, 때로는 적나라한 과감성을 뿜어냅니다. 그리는 것을 먹고 말하는 신체 행동에 준하는 인간 태초의 행위라고 믿는 그이기에, '기억과 감정에 관한 삼부작' 시리즈의 완결 격인 '만난 적 없는 것들'을 통해 구상화와 추상화의 매력을 동시에 지닌 윤석원이 묵직한 붓 터치로 완성한 독창적인 세계가 어떻게 구현될지 더욱 기대가 됩니다.

작가는 제37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와 경기창작센터 입주작가로 활동했으며, 갤러리바톤, 서울시 시민청, 문화역서울284, 예술의전당 등에서의 다양한 전시에 참가해 활발한 행보를 보이며, 한국 회화의 외연 확장에 활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 군중 crowd, 2016, oil on canvas, 260.6 x 581.7 cm
   
▲ 방문 visits, 2016, oil on canvas, 112 x 163 cm
   
▲ 대치 confrontation, 2016, oil on canvas, 130.3 x 193.9 cm
   
▲ 불청객 gatecrasher, 2016, oil on canvas, 112 x 163 cm
   
▲ 묵독 Silent reading, 2016, oil on canvas, 112 x 163 cm
   
▲ 편각 declination, 2016, oil on canvas, 91 x 116.8 cm
   
▲ 유물 relic, 2016, oil on canvas, 80 x 117 cm
   
 

[글]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사진] 갤러리바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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