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임하이 월드파이널 2016' 2차예선 스트릿 부기 북, 벨리 신지수 우승

   
▲ 부기 북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문화뉴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논어'의 진리가 그대로 묻어난 결승 무대였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부기 북과 신지수였다.

가프, JY 벨리, TIP 크루, GnC가 공동 주최하는 '에임하이 월드파이널(Aim High World Finals, AHWF)'의 2차예선이 23일 오후 홍대 TIP 댄스 아카데미에서 열렸다. 지난해 9월 악스코리아에서 열린 첫 번째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이후, 2회 대회 예선전이 이달부터 8월까지 펼쳐진다. 9월 2일과 3일 제2회 '에임하이 월드파이널'이 열릴 예정이며, 현재 '2016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결선개최지를 두고 한국, 중국, 일본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전연령 참가와 스트릿댄스 부문 예선의 장르별 진행으로 지난해보다 확장된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2차예선은 팝핀 사이드로 진행됐다. 팝핀은 한국에 들여올 무렵엔 '팝핀'이 아닌 '각기'라는 이름이 더욱 알려졌었다. 단순히 관절을 꺾는 춤으로만 인식됐지만, 지금은 하나의 스트릿댄스 장르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해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당시엔 말레이시아의 팝핑 조, 준우승자인 프랑스의 팝핀 프린스가 외국 대표로, 한국에선 박근진, 홍석준, 홍석빈, 유창우가 출전했다. 8명의 한국 예선 우승자 중 4명이 팝퍼들로 꾸며진 바 있다. 이날 2차예선에선 이들 중 유창우가 예선에 참여했지만, 8강 진출엔 실패했다.
 

   
▲ 크레이지 쿄와 제로가 '져지 쇼'를 펼치고 있다.

스트릿댄스 부문 8강 경기를 앞두고 팝핀 DS, 크레이지 쿄, 제로의 '저지 쇼'가 열렸다. 이후 진행된 8강 첫 경기에선 제이 원(Jay One, 이주원)이 크레이지 식(Crazy Sik, 김민식)을 심사위원 2:0(1명 판정포기) 판정승으로, 두 번째 경기에선 부기 북(Boogieboog, 이준학)이 챔피완(Champiwan, 권상완)을 2:1로 승리했다.

이어 열린 8강 세 번째 경기에선 타이(Ta.i, 김성욱)가 진원(Zinwon, 유진원)을 3:0으로 승리하며, 예선 첫 전원 판정일치 승을 거뒀다. 8강 마지막 경기는 스키퍼(Skipper, 김지웅)이 2:1로 지온(Geon, 강건웅)을 누르고 마무리됐다.

8강이 끝나고 진행된 준결승에선 접전 끝에 부기 북이 제이 원을 2:1로 이겼고, 스키퍼가 2:0(1명 판정포기)으로 타이를 이기며 결승에 진출했다. 진행을 맡은 MC 제리는 "제이 원과 타이가 팝핀 씬에서 배틀을 잘하는 선수들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결과가 나와 놀랍고 대단하다"고 소개했다.

결국, 결승전에선 2:1로 부기 북이 스키퍼를 누르고 월드파이널 진출 티켓을 따냈다. 부기 북은 "많은 댄서가 나와 배틀을 했는데, 그 와중에 운 좋게 우승하고 즐겁게 춤춰서 좋았다"고 입을 열었다.
 

   
▲ 부기 북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로 15년째 춤을 추고 있는 부기 북은 어린 시절 취미생활을 찾다가 친구를 따라 비보이를 처음 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틀에 갇히지 않고 다른 장르의 것을 가져와도 팝핀으로 출 수 있는 것이 가장 매력이었다"며 "펑크 음악도 너무 신나서 그게 가장 즐거웠다"고 밝혔다.

부기 북은 "단순히 배틀 자체로 춤을 춘 것이 아니라, 음악에 따라 춤 성향이 바뀌는 것이 고비라 생각하며 집중해서 췄다"며 우승 비결을 전했다. 그는 "오늘 참가자 중에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많았는데 제이 원 형과 배틀도 많이 붙었고, 최근엔 져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그래도 즐겁게 춤췄는데 이겨서 좋았다"고 고비를 넘긴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춤을 출 당시엔 부모의 반대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님이 늘 반대하셨는데, 한 10년 넘어서야 아버지가 처음 공연을 보러와 주셨고 아들이 이렇게 하고 있구나 생각하며 이해해주셨다"고 이야기했다.

그에게 음악은 즐거움이었다. "살다 보면 음악과 떼려야 뗄 수 없다. 그 음악에 즐겁게 출 수 있었고, 그 음악을 맞게 표현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이렇게 우승해서 남들이 누리지 못한 것도 누려서 좋다"고 우승소감을 남겼다.
 

   
▲ 부기 북이 팝핀 사이드의 에임하이 한국대표가 됐다.

대회의 심사를 본 크레이지 쿄는 "오늘 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나와서 심사하기 힘들었다"며 "실력으로 따지면 다들 비슷한데, 우승한 친구의 에너지가 좀 더 좋았다. 자기 기량을 다들 잘 보여준 것 같다. 승패는 미세한 부분으로 차이가 난 것이고, 다른 대회에 비해 수준도 높았다"고 평했다.

부기 북은 이날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세미 정장룩으로 경기에 임했다. 크레이지 쿄도 "일반적으로 스트릿댄스는 춤추기 편한 복장을 한다. 그게 평범할 수 있어서, 의상을 갖춰 입는 경우도 있다. 배틀은 춤을 더 많이 춰야 해서 불편한 복장보다 연습할 때 복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부기 북에게 경기 날 정장을 입은 이유를 묻자 "면바지를 많이 입는데, 정장 바지가 크고 가벼워서 오히려 더 편하다. 팝핀이 옛날부터 차려입어서 춤을 췄던 것이라, 웬만하면 입고 나왔다. 이렇게 사진으로도 남기 때문에 예쁘게 입고 싶었다"고 이유를 말했다.
 

   
▲ 신지수가 벨리댄스 결승전에서 관객들에게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벨리댄스 부문에선 신지수가 1차예선의 실패를 딛고 우승을 차지했다. 스트릿댄스 부문 심사위원들과 박가을 벨리비아컴퍼니, 문혜진 헤바벨리댄스컴퍼니 대표가 심사를 본 결승전에선 신지수가 노유리를 상대로 3:2로 판정승을 거뒀다.

신지수는 "처음에 올 때 긴장이 많이 됐다. 이렇게 우승할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입을 열었다. 결승전 상대인 노유리는 동갑내기였다. 신지수는 "댄스대회에서 많이 봤고, 워낙 잘했다. 긴장도 많이 됐는데, 손을 드는 순간에 놀라서 눈물이 나올 뻔했고 꾹 참았다"고 이야기했다.

5년 전인 중학교 때부터 벨리댄스를 시작했다고 말한 신지수는 "당시 두발 규정이 있어서, 벨리댄스를 하면 머리를 기를 수 있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며 "어머니도 벨리댄스 선생님이셨는데, 솔직히 흥미가 있어서 한 건 아니었다. 계속하다 보니 흥미가 생겨났다"고 털어놨다. 신지수는 "옷도 화려하고 무대에 서면 관객분들한테 주목도 받을 수 있어서 재밌었다"며 흥미가 생겨난 이유를 답했다.
 

   
▲ 신지수가 우승 후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벨리댄스를 5년 동안 했지만, 신지수에게도 배틀은 생소했다. "지난해 에임하이 월드파이널의 배틀 영상을 많이 봤다"며 "동작도 따라 해보고 내 것으로 응용해보는 식으로 연습했다. 프리스타일의 연습을 처음 해봐서 아무 음악이나 틀고 무작정 연습했다"고 연습과정을 이야기했다.

많은 관객 앞에서 긴장을 푸는 방법을 묻자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백스테이지에서 연습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 등의 자기 최면을 계속 건다. 같이 겨룬 친구와도 대기실에서 계속 수다를 떨면서 연습했다. 그 덕분에 긴장감 풀고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신지수는 "사실 오늘 집이 이삿날이다. 그래서 부모님이 새벽부터 이삿짐 정리 중이셨다. 자리엔 오시지 못했지만, 계속 연락을 하고 마음 속으로 응원을 해주셔서 덕분에 이렇게 됐다고 생각한다. 부모님께 결과를 말씀드렸고,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혜진 헤바벨리댄스컴퍼니 대표는 "둘 다 워낙 실력이 있는 사람이어서 평가를 하기 어려웠다. 간발의 차이로 신지수 선수가 우승하게 됐다"며 "에임하이가 발전하는 모습이 뿌듯하고, 대회 진행이 새롭고 재밌었다.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을 기대한다"고 심사평을 남겼다.
 

   
▲ (왼쪽부터) JY 벨리 박지영 대표, 박가을 벨리비아컴퍼니 단장, 에임하이 2차예선 우승자 신지수, 문혜진 헤바벨리댄스컴퍼니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처음으로 벨리댄스 심사를 맡은 크레이지 쿄도 "벨리 배틀이 너무나 신선했고 재밌었다"며 "솔직히 더 보고 싶었는데, 많이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벨리에서도 이렇게 새로운 문화들이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내가 일반인이었다면, 돈을 내고 보러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부기 북과 신지수는 9월 결선 무대서 세계 선수들과 일대일 격돌을 할 예정이다. 부기 부는 "국가대표라는 자체가 부담스럽지만, 남은 5개월 기간 팝핀이라는 춤에 집중하고 더 발전해 한국 대표라는 이름에 먹칠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같이 겨뤄보고 싶은 외국 댄서는 없다. 배틀 상대로 모두가 영광"이라고 밝혔다. 신지수도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감사한데 9월 파이널을 위해서 지금 한 것보다 더 열심히 최선 다해서 임하겠다"고 전했다.

대회를 공동 주최한 TIP 크루의 황대균 단장은 "에임하이 대회가 작게나마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느낌이다. 사실 오늘 보신 분들이 에임하이 정보가 많이 없다고 했고, 처음 오신 분도 많으셨다. 홍보도 집중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와서 경험하신 분들이 재밌고 신선하다는 반응 보여주셔서 희망적이다. 댄서들이 집중할 수 있는 대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황대균 단장은 "스트릿 예선은 이변이 있었다"며 "우승후보라고 지목한 선수들이 다 떨어졌다. 대진 지명 후 '상대적으로 질 것'이라고 예측한 선수들이 엄청난 선전을 보여줬다. 젊은 선수들의 발전을 통해 미래의 국가대표를 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 신지수가 도구를 사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역시 대회를 공동으로 주최한 JY 벨리 박지영 대표도 "이젠 벨리댄스의 배틀 기술이 향상된 것 같다"며 "예전엔 서툴렀다면 이젠 다들 어떤 것인지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좋았다. 스트릿댄스처럼 더 자신감 있게 도전해서 다양한 배틀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대회 소감을 이야기했다.

한편, 스트릿댄스 부문 우승자 부기 북은 파이널 진출권을 비롯해 후원사인 트렌타 20만원 상품권, 잭슨 브라더 선글라스, 잔테 신발 & 액세서리, 뉴해빗 의류, 스컬캔디 헤드셋, 애드플러스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받았으며, 벨리댄스 예선 우승자 신지수 역시 파이널 진출권을 포함해 후원사인 JY샵 20만원 상품권, 트렌타 20만원 상품권, 스컬캔디 헤드셋, 잭슨 브라더 선글라스, 잔테 신발 & 액세서리, 애드플러스 블루투스 스피커 등이 부상으로 지급됐다.

오는 5월 28일 홍대 TIP 댄스 아카데미에서 열리는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3차예선부터 앞으로 펼쳐지는 예선의 참여 문의는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공식 페이스북 채널에 문의하면 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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