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박정기(한극창작희극워크숍대표)] 조난(遭難)은 생택쥐베리(Saint-Exupéry, 1900~1944)의 '야간비행’을 모티브로 한 음악극으로, 재즈밴드 '더데이(The Day)’와 협업한다. 야간 비행 중 실종된 생텍쥐베리의 미스터리하고도 신비로운 죽음에 연출의 상상력이 보태지면서 '현실을 회피한 꿈은 과연 아름다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무대는 정면에 네 개의 문짝을 붙여놓은 듯싶은 비닐 가리개를 세우고, 그 뒤에 연주석이 있어 전자건반악기와 타악기를 연주한다.

정면 왼쪽에는 술병을 진열한 장이 있고, 발이 네 개 달린 장식장과 의자가 배치되고, 오른쪽에는 원형의 탁자와 의자 그리고 축음기가 올려 진 탁자가 있다. 좌우에 등퇴장 로가 있고, 연극의 도입에는 객석 뒤로부터 주인공인 조난당한 비행사가 등장을 한다. 정장과 유니폼 그리고 비행사 복장을 하고 등장하고, 여성출연자는 백색과 흑색의 의상을 착용하고 등장한다.

 

연극은 도입에 비행기가 불시착하고 조종사가 객석 뒤쪽에서 무대로 내려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그가 도착한 곳은 랑데부라는 카페다. 거기에는 놀랍게도 행방불명자로 알고 있던 동료비행사 쌩떽쥐페리와 그의 부인, 그리고 연인이 함께 있고, 독일계 미국인 트럼본 연주자이자 글렌 밀러 관현악단의 창단자인 글렌 밀러(Alton Glenn Miller, 1904~1944)가 등장해 지휘를 한다. 항상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싶어 했던 생텍쥐페리는 1944년 7월 31일, 지중해 상공에서 P-38 라이트닝을 몰다 실종되었다.

생텍쥐페리는 우울증을 앓았고, 죽기 하루 전인 7월 30일 비행을 하기 전에 친구들과 같이 바닷가를 거닐다가 어느 여인에게 "나와 함께 수영하지 않을래요? 내일이 되면 난 여기에 없을지도 몰라요.”라며 쓴 웃음 짓는 바람에 친구들이 불길한 농담을 말라고 핀잔을 한 일화가 있다.

쌩떽쥐페리의 아내는 나이 27살에 남편을 2번이나 떠나보낸 과부였고, 지방귀족인 생텍쥐페리 집안은 그녀를 며느리로 인정하지 않아서 1931년에 두 사람이 결혼한 후 13년 동안 부모와 친척들이 그녀를 무시해왔기에 생택쥐페리는 다른 여자를 건드리고, 유부녀와도 불륜 관계를 맺었다. <조난>에서는 쌩떽쥐페리의 아내와 연인이 함께 등장을 하고, 글렌 밀러가 악단 지휘를 한다.

주인공 조종사가 기억하지 못하는 일을 쌩떽쥐페리는 기억을 하고, 그녀의 연인도 주인공 조종사를 기억하지만 주인공은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한다. 관객이 쌩떽쥐페리와 그의 명저 <야간비행> <어린 왕자>를 기억하지만, 연극에서는 주인공이 기억하지 못하는 반대로 연출이 된다. 결국 대한원에서 급파된 수리공에 의해 비행기가 제 기능을 하게 되고 카페 랑데부를 떠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이기움이 조종사. 고경민이 연인 벨다, 노홍석이 쌩떽쥐페리, 김진영이 글렌 밀러, 오승하가 부인과 카페여인으로 등장해 각자 작중인물 성격설정에서부터 호연과 열연으로 연기자로서의 발전적인 장래를 예측케 한다.

조연출 오승하, 드라마트루크 김유진, 무대감독 이경선 김진영, 무대디자인 왕석청, 음향감독 이원만, 음향 문지원, 조명 최동혁, 의상 김경하, 악기 밴드 더데이 (전상진 강현진 김상엽 강현욱), 액팅코치 주지희, 기획 조한나 이화섭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한양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과 2018년 1학기 워크숍, 지도교수(권 용 조한준 박선희), 지하연 작, 강현욱 연출의 <조난>을 기억에 오래 남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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