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석준, 고영빈, 김종구, 강필석, 홍우진, 조강현이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에 출연한다.

[문화뉴스] "나만의 앨빈, 각자의 앨빈과 토마스를 만들려고 한다."

100분의 공연 시간에 휴식 없이 오직 주인공 두 사람이 끌어가는 뮤지컬이 공연된다. 최근 막을 내린 '제15회 2인극 페스티벌'에 참가한 배우들 모두 "2인극은 도전과 동시에 힘든 과제"라고 말을 했다. 뮤지컬도 마찬가지다.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유년시절부터 성인까지, 인물의 과거와 현재를 연기할 수 있는 연기력과 다양한 추억으로부터 파생한 섬세한 감정들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음악성 역시 갖춰야 한다.

여기에 두 배우의 퇴장이 없이 이어지는 무대인 만큼, 무대를 채워나가는 에너지와 집중력 역시 필요하다. 중극장과 대극장 사이의 공연장임에도 큰 무대 변환 장치도 없으며, 기교가 넘치는 곡도 없다. 그래서 오로지 배우의 진솔한 연기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2인극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참맛은 바로 이 부분에서 나온다.

3년 만에 돌아온 이번 뮤지컬은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가 프로듀서이자 연출을 맡았다. 2010년 동숭아트센터 초연 당시 류정한, 이석준, 신성록, 이창용이 출연해 '스토리 열풍'을 만들었고, 2011년 아트원씨어터 재연엔 이석준, 이창용, 고영빈, 정동화, 조강현, 카이가 등장해 매니아층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이번엔 이석준, 고영빈, 강필석, 김종구, 홍우진, 조강현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 (왼쪽부터) 강필석, 고영빈, 조강현이 '토마스'를 연기한다.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토마스'가 그의 소중한 친구 '앨빈'과 함께 과거와 현재의 기억을 오가며 친구의 송덕문(죽은 사람을 기리는 글)을 완성하는 과정을 그린다.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순수했던 유년기와 세월의 흐름 속에 변해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20~30대는 물론, 중·장년층의 마음에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1일부터 2016년 2월 28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백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삼연을 앞두고 1일 오후 하이라이트 시연이 진행됐다. 이날 하이라이트엔 순수하고 엉뚱하면서도 친구에 대한 깊은 감정을 마음속에 감춰둔 인물 '앨빈' 역으로 초연부터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잡은 이석준, '사의 찬미', '여신님이 보고계셔' 등 다양한 작품에서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 김종구, '공동경비구역 JSA', '로기수', '유도소년' 등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 홍우진이 참석했다.

또한, 순수했지만 현실에 적응하며 어른이 되어버린 까칠한 인물인 '토마스'로 2011년 재연에 합류해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였던 고영빈과 조강현이 하이라이트 시연을 했다. 고영빈은 '라카지', '마마 돈 크라이' 등에서 폭넓은 스펙트럼과 가창력을 지녔고, 조강현은 '지킬앤하이드', '셜록홈즈' 등에서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토마스'로 합류한 강필석은 '아가사', '해를 품은 달' 등에서 특유의 설득력 있는 연기로 관객들을 매로시켰다.

   
▲ (왼쪽부터) 김종구, 이석준, 홍우진이 '앨빈'을 맡았다.

시연 후 6명의 출연 배우들은 삼연의 '첫공'을 앞둔 소감을 발표했다. 먼저 이석준은 "초연부터 지금까지 3번째 공연을 하는데, 잘해야 하겠다는 마음이 있다.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고 싶은데, 연습을 하다 보니 후배들이 나보다 더 잘하는 것 같아 부담된다"며 "그래도 믿음직한 후배들이다. 이번 작품을 위해 연출과 음악에서 디테일을 많이 살리려고 노력했다. 마지막 그날까지 나만의 '앨빈', 각자의 '앨빈'과 '토마스'를 만들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고영빈은 "석준 선배의 말처럼 부담감이 많았다. 재연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했는데, 사랑을 많이 받게 됐다. 그 사랑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를 아니까 이번 삼연을 준비할 땐 부담이 컸다. 그만큼 스태프와 배우가 가슴앓이를 많이 했고, 진심으로 이 작품을 만들었다. 오늘이 첫날인데, 모든 배우가 끝날 때까지 놓치는 부분 없이 파이팅하자고 결의를 다졌다"고 전했다.

조강현은 "나도 이번 시즌이 두 번째"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두 번째니까 역시 전보단 뭔가 발전된 생각과 디테일을 찾으려 노력했다. 연출, 음악감독, 배우 모두 일심동체가 됐다. 겨울날에 많이들 보러와 주시고 끝까지 사랑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처음 이번 작품에 합류한 강필석은 "아무것도 모르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인 것을 알고 있다. 굉장한 부담감으로 연습 중이다. 그런데 그 부담이 즐거운 부담이다. 끝까지 많이 응원해주시면, 더 업그레이드된 '스토리오브라이프'가 나올 것 같다"고 공연의 기대감을 높였다.

'앨빈' 역의 홍우진은 "객석과 무대 분리가 아니라 배우와 관객이 함께 한 곳에서 모두 즐거운 공연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오늘부터 이석준, 고영빈 형님들이 첫공을 하는 데 우리가 노력해서 이어받으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 홍우진(왼쪽)과 강필석(오른쪽)이 'Angels In The Snow' 넘버를 부르고 있다.

끝으로 '앨빈'을 맡은 김종구는 "오늘이 '첫공'이라 설레고, 잘했으면 좋겠다"며 "추운 겨운 날에 공연을 올리는데, 따뜻한 작품이니 시린 마음이나 무언가에 얼어버린 마음을 갖고 계신 분이 있다면, 공연을 보고 그 마음 다 녹여서 집으로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한편,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연출을 맡은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강렬하고 파격적이고 판타지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는 현재 뮤지컬 시장에서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고, 마음을 기댈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을 다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3년이라는 공백이 있었던 만큼 기존 공연의 좋은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을 점검하고, 전체적으로 더욱 세밀하고 깊이 있는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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